들통난 이동관의 거짓말
들통난 이동관의 거짓말
선도위원회 열린 적 없이 아들 본인의 자진 전학으로 마무리
  • 조하준 기자
  • 승인 2023.06.10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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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에 이동관 특보가 해명했던 내용과 달리 실제 당시 하나고등학교에선 선도위원회가 개최되지 않았고 이동관 아들이 자진 전학을 가는 것으로 마무리되었다고 한다.(출처 : MBC 뉴스 영상 갈무리/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9일 저녁 한겨레 고병찬 기자가 아주 중요한 단독 기사 〈[단독] ‘아들 학폭’ 이동관 거짓해명…‘하나고 선도위’ 열린 적도 없다〉를 보도했다. 차기 방송통신위원장으로 거론되고 있는 이동관 대통령실 대외협력특보가 기자회견을 통해 자신의 아들 학교폭력 문제를 보도한 MBC 스트레이트 내용은 ‘가짜 뉴스’라 했다. 그러나 이 해명이 거짓말이란 것이다.

‘학생 선도위원회’가 아들의 전학을 결정했다는 이동관의 해명과 달리 선도위가 열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어떤 공식 징계 절차도 거치지 않은 채 아들이 스스로 학교를 옮기는 것으로 당시 사태가 정리된 것으로 보이기에 거짓말을 한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불거질 수밖에 없게 되었다.

9일에 한겨레가 더불어민주당 장경태 의원(서울 동대문구 을)실을 통해 받은 하나고 답변 자료에 따르면 하나고등학교는 2012년 이 특보의 아들 이 씨(28)의 문제를 다루기 위한 선도위원회를 개최하지 않았다고 답변했다고 한다. 하나고등학교는 답변자료에서 “2012년 이 특보 아들에 대한 학생선도위원회가 개최된 사실이 없으며, 이에 따라 관련 자료 또한 없다”고 밝혔다.

8일에 이동관 특보는 입장문을 발표하며
8일에 이동관 특보는 입장문을 발표하며 하나고등학교 학교 선도위원회 결정으로 학기 중 전학 조치를 당했으며 가장 무거운 '퇴학' 다음으로 중징계라고 해명한 바 있었다.(출처 : MBC 뉴스 영상 갈무리/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선도위원회(현재 이름은 ‘학생생활교육위원회’)는 학교폭력을 제외한 학생의 비위 행위를 검토하고 처분을 내리는 기구다. ‘학교 폭력이 아니므로 학교폭력위원회는 개최할 필요가 없었고, 대신 선도위가 열려 강제 전학을 결정했다. 억울했지만 수용했다’는 이 특보의 해명과 배치되는 내용이라 할 수 있다.

이 특보는 “자사고 재학생이 일반고로 전학 가게 될 경우 학교의 커리큘럼이 완전히 달라 대학입시에 상당한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과 이에 대한 우려가 큰데도 이를 수용했다”고 밝힌 바 있다. 앞서 하나고등학교는 2011년부터 2012년 3월까지 이동관 특보의 아들로부터 괴롭힘을 당한 피해 학생 중 2명에게서 학교폭력 피해 신고를 받았으나 학폭위를 개최하지 않고 담임이 종결 처리했다.

이 특보 아들의 입시에 영향을 주지 않기 위해 하나고가 학폭위를 일부러 열지 않았다는 의혹이 일었다. 학교폭력위원회는커녕 선도위조차 열리지 않은 것과 관련해 익명을 요구한 한 학교폭력 전문 변호사가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생활기록부 기재를 피하려고 피해자에게 ‘합의해주면 전학가겠다. 대신 공식 절차를 밟지 말아달라’고 한 뒤 대입에 지장 없도록 기록이 남지 않는 자진 전학 형태로 학교를 옮긴 것 같다. 그런 방식은 당시 공식 기록을 피하기 위한 전형적인 수법 중 하나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정작 하나고등학교가 더불어민주당 장경태 의원실에 보낸 답변에 따르면
그러나 정작 하나고등학교가 더불어민주당 장경태 의원실에 보낸 답변에 따르면 그 당시에 학생선도위원회가 개최된 사실이 없으며 관련 자료 또한 없다고 한다.(출처 : MBC 뉴스 영상 갈무리/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장경태 의원은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학교 절차에 따라 자녀의 전학이 진행됐다는 해명이 거짓으로 판명 나면서 학교폭력 규정을 무시하고 신속히 전학 처리해 사태를 봉합하려 했다는 강한 의심이 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해명 자체를 믿을 수 없게 된 만큼 공식 절차를 통해 철저하게 진상이 규명돼야 한다”고 했다.

한편 이동관 측에선 한겨레에 2015년 8월 서울시의회 회의록을 보내며 “교장의 발언을 참고해달라”고 했다고 한다. 당시 하나고등학교 교장은 “본인은 장난으로 했겠지만 상대방 학생들은 피해를 받았기 때문에 문제가 됐고, 그래서 선도위에서 권고전학을 하기로 했다”고 발언했다. 그러나 서울시교육청은 이날 한겨레에 “하나고에서 답변한 그대로다. 선도위 개최 사실이 없다고 한다”고 답했다.

이동관의 거짓 해명에 대해 비판하는 더불어민주당 장경태 의원.(출처 : MBC 뉴스 영상 갈무리/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이동관의 거짓 해명에 대해 비판하는 더불어민주당 장경태 의원.(출처 : MBC 뉴스 영상 갈무리/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또 오마이뉴스 윤근혁 기자의 보도 기사 〈'아들 학폭' 때문에 이사장에 전화한 아빠 이동관... "일반인은 상상불가"〉를 보면 아무리 봐도 이동관이 자신의 지위를 악용하여 아들의 학교폭력 문제를 덮으려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심을 피할 수가 없다. 상황을 정확하게 알기 위해 담임 교사를 건너뛰고 바로 학교 재단 이사장에게 통화했다는 걸 누가 납득할 수 있을까?

오마이뉴스 보도에 따르면 이동관 특보가 학교폭력 가해 아들과 관련해 하나고 당시 김승유 이사장과 전화통화한 사실은 시인하면서도 "상황을 정확하게 알기 위한 차원"이라는 내용의 입장문을 냈다고 한다. 이에 대해 하나고와 비슷한 서울 지역 사립고교의 학부모회장은 "학폭 상황을 파악하려면 담임이나 학폭 담당교사에게 전화해야지 왜 이사장에게 전화했느냐. 통화 내용을 살펴보니 상상도 못 할 청탁 전화"라고 정면 비판했다.

이동관 특보가 하나고등학교 김승유 이사장과 통화를 한 것에 대해서 외압 논란이 있었는데 이 역시 사실 확인을 위한 것이라 해명했다. 그러나 정작 김승유 이사장은
이동관 특보가 하나고등학교 김승유 이사장과 통화를 한 것에 대해서 외압 논란이 있었는데 이 역시 사실 확인을 위한 것이라 해명했다. 그러나 정작 김승유 이사장은 분명히 학교폭력 문제에 대해서 청탁을 받았다고 했다.(출처 : MBC 뉴스 영상 갈무리/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이동관이 지난 8일에 낸 입장문에 따르면 '2012년 김승유 이사장과 한 압력성 통화' 의혹에 대해 "김 이사장과 통화한 사실은 있으나 상황을 보다 정확하게 알기 위해 문의하기 위한 차원이었다"면서 "무엇을 '잘 봐 달라'는 것이 아니라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하려는 것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이 특보는 "당시 본인(이 특보)은 공직을 떠난 민간인 신분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위치가 전혀 아니었다"면서 "상징적 지위에 있는 이사장의 영향력을 기대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주장했다. 즉, 자신은 이미 민간인 신분이어서 외압을 행사할 수도 없는 위치였고 단지 상황 파악을 위해서 재단 이사장과 통화를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하나고등학교와 비슷한 서울 지역 사립고교의 학부모회장을 맡고 있는 이윤경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회장은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학부모회장인 나도 이사장 연락처도 모르고 전화도 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특보가 자기 아들 학폭에 대해 이사장에게 전화를 걸었다는 것 자체가 일반 학부모로서는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윤경 회장은 "언론에 보도된 통화 내용만 봐도 이것은 학폭 관련 부정 청탁에 해당되는 것"이라고 짚었다고 한다.

지난 2019년 11월 1일에 MBC 탐사보도 프로그램 〈스트레이트〉에서 방송한 '하나고 이사장의 수첩, 눈 감은 검찰 수사' 내용을 보면, 김 전 이사장은 당시 취재진에 “'(가해자 아버지가) 학기 말까지만 있다가 (자녀 전학을) 좀 해줬으면 좋겠다 그러기에 내가 알아볼게, 그리고 교장한테 뭐 그런 일이 있었느냐...'”라고 증언했다. 당시 방송에선 익명처리 되어 있었지만 이미 그 당시에도 알 사람들은 다 알았다. 그 가해자 아버지가 이동관이란 사실을 말이다. 그런데도 이 특보는 입장문에서 자신의 부탁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은 채 '상황 파악을 위한 전화였다'고 주장한 것이다.

또한 이동관 특보의 약력을 보면 2007년 12월부터 2008년 2월까지 제17대 대통령 인수위원회 대변인을, 2008년 2월부터 2009년 8월까지 청와대 대변인실 대변인을, 2009년 9월부터 2010년 7월까지 청와대 대통령실 홍보수석비서관을, 2011년 1월부터 같은 해 12월까지 대통령 언론특별보좌관을, 2012년 2월부터 2013년 2월까지 외교통상부 언론문화협력 특임대사를 지냈다.

고로 ‘민간인이어서 외압을 행사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았다’는 그의 설명은 어불성설이다. 아들의 학교폭력 문제가 불거진 시점은 2012년 3~4월인데 엄연히 그 때도 공직에 있었으며 당시 그는 19대 총선 때 새누리당 후보로 서울 종로구에 공천 신청까지 한 상태였다. 물론 당 내 경선에서 친박계 핵심 인물인 故 홍사덕 전 의원에게 밀려 탈락하긴 했지만 말이다.

또 오마이뉴스 보도에 따르면 하나고등학교 재단 이사장 김승유 씨는 2012년 3월까지 하나금융지주 회장을 지낸 인물인데 이명박 씨와 고려대 경영학과 동기로 이 씨가 재산을 환원하겠다며 세운 청계재단의 이사를 맡는 등 핵심 측근이었다고 한다.

또 이동관은 8일 발표한 입장문에서 "상징적 지위에 있는 이사장의 영향력을 기대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도 주장했다. 즉, 명예와 지위만 있을 뿐 학교 학사행정까지 개입할 수 없는 이사장에게 아들 학교폭력 문제를 논의한다는 건 있을 수 없다는 뜻이다.

그러나 오마이뉴스 보도에 따르면 당시 김 전 이사장은 상징적 존재에 머무른 게 아니라 '학사행정에 개입한 사실' 등이 드러나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고발된 인물이었다고 한다. 2015년 서울시교육청이 진행·발표한 감사 결과를 보면 김 전 이사장은 당시 학교장의 허가를 받지 않은 채 소속 교사가 교육 강좌에 참여토록 지시했다고 한다.

또한 학교 간부회의에 참석해 교직원 입장에 대해 신문광고를 제안했는데, 결국 학교 구성원 전체의 동의를 구하지 못 했는데도 '교직원 일동'으로 긴급 광고를 강행해 명의도용 논란이 벌어지기도 했다고 한다. 서울시교육청은 당시 감사 결과발표에서 "(김 전 이사장이) 특별한 이유 없이 교직원회의에 참석하여 발언하는 것은 학사행정 개입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렇게 이동관의 말은 입만 열면 거짓말에 앞뒤가 맞지 않는 해명임을 알 수 있다. 과거 이동관은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모녀를 비판하면서 “자식은 부모의  거울"이라는 말을 남겼다. 이동관 특보의 아들은 누구의 거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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