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렇게 쓰레기를 줄였다-㉚] 사람에게 힐링, 지구에게 쿨링
[나는 이렇게 쓰레기를 줄였다-㉚] 사람에게 힐링, 지구에게 쿨링
권우미 청주아이쿱소비자생활협동조합 활동가 대표
  • 김종혁 기자
  • 승인 2023.06.27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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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아이쿱생협 황동 모습. 사진=청주새활용시민센터/굿모닝충청 김종혁 기자

[굿모닝충청 권우미 청주아이쿱 활동가 대표] 아이쿱소비자생활협동조합은 관행농업으로 생명과 환경생태계 파괴가 심각해져 소수 중산층만이 유기농을 접할 때 서민들도 유기농을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윤리적 소비 운동을 실천하고자 조직한 협동조합입니다. 윤리적 소비가 지향 가치이기 때문에 제3세계를 포함한 우리 생산자, 유기 생산의 토대가 되는 지구환경, 이를 취하는 소비자 모두가 나의 이익을 위해 상대를 짓밟지 않고 상생하는 생산과 연대하는 소비 방식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좀 더 친근하고 실천력을 높이기 위해 ‘사람에게 힐링, 지구에게 쿨링’이라는 슬로건으로 조합원 활동과 환경생태계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혹자는 미래의 고고학자들이 수백 년 뒤 우리가 사용한 플라스틱을 발견한다면 우리 시대를 플라스틱기(紀)라고 칭할 정도로 가히 이 시대는 엄청난 양의 플라스틱이 넘쳐나고 있습니다. 아이쿱에서 특히 직접 운영하는 공방은 조합원의 적극적인 No플라스틱 제안을 수렴하며 생산에 반영합니다.

대표적인 것으로 제품의 보존과 이용자의 편리함을 위해 당연히 조미김 포장에는 있어야 한다는 플라스틱 트레이를 과감히 제거하여 김 매출 1위인 대기업도 동참하게 했습니다. 또한 페트병 재활용률을 높이기보다 생산과 소비 자체를 줄이기 위해 멸균팩 생수를(1차적으론 개인컵 생수 우선!) 생산하고 지역사회에 자원순환 캠페인을 제안합니다. 또 하나! 바다로 유입되는 다량의 미세플라스틱이 의류 세탁수인 만큼 미세플라스틱 저감장치인 세이브디오션을 자체 개발해 조합원 각 가정의 세탁기에 장착한 후 필터로 세탁수를 한 번 더 걸러 하천, 바다로 보내는 미세플라스틱 저감 느린 세탁 운동을 합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세탁기 생산업체에 세탁기 설계에서부터 미세플라스틱 저감장치를 만들어 줄 것을 지속적으로 요구하였고 기후위기를 외면할 수 없는 기업들이 드디어 저감장치를 장착한 세탁기를 제작했다고 합니다. 미세플라스틱과 쓰레기 줄이기 위한 노력은 육류 포장지를 국내 최초로 종이 트레이로 바꾸고 미세플라스틱이 다량 검출된 고흡수성수지 흡착패드를 생분해 천연소재로 교체했습니다. 아이쿱 안에서 이러한 것이 가능했던 것은 내 주변을 넘어 전 지구적 환경을 진심으로 염려하고 기꺼이 불편함을 실천하는 소비자 조합원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오늘도 조합 행사 참여로 외출을 준비하는 아이쿱 조합원들의 가방 챙기기가 바쁩니다. 이제 개인 컵, 장바구니, 손수건 챙기기는 기본이고, 남은 음식 담아오는 용기, 1회용 부직포 턱받이 대신 나만의 혹은 내가 만든 턱받이, 안 쓰는 종이가방(미쳐 장바구니 챙기지 못한 조합원을 위한 것) 등 이른바 도전 ‘나의 가방을 보여줄게’가 아이쿱의 일상입니다. 아직 수원의 미래아이쿱처럼 조합사무실에 쓰레기 봉지까지 없애지는 못했지만, 개인적으로 조금씩 시도해 보고 있습니다.

자녀들과 함께 지낼 때나 두 식구만 있는 현재나 어찌 된 연유인지 쓰레기양의 차이가 없어 뭔가 문제다 싶었습니다. 변화가 있으려면 나(나의 쓰레기)에 대한 주제 파악이 우선이다 싶어 코로나로 외출이 부담스러운 지난해 어느 하루, 날 잡아 쓰레기를 뒤집어봤습니다.

일반세탁수와 세이브오션 사용후 비교. 사진=청주새활용시민센터/굿모닝충청 김종혁 기자

예상대로 재활용 분리도 건성, 불필요한 물품 구입도 많았습니다. 당장 20리터 종량제에서 5리터 봉투로 바꾸고 한 달간 사용해보리라 작정했지만, 생각보다는 어렵게 완료했고 그래도 마음먹으면 가능함을 알았습니다. 이젠 여름이 다가와 쓰레기봉투를 자주 비우고 싶은 마음이 한편에 있습니다만 이제는 채우기가 쉽지 않은 정도가 되었습니다. 집안을 말끔히 정리하고 나면 마지막이 쓰레기봉투 버리는 일입니다.

다음 날 나가보면 신기하게 사라지고 없습니다. 내 시야에서만 안 보일 뿐 쓰레기 매립장이나 집하장에 쌓여 환경파괴를 위해 대기 중이니 결국 쓰레기 줄이기가 답입니다. 나에게서 비롯된 것은 반드시 나에게 되돌아온다는(出乎爾者 反乎爾者也) 깨달음이 너무 먼 우리. 내가 버린 쓰레기가 나의 거실로, 다시 나의 몸속으로 돌아오고 있는데도 우리는 여전히 무감각하게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반성의 시간이 필요한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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