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을 열며] 낯부끄러운 대전시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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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선 의원 "이장우 시장 신이 내린 지도력"…견제·감시 본연의 기능 회복해야
  • 김갑수 기자
  • 승인 2023.07.23 20: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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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의원들의 조례제정권 등 시민에게 부여받은 기본적인 권한마저 침해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대전시의회가 낯부끄러운 ‘이비어천가’를 부르는 모습을 145만 시민이 원하지는 않을 것이다. (자료사진: 대전시의회 제공/ 굿모닝충청=김갑수 기자)
민주당 의원들의 조례제정권 등 시민에게 부여받은 기본적인 권한마저 침해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대전시의회가 낯부끄러운 ‘이비어천가’를 부르는 모습을 145만 시민이 원하지는 않을 것이다. (자료사진: 대전시의회 제공/ 굿모닝충청=김갑수 기자)

[굿모닝충청 김갑수 기자] 민선7기 충남도정과 함께 출범한 제11대 충남도의회 유병국 의장(전반기)에게는 아킬레스건이 하나 있었다. 그것은 바로 양승조 지사의 국회의원 시절 보좌관 출신이라는 것이었다.

도의회 내부는 물론 출입기자들 사이에서도 “가뜩이나 더불어민주당이 다수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의장까지 양 지사의 측근이 맡는다면 거수기 역할에 불과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컸다.

그러나 이것은 기우(杞憂)였다. 유 의장은 사상 최초로 주요 공공기관장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도입하는 등 도 지휘부와 일정부분 긴장 관계를 형성하기 시작했다. 게다가 예산정책담당관 신설을 비롯해 도의회 위상 강화에 주력하기도 했다.

비록 양 지사와 유 의장 간 관계가 다소 소원해진 측면은 있었지만 당시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그때가 가장 바람직한 관계였다”고 평가하곤 한다. 흔히들 말하는 ‘생산적 긴장관계’ 형성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것이다.

양승조 충남지사 보좌관 출신 유병국 충남도의회 의장 ‘생산적 긴장관계’ 앞장

눈을 돌려 대전시의회 사정은 어떨까? 비록 출입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그 실체를 정확히 알지는 못하지만 전체 22석 중 국민의힘 18석, 민주당이 4석에 불과하다는 사실만 봐도 일정부분 짐작은 할 수 있을 듯하다.

최근에는 민주당 대전시당(위원장 황운하)이 국민의힘 소속 일부 의원을 겨냥한 현수막을 내건 것이 빌미가 돼 민주당 의원들의 조례제정권을 사실상 침해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까지 벌어지고 있다.

시시비비를 떠나 개별 의원들에게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한 시민들의 입장을 생각한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인 셈이다.

이런 가운데 21일 시의회 본회의장에서 진행된 시정질문에서는 귀를 의심하게 만드는 장면이 연출됐다.

박종선 의원(국민‧유성1)이 이장우 시장을 상대로 이런 발언을 한 것이다.

“어제(20일) 유성에 아침 일찍 지나가다가 전임 (허태정) 시장을 우연히 만나게 돼 대화를 좀 나눴는데 어깨가 축 늘어지고 쓸쓸한 것 같아서 제가 좀 안쓰러운 생각이 들더라.

이장우 시장께서는 큰 정치력, 신이 내려준 정치력과 지도력을 바탕으로 성군 시장이 되어서-제가 진심으로 바라는 것이다-혹시 재선, 삼선 되시고 국가를 위해 큰일을 하셨으면 좋겠다. 언제든지 시민을 만났을 때 ‘이장우 시장 때문에 대전이 살게 됐다. 초일류 경제도시가 됐다’ 이런 말씀을 듣기를 원한다.

사소한 질의를 하는 것은 이 시장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 같아서 (나머지는) 국장에게 하겠다.”

대전시의회 박종선 의원, 이장우 시장에 “신이 내린 지도력” 무리수

일반적으로 지방의회에서 진행되는 시‧도정질문이나 국회 대정부질문에서는 같은 당 소속 인사들을 위한 소위 ‘실드(Shield) 치기’ 행태를 종종 보곤 한다. 그러나 박 의원의 이날 발언은 그 선을 한 참 벗어난 것이라 할 수 있다.

가뜩이나 현 시의회가 이 시장을 비롯한 집행부에 대해 비판과 견제라는 본연의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발언이라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게다가 시‧도지사를 상대로 시‧도정질문을 하는 것은 광역의원 본연의 권한이자 기능인데, 이것을 마치 예의가 아닌 양 치부한 것 역시 도저히 받아들이기 힘든 대목이다.

이런 언행은 대전시정은 물론 이 시장에게도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시의회의 현 상황이 어떤지 우려스럽게 만드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흔히들 지방정부 집행부와 의회 간 관계를 수레의 양쪽 바퀴에 비유하곤 한다. 어느 한쪽이 크거나 작으면 제자리를 맴돌 수밖에 없다.

민주당 의원들의 조례제정권 등 시민에게 부여받은 기본적인 권한마저 침해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시의회가 낯부끄러운 ‘이비어천가’를 부르는 모습을 145만 시민이 원하지는 않을 것이다.

부디 집행부에 대한 견제와 감시라는 시의회 본연의 역할을 하루속히 회복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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