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반하장으로 일관하는 법무부
적반하장으로 일관하는 법무부
법원 판결 무시하고 비판한 언론인 재갈 물리기 시도
  • 조하준 기자
  • 승인 2023.07.28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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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검과 서울중앙지검이 공개한 업무추진비 영수증 575건 중 식별과 판독이 불가능한 영수증은 350건으로 전체 영수증의 61%였다.(사진 출처 : 뉴스타파)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26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가장 큰 이슈가 되었던 것은 최근 뉴스타파가 3개 시민단체와 함께 진행 중인 검찰의 특수활동비 및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 문제다. 현재까지 나온 보도에 따르면 검찰이 특수활동비와 업무추진비를 사적으로 유용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또한 법원에서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검찰은 전체 영수증의 61%를 결제 장소 및 일시를 가리는 등 식별 불가 상태로 전달했다. 이는 사실상 법원의 판결을 무시하는 태도라 볼 수밖에 없다. 당연히 이에 대해 민주당 박용진 의원(서울 강북구 을) 등이 “검찰은 용가리 통뼈 집단인가?”하고 지적했지만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특유의 경박한 태도로 일관했다.

이에 뉴스타파와 함께 이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하승수 세금도둑잡아라 대표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현안질의에 답하면서, 검찰 특수활동비와 관련된 일부 범죄 혐의를 인정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승수 대표에 따르면 한 장관은 ‘2017년 9월까지는, 검찰이 두 달에 한 번씩 특수활동비 자료를 폐기해 왔다’고 말하며 마치 마치 어떤 기준이나 지침에 의해 두 달에 한 번씩 자료를 폐기해 온 것처럼 얘기했다. 하지만 설사 그런 기준이나 지침이 검찰 내부에 있었다고 해도 그것 자체가 불법이라고 한다.

하승수 대표의 말에 따르면 「공공기록물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령 별표 1에 따르면, 예산ㆍ회계 관련 기록물은 원칙적으로 보존 연한이 5년이다. 그러므로 보존 연한이 2개월짜리인 자료는 법령상 있을 수 없는 것이다. 그리고 설사 보존 연한이 지났더라도 기록물을 폐기하려면, 기록물관리 전문요원의 심사와 기록물평가심의회의 심의를 받아야 한다고 한다.

심사와 심의를 거치지 않고 폐기하면 범죄다. 법률에 명확하게 규정되어 있는 내용이다. 따라서 두 달에 한 번씩 특수활동비 자료를 불법적으로 폐기했다면, 그와 관련된 사람들은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야 한다. 그러니 어제 한동훈 장관은 검찰 내부에서 조직적인 범죄행위가 지속적으로 이뤄져 왔다는 것을 자인한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또한 한동훈 장관은 ‘2017년 9월 이후에는 (특활비) 제도 개선이 됐다’는 식으로 말했지만 하승수 대표는 이것이 말장난이라고 지적했다. 그 이전까지는 ‘조직적인 범죄를 저지르다가, 그 이후에는 안 저지르고 있다’라는 것이 정확한 진술이라고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승수 대표는 뉴스타파에 기고한 칼럼에서 한 장관을 향해 이렇게 일갈했다.

“「공공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은 기록물의 무단 폐기를 막기 위해 2000년부터 시행되고 있다. 그리고 기록물 무단 폐기는 명백한 범죄행위다. 그렇다면 법무부 장관은 당장 공소시효가 남아 있는 범죄행위에 대해 수사를 지시해도 모자랄 판이다. 그런데 ‘뭐가 문제냐’는 식의 태도를 보이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검찰은 조직범죄를 저지르고도 당당해도 되는 집단인가?”

또한 한동훈 법무부장관은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서울 은평구 갑)이 법원 판결에 따라 공개된 업무추진비 영수증 일부가 백지상태라는 지적에 또 특유의 경박한 태도로 "영수증 원본을 보관하다 보면 잉크가 휘발되지 않느냐"라고 답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검사 시절에 사용한 업무추진비 신용카드 사용 영수증. 보시다시피 결제 장소 상호가 가려져 있다. 그러나 전화번호를 통해 추적하면 서울 강남구 수서동에 위치한 고급 한정식집인 필경재라는 걸 알 수 있다.(사진 출처 : 뉴스타파)

이에 뉴스공장 진행자 김어준 씨가 자신의 유튜브 방송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서 이에 대해 "진짜 헛소리"라며 "모든 영수증의 특정 부위가 날아가는 것은 말이 안 된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식당 이름만 안 보이고 일자는 보이는데 결제 시간만 안 보인다는 것은 일부러 종이로 가리고 복사를 한 것이고 국회에 일국의 장관이 나와서 거짓말을 한 것"이라고 했다.

하승수 대표 또한 한 장관의 해명에 대해 ‘황당한 답변’이라고 하며 지난 6월 23일 분명히 자료를 공개 받은 후에 카드 전표가 흐릿한 부분에 대해 서울중앙지검에 원본 대조를 시켜달라고 요구했다고 밝혔다. 원본도 진짜 안 보이는 것인지 대조를 시켜달라고 한 것이다. 그러나 서울중앙지검에서 거부했다고 한다. 진짜 잉크가 휘발되어 안 보이는 것이라면 원본 대조 요구를 거부한 이유는 무엇인가?

또한 검찰이 업무추진비 카드 전표를 공개하면서 음식점 상호와 사용 시간대를 고의로 가린 사실은 검찰도 인정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 대표는 이것은 법원 확정판결을 위반한 것이라 지적했다. 당시 법원은 “간담회 등 행사참석자의 소속과 명단, 카드번호, 승인번호, 계좌번호 등의 개인식별정보 부분”은 비공개할 수 있지만, 그 외의 정보에 대해 정보공개를 거부한 처분은 위법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무부는 28일 언론에 "국민을 속이려는 의도의 김씨 거짓 주장에 대해 법무부는 필요한 법적 조치 등을 취할 것"이라고 공지했다. 또 법무부는 "한 장관이 설명한 것은 판결 취지에 따라 상호와 결제 시간이 가림 처리된 부분에 대한 것이 전혀 아니었다"며 "일부 영수증 식별이 어려운 이유를 묻는 말에 원본 자체가 오래되어 잉크가 휘발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 "이번 증빙자료 공개는 현 정부가 아니라 지난 정부 시기 자료에 대해 법원 판결에 따라 이뤄진 것"이라며 "업무추진비 증빙자료 중 판결 취지에 따라 영수증의 결제 일자, 사업자등록번호, 주소지, 전화번호 등을 모두 공개했고 상호와 결제 시각만 가림 처리했다"고 설명했다.

법무부는 "상호와 결제 시각이 안 보이는 것은 법원 판결에 따라 가림 처리돼 당연한데도 김씨가 의도적으로 마치 한 장관이 상호와 결제 시각에 대해 '오래돼 휘발됐다'고 답변한 것처럼 왜곡해 거짓 주장을 한 것"이라고 밝혔다. 즉, 김어준 씨가 가짜 뉴스를 유포한 것이라고 주장한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법무부가 법원의 판결을 아전인수(我田引水)로 해석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하승수 대표가 지적했듯이 법원은 “간담회 등 행사참석자의 소속과 명단, 카드번호, 승인번호, 계좌번호 등의 개인식별정보 부분”은 비공개할 수 있지만, 그 외의 정보에 대해 정보공개를 거부한 처분은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법무부는 “상호와 결제 시각이 안 보이는 것은 법원 판결에 따라 가림 처리돼 당연한 것”이라고 하며 법원의 판결 내용을 왜곡했다. 다시 말하지만 법원은 상호와 결제 시각을 가려도 된다고 말한 적이 없다. 

박주민 의원 또한 28일 CBS 라디오 프로그램 〈박재홍의 한판 승부〉에 출연해 법무부의 이 같은 태도에 대해 바람직한지 의문이란 식으로 말하며 “특히 언론인들이 여러 각도, 여러 방향으로 의혹 제기를 할 수가 있잖아요. 그런데 이상하게 이 정부 장관들이나 이런 분들은 그런 게 들어오면 막 화를 내고 엄청난 규모의 국책사업을 백지화시켜버린다든지 이런 식으로 하는데 이런 건 제가 보기에는 국민의 언론의 자유라든지 표현의 자유라든지 이런 것에 비춰봤을 때 바람직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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