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우의 환경이야기Ⅱ] 미호강 제방 붕괴 원인 공동조사 결과
[염우의 환경이야기Ⅱ] 미호강 제방 붕괴 원인 공동조사 결과
염 우 (사)풀꿈환경재단 상임이사, 청주새활용시민센터 관장
  • 김종혁 기자
  • 승인 2023.07.29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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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오전 8시 40분경 미호천교 부근 임시제방이 붕괴된후 복구한 모습. 미호강유역협의회 공동조사단이 현장 점검한 결과 새로 건설된 임시제방이 다리 밑으로 낮게 설치된 모습을 볼 수 있다. 사진=공동조사단/굿모닝충청

[굿모닝충청 염 우 풀꿈환경재단 상임이사] 지난 7월 13일 이후 청주지역에 500㎜가 넘는 집중호우가 내렸다. 7월 15일 오전 8시 40분경 미호천교 부근 임시제방이 붕괴되어 미호강이 범람하였고, 범람한 물은 인근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를 침수시켰다. 지하차도 안에 17대의 차량이 수몰되었으며 14명이 사망하고 10명이 부상을 당하는 참사가 발생하였다.

재난관리시스템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오송 지하차도 참사를 초래한 원인은 사회적 원인과 물리적 원인이 복합되어 있다. 사회적 원인인 교통통제 실패에 대해서는 감찰과 수사가 시작되었으므로 원인과 책임이 밝혀질 것이다. 미호강유역협의회는 관심을 집중하고 있는 것은 물리적 원인인 제방 붕괴의 이유이다. 2017년에 이어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홍수와 재난에 대한 대책 마련의 필요성에 절감했기 때문이다. 지난 7월 19일 <미호강 제방붕괴 원인 규명을 위한 공동조사단>을 제안하였다.

미호강유역협의회 대표단과 관련 분야 전문가 및 활동가들로 구성된 공동조사단은 7월 20일부터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하였다. 자료취합, 문헌조사, 지역주민과 관계기관 청문 등 조사활동을 전개하였다. 7월 24일에는 현장조사를 진행하였다. 그리고 7월 27일 충북도청 브리핑룸에서 1차 조사결과를 발표하였다. 공동조사단은 이후에도 미호강의 재난방지대책 마련될 때까지 지속적으로 활동할 예정이다. 정책간담회나 정책토론회 개최도 계획하고 있다. 공동조사단이 정리한 제방 붕괴의 원인은 다음과 같다.

첫째 미호강 제방 붕괴의 가장 직접적인 원인은 기존 제방이 훼손되었고 임시제방은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2023년 7월 15일 오전 7기 56분경 미호천교 확장공사 시공과정에서 가설한 임시제방 위로 미호강 물이 월류하였으며, 이로 인해 임시제방이 일부 붕괴되어 월류한 물이 인근 농경지와 지하차도 침수를 초래한 것이다.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은 미호천교 확장공사 과정에서 미호강의 기존 제방 일부를 훼손하였다. 공사를 수월하게 위해서다. 환경부는 하천점용허가 시 제방 문제는 협의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7월 초 장마철을 앞두고 임시제방을 급조하여 설치하였으나 기존 제방에 비해 제방고가 낮았으며 축조방법도 허술했던 것으로 확인되었다. 주민들은 모래성을 쌓았다고 증언하였다. 100년 빈도 홍수량을 고려한 설계기준에 따른 계획홍수위인 28.78m보다 0.96m 높게 시공하였다고 주장하였다. 하지만 현장조사 결과 기존 제방고 보다는 낮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참사 당일 미호강 수위 상승으로 인한 범람 직전의 상황에서 임시제방의 보강작업도 매우 소극적으로 이루어졌다. 포크레인 1대 방수포 작업을 하는 장면과 인부 6인의 삽질하는 장면이 목격되었다.

새롭게 확인된 문제는 신설된 미호천교의 경우 교량 상판 하부 고도가 30.28m로 기존 제방고인 31.45m 보다 낮게 시공되어 있다는 점이다. 이번 홍수 최고수위가 29.87m였는데 이보다 큰 홍수 발생 시 유사한 홍수피해를 겪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따라서 하천기본계획을 고려한 적정 설계와 시공이 이루어졌는지 반드시 확인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디.

둘째, 미호강 제방 붕괴의 근원적인 원인은 강외지구 하천정비사업이 지연되었기 때문이다. 미호천교 부근의 하천폭은 350m로 상류 400~500m, 하류 600~700m에 비해 매우 좁은 지역이다. 병목현상이 발생되는 지점이며 이번과 유사한 호우 발생시 범람 가능성이 큰 구역이었다. 때문에 국토교통부 대전지방국토관리청은 2011년부터 하천기본계획에 강외지구 제방축조 계획을 포함시켰으며 이후 강외지구 하천정비사업으로 구체화하였다.

‘미호천 강외지구 하청정비사업의 사업기간은 2017년 3월부터 2021년 12월까지 였다. 사업의 범위는 미호강과 병천천 합수지점부터 남쪽으로 약 1.6㎞ 구간으로 미호천교와 미호철교를 포함한다. 미호천교 일대 미호강의 하폭을 350m에서 610m로 확장하여 배수능력을 증대하고자 했던 사업으로 완공이 되었다면 병목현상 해소 및 홍수위 저감효과를 기대할 수 있었다.

강외지구 하천정비사업은 2015년 7월 실시설계 용역을 발주하였으며, 2017년 3월 사업을 착수하였다. 하지만 2020년 1월 사업을 중단하였다. 국토교통부로부터 업무를 이관받은 환경부는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이 추진한 ‘오송-청주 도로확장공사’와 국가철도공단의 ‘충북선 개량공사’에 미호천교와 미호철교가 포함됐기 때문에 사업을 중단했다는 입장이다. 공사가 완공된 이후인 2024년 재착공할 예정이었다는 것이다. 제방은 하천의 범람을 막는 핵심 시설이다. 하천정비사업 추진은 매우 중요했다. 집중호우와 미호강 범람에 대한 재해방지대책을 후순위로 미뤄버린 것이다. 하천점용허가를 내 준 이후에도 히천과 제방에 대한 관리와 감독을 제대로 수행했어야 했다.

미호천교 제방 붕괴 현장을 답사하는 미호강유역협의회 공동조사단. 사진=공동조사단/굿모닝충청

셋째 미호강 제방 붕괴와 관련하여 시민의 안전과 생명을 책임져야 하는 지방자치단체의 역할도 미흡하였다. 국가하천에 대한 하천기본계획 시행 중에는 유지·관리의 책임이 중앙정부에 있다고 하더라도 충청북도는 보다 적극적으로 미호강 제방 붕괴의 위험성을 인지하여 조치하였어야 했다. 청주시도 관할 권한 밖이라는 이유를 넘어 보다 적극적인 대비책을 마련했어야 했다. 지방자치단체는 미호강 제방 붕괴의 위험성을 선제적으로 예측하고 조치했어야 하며, 합당한 예방과 대비책을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및 환경부에 촉구했어야 했다.

넷째 궁극적으로는 기후변화가 반영된 재난관리체계가 구축되어 있지 못하다는 것이다. 참사의 발단은 기후변화로 인한 기상이변 때문이다. 극한호우 등 강우강도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커지고 있다. 3일 동안 500㎜ 이상의 비가 쏟아졌다는 것은 사상 초유의 일이다. 탄소중립 실현 등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도 절실하다. 하지만 기후변화만 탓하고 있으면 안전한 삶을 보장받을 수 없다. 기후변화에 따른 재난에 대비한 대응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기후변화에 따른 재난관리체계는 기존의 자연재난과 다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함을 이번 홍수를 통해 실제로 겪게 되었다.

이 같은 참사가 또다시 발생하지 않게 하려면 몇 가지 분명한 조치와 개선대책 필요하다. 우선 하천 제방을 불법적으로 철거하거나 훼손하는 행위에 대한 엄중한 조치가 필요하다. 하천기본계획에 따른 하천정비사업의 실질적 추진이 중요하며, 사업기간 변경에 대한 철저한 원칙과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강외지구 하천정비사업의 신속한 재착공 및 완료가 시급하다. 미호강에 대한 설계기준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 100년 빈도 이상의 홍수량에서 200년 빈도 또는 그 이상의 홍수량을 고려해야 한다. 끝으로 기후재난 시대에 맞는 주민참여형 재난관리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주민이 참여에 기반한 예방과 대비, 현장 중심의 신속하고 선제적인 대응과 복구가 가능하도록 재난관리시스템을 총체적으로 재정비해야 한다.

2023년 7월, 극한호우가 쏟아졌다. 제방이 붕괴되었고 강물이 범람했다. 대응은 부실했고 많은 시민들이 희생되었다. 미호강도 미호강 주변의 사람들도 통탄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통탄의 시간 동안 우리는 복구하고 변화하고 대비해야 한다. 삼가 오송 지하차도 참사 희생자들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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