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렇게 쓰레기를 줄였다-㊱] 아주 오래된 친구
[나는 이렇게 쓰레기를 줄였다-㊱] 아주 오래된 친구
최영미 청주국제에코콤플렉스, 청주시 서원구 장전로
  • 김종혁 기자
  • 승인 2023.08.08 09: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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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살된 겨울 남방. 사진=최영미/굿모닝충청

[굿모닝충청 최영미 청주국제에코콤플렉스] “모르는 사람이 없다! 하지만 제대로 아는 사람도 없다!”

답을 아시나요? 눈치채셨겠지만 분리배출 이야기입니다.

초등 고학년 아이들에게 물었습니다. “환경을 위해 나는 무엇을 실천하고 있나요?” 그랬더니 10명 중 8명이 분리배출이라고 대답했습니다. 많은 학생들이 대답할 정도로 쓰레기를 잘 버리는 일은 우리 모두가 잘 실천하고 있는 녹색실천 활동입니다.

그런데 아파트 쓰레기 배출장에 가보면 우리가 분리배출을 진짜 잘하고 있는지 의문이 듭니다. 비우고, 헹구고, 떼어내고, 잘 배출한다는 것을 누구나 다 아는데 보이는 쓰레기는 전혀 그렇지 않으니 말이죠. 그나마 처음 투병 페트병을 따로 분리 배출하던 시기보다 지금이 조금 나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어떤 게 어디로 들어가야 하는지 알쏭달쏭한 게 현실입니다. 개인도 조금 더 신경 써서 배출해야겠지만 근본적으로 정책과 홍보가 잘되지 않은 탓 같습니다.

이 글을 부탁받았을 때 “내가 진짜 잘하고 있나 나는 제대로 아는 사람인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점검해보았습니다.

우선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첫 번째는 덜 소비하는 거죠. 나름 규칙도 정했습니다. 매주 토요일은 ‘무소비데이’로 돈을 안 쓰는 날입니다. 그럭저럭 잘 지켜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소비할 때 한 번 더 생각을 합니다. 꼭 있어야 하나? 산다면 오래 쓸 수 있나? 이렇게 저렇게 생각하다 보면 소비하고 푼 욕구가 줄어듭니다. 가장 크게 소비 욕구를 자극하는 ‘스트레스’ 덜 받기. 진짜 중요합니다.

두 번째는 나에게 필요하지 않은 선물 거절하기 또는 선물한 분께 양해를 구하고 다른 사람에게 선물을 주는 겁니다. 그러니까 일석이조더라구요.

그리고 세 번째가 아주 중요합니다. 나에게 들어온 물건은 아주 오래 사용하기. 그래서 옷은 유행을 타지 않는 것으로 구입합니다. 성격인지 모르겠지만 나에게 들어온 물건은 잘 버리지 못합니다. 예로 아이가 태어나기 전 샀던 옷 중 아직도 입는 옷이 있습니다. 큰아이가 25살인데 옷의 나이는 27살이라는 거죠. 예전에는 넉넉하던 옷이 지금은 잘 맞는 옷이 되었다는 게 변화라면 변화입니다. 최장수 옷은 30살이 넘었는데 소매 끝부분이 약간 달아서 보수 후에 계속 입으려고 합니다.

오래된 나무를 보면 묻고 싶습니다. “당신의 세월에는 어떤 기억이 있나요?” 30살 내 옷은 곧 나의 20대이고 30대이고 그리고 지금의 나인데…. 풋풋한 20대에는 산으로 산으로 함께 다니며 젊음을 만끽했었고, 그때의 고민과 꿈을 함께했습니다. 아이가 생기면서 때로는 따스함으로 감싸주었습니다. 지금은 다정한 친구 같아 남들이 “버리지”라고 해도 쉬이 버릴 수 없어 걸어놓고 추억이 방울방울 하고 싶을 때 한 번씩 봅니다.

22살된 냉장고. 사진=최영미/굿모닝충청 

오래 사용하는 게 다 좋은 건 아니겠지만 많은 시간을 같이한 물건은 친구 같습니다. 덜덜거리는 세탁기(16년)를 사용하기 전 “오늘도 고생이 많다”라고 인사를 건넵니다. 저녁에 더 커지는 냉장고(22년) 소음은 음악과 별다른 바 없는 소리가 되었습니다. 아마 생명을 다하고 멈추게 되면 약간은 울컥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나에게 오랜 시간 즐거움을 주는 녀석이 있습니다. 삭막한 집안을 초록초록하게 하는 스킨답서스(15년)는 조금 게을러지는 시기 시들시들하다가도 시원한 목욕 한번 시켜주면 언제 그랬냐는 듯 초록초록한 잎을 내밉니다. 여러 사람에게 뚝뚝 떼어주었는데 그 집에서도 자손들이 잘 크고 있겠죠!

이렇게 오래된 물건은 고물이 아니라 보물 같은 추억을 함께 한 아주 오래된 친구 같습니다.

이런 게 쓰레기를 줄이는 방법인지 아직도 잘 모르겠지만 쉬이 좋아하고 쉬이 버리는 물건이 아니라 나와 시간을 함께할 친구 같은 물건을 소비하는 거라면 쓰레기도 줄이고 지구도 살리는 방법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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