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는 되고 홍범도는 안 된다는 대통령실
박정희는 되고 홍범도는 안 된다는 대통령실
반공으로 친일을 덮으려는 윤석열 정부의 뒤틀린 역사관
  • 조하준 기자
  • 승인 2023.08.31 10:4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30일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 문제에 대해 질의하는 더불어민주당 유정주 의원(우)과 답변하는 김대기 대통령실 비서실장(좌).(출처 : MBC 뉴스 영상 갈무리/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윤석열 정부의 친일, 반공 행태로 인해 불필요하게 촉발된 육군사관학교 앞 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 문제가 점점 장기화되고 있다. 그런 와중에 대통령실의 갖가지 설화(舌禍)들이 더욱 여론을 악화시키고 있다. 

대통령실은 육군사관학교 내 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 논란과 관련해 소련 공산당에 가입했던 홍 장군과 남로당에 가입한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해 같은 잣대로 판단해야 한다는 야당의 주장에 대해 동의할 수 없다고 했다. 즉, 박정희는 되고 홍범도는 안 된다는 식의 주장이다.

지난 30일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대기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홍범도 장군 공산당 경력을 문제삼아 흉상을 이전해야 한다면, 남로당 가입과 반란 기도를 한 박정희 전 대통령 친필 휘호가 육사에 있는 건 응당한가'라는 더불어민주당 유정주 의원(비례대표)의 질문에 "박정희 대통령하고 비교하면 좀 그렇다. 나중에 우리 국군으로 오신 분하고(어떻게 비교를 할 수 있나)"고 답했다.

유 의원이 '남로당과 소련 공산당이 뭐가 다른가'라고 재차 묻자 김 실장은 "전향을 하신 것과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또 "전향하신 분은 공산당으로 볼수 없다"고도 했다. 조태용 안보실장도 "박정희 전 대통령이 공산당원이었던건 맞다"면서 "하지만 국가발전을 위해 20년 이상 노력했고 우리나라를 빈곤의 수렁에서 커다란 나라로 발전하는데 가장 큰 공이 있지 않나. 이걸 종합적으로 판단하는게 맞지 않겠나"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홍범도 장군 뿐 아니라 독립영웅에 대해 육사 생도의 사표가 될수 있는지 기준은 대통령실은 어떤 결정도, 방향도 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명히 말씀드린다. 국방부 장관이 판단하는게 옳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조 실장은 '홍범도 장군 논란으로 국민들이 정권이 바뀔때마다 아주 혼란을 겪고 있다'는 국민의힘 서정숙 의원(비례대표)의 말에 "2018년에 흉상을 (육사에)세우기 전에 이런 부분들이 다 걸러져서 의견 수렴이 됐으면 참 좋았었겠다하는 생각을 가진다"고 말했다.

30일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 문제에 대해 질의하는 더불어민주당 유정주 의원(우)과 답변하는 조태용 국가안보실장(좌).(출처 : MBC 뉴스 영상 갈무리/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하지만 이런 대통령실의 말은 더욱 논란을 조장할 수밖에 없다. 박정희가 공산당원이었지만 국가발전을 위해 20년 이상 노력했고 경제발전에 공을 세웠으니 이걸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게 맞다면 지금의 홍범도 장군 논란을 일으킬 필요가 없다. 또한 남로당에서 활동하다 전향했으니 괜찮다는 식의 말도 문제가 된다. 그렇다면 이승만 정권 때 발생한 보도연맹 학살사건에 대해선 뭐라고 설명할 것인지 모르겠다.

보도연맹이란 남한 내 공산주의 세력 약화를 위해서 과거 좌익에 몸 담았다가 전향한 사람들을 가입시켜 만든 단체였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공무원들이 실적 경쟁에 눈이 멀어 애먼 민간인들도 식량을 나눠준다고 꼬드겨서 가입시켰다. 이후 이들은 6.25 전쟁 중에 군인과 서북청년단 등 극우 반공단체들에 의해 억울하게 학살당하고 말았다. 한 마디로 그 당시 이승만 정부의 사상은 ‘한 번 빨갱이는 영원한 빨갱이’란 식이나 다름 없었다.

결국 처음부터 앞뒤가 안 맞는 발언인 것인데 이것은 모두 윤석열 정부가 자신들의 친일 성향을 반공으로 덮으려고 한 데서 기인한 것이다. 해방 직후 친일파들이 살아남기 위해 미 군정에 빌붙어 누구보다 앞장서 반공 투사를 자처했던 것과 마찬가지다. 이들이 현재 대한민국 극우 세력들의 전신(前身)인데 이런 점에서 볼 때 대한민국의 극우 세력들은 진정한 의미에서 ‘극우’라 볼 수가 없다.

홍범도 장군이 살았던 시절엔 공산주의가 지금처럼 전혀 부정적인 이미지가 아니었다. 특히 지금은 보수의 심장이라 불리는 대구광역시는 일제강점기 당시엔 사회주의 사상가들의 성지로 그 별명이 ‘조선의 모스크바’였다. 반대로 현재 북한의 수도 평양은 일제강점기 당시엔 개신교 신자들이 많아 그 별명이 ‘조선의 예루살렘’이었다. 단적으로 김일성의 부친인 김형직은 아이러니하게도 반공 성향이 매우 강한 독실한 크리스찬이었고 공산주의자에게 피살됐다.

또 홍범도 장군이 소련 공산당에 입당한 것은 본인이 공산주의 성향이 강해서라기보다는 동포들을 살리고자 또 소련 사회에서 살아남고자 어쩔 수 없이 한 선택이었다. 그리고 홍범도 장군의 생애 말년에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했는데 그 당시에 소련과 미국은 같은 연합국 측에서 추축국인 일제와 나치 독일, 파시스트 이탈리아와 싸웠다.

그리고 홍범도 장군은 해방을 보기도 전인 1943년에 카자흐스탄 크즐오르다에서 돌아가셨기에 북한 정권과는 전혀 관련이 없으며 또 6.25 전쟁과도 아무런 관련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공으로 친일을 덮는 이 윤석열 정부가 불필요하게 논쟁을 일으켰고 거기에 신원식 의원 같은 수구 군인 출신들이 나팔수 역할을 하고 있다. 이미 홍범도 장군은 부관참시(剖棺斬屍)를 당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굿모닝충청(일반주간신문)
  • 대전광역시 서구 신갈마로 75-6 3층
  • 대표전화 : 042-389-0080
  • 팩스 : 042-389-008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송광석
  • 법인명 : 굿모닝충청
  • 제호 : 굿모닝충청
  • 등록번호 : 대전 다 01283
  • 등록일 : 2012-07-01
  • 발행일 : 2012-07-01
  • 발행인 : 송광석
  • 편집인 : 김갑수
  • 창간일 : 2012년 7월 1일
  • 굿모닝충청(인터넷신문)
  • 대전광역시 서구 신갈마로 75-6 3층
  • 대표전화 : 042-389-0087
  • 팩스 : 042-389-008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송광석
  • 법인명 : 굿모닝충청
  • 제호 : 굿모닝충청
  • 등록번호 : 대전 아00326
  • 등록일 : 2019-02-26
  • 발행인 : 송광석
  • 편집인 : 김갑수
  • 굿모닝충청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굿모닝충청.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mcc@goodmorningcc.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