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 황해동 기자] “청장님, 그리고 직원 여러분 제 얘기 좀 들어보실래요?”
대전 동구청 전 직원들이 모이는 정례조회는 의례적인(?) 청장 인사말이 아닌, 직원들의 자유발언으로 시작된다. 각 기관·단체 등에서 쉽게 보기 힘든 조회 풍경이다.
동구청 직원들만이 누릴 수 있는 ‘5분 자유 스피치’ 시간이 보장돼 있기 때문이다.
‘5분 자유 스피치’는 한현택 청장의 제안으로 2013년부터 시작됐다. 동구청 직원 누구나 자발적으로 신청, 주제도 자유스럽게 선택할 수 있다. 조회 무대에 설 수 있는 자격이 모든 직원들에게 열려 있는 셈이다.
초기에는 업무 환경의 문제점을 변화하고 개혁하자는 등 업무와 관련된 이야기들이 주를 이뤘으나, 회를 거듭하면서 자신을 홍보하거나, 일상생활, 명언, 가족에 대한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는 등 주제의 폭이 넓어졌다.
정례조회는 2월, 5월, 7월, 10월 등 1년 4차례. 이달 1일까지 모두 11명이 동료 직원들과 속마음을 나눴다. 동료의식 때문일까, 직원들의 공감대는 기대 이상이라는 전언이다.
한 청장에겐, 평소 직접 대면 기회가 적은 하위직 직원들과 생각을 나누고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 1일 정례조회 풍경
“청장님, 큰 소리로 읽어주세요.”
“이쁜 아줌마 어디 계심?”
“나?”
“송계심! 여기 계심!!”
1일 자유 스피치 무대에 선 주인공은 송계심 효동 사무장. 송 사무장은 한 청장을 끌어들여 자신의 이름을 빗댄 농담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송 사무장은 이날 ‘일·이·삼·사·오가 성공의 열쇠입니다’라는 주제를 통해, ‘일을 즐기고, 이해하고 배려하고, 삼삼한 매력을 갖고, 사랑받는 공직자로, 오늘도 긍정적으로 응답하자’라고 재치를 발휘했다.
한 청장과 직원들은 짧은 시간이지만, 웃음으로 소통하고 업무의 활력을 얻었다. 직원들의 자유 발언이란 단순함을 넘어, 상-하위직 간의 소통과 업무의 효율성을 끌어올릴 수 있는 알토란같은 시간이 되고 있는 것이다.
동구청의 한 직원은 “자신을 알릴 수 있는 기회인데다, 평소 상사에게 하지 못했던 말들을 풀어놓을 수 있기 때문이어서인지 희망자가 의외로 많다”며 “짧은 시간이지만, 자신감과 긍정적인 마인드를 기를 수 있고, 업무 효율성도 높일 수 있어 효과 만점”이라고 자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