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기했다는 검찰 특활비 자료가 왜 부산에?
폐기했다는 검찰 특활비 자료가 왜 부산에?
사라진 특활비 자료는 이영렬 돈 봉투 만찬 사건 시기의 자료
  • 조하준 기자
  • 승인 2023.09.16 11:12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영렬 돈 봉투 만찬사건과 맞물리는 2017년 1월부터 4월까지 특수활동비 자료가 부산에서 발견되었다. 이는 한동훈 법무부장관의 과거 발언과도 상충된다.(출처 : 부산 MBC 뉴스 영상 갈무리/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15일 부산 MBC가 검찰의 특수활동비 자료에 대해 아주 중요한 보도를 했다. 한동훈 법무부장관이 지침에 따라 폐기되어 없다고 했던 2017년 1월부터 8월까지 특수활동비 자료가 부산에서 발견되었다는 것. 검찰이 서둘러 뉴스타파를 압수수색한 것 역시 이와 연관이 있는 것이 아닌지 의심이 들 수밖에 없다. 이 시기의 자료가 있다 없다가 논란이 된 이유는 이영렬 서울지검장의 이른바 '돈 봉투 만찬사건'이 터진 때와 맞물리기 때문이다.

지난 6월 뉴스타파에 의해 공개된 대검찰청의 특수활동비 내역을 보면 2017년 1월부터 6년여 간의 집행내역 중 2017년 1월부터 4월까지 특수활동비 자료가 감쪽같이 사라졌다. 그리고 5월부터 8월까지는 일부만 남아있었다. 한동훈 법무부장관은 “폐기 문제는 이게 2017년 한 9월까지의 얘기인데요. 그때까지는 기준이, 두 달마다 자체 폐기하는 기준이 있었거든요.”고 대답해 지침에 따라 폐기했다고 설명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출석해 2017년 1월부터 4월까지 검찰 특수활동비 사용 내역 자료가 없는 이유에 대해 설명한 한동훈 법무부장관. 현재 그가 했던 이 말은 사실상 거짓말로 보인다.(출처 : 부산 MBC 뉴스 영상 갈무리/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공공기록물 관리법상 정부 예산 자료의 보존 연한은 5년인데 만일 한동훈 법무부장관이 말한 지침이 사실이라면 영락없이 현행법 위반이다. 법무부와 국회가 이 기간 특활비 자료를 놓고 대립한 이유는 이른바 '이영렬 돈 봉투 만찬사건'이 터진 시기와 맞물리기 때문이다.

돈 봉투 만찬 사건이란 2017년 4월,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이 특활비로 법무부 직원에게 100만 원 현금 봉투와 1인당 9만 5,000원 상당의 식사를 제공한 사건을 말한다. 그런데 하필, 이 시기의 특활비 자료가 몽땅 사라지면서 무단 폐기 의혹이 제기됐던 것이다. 논란이 가열되자, 지침을 따랐다던 한동훈 장관은 곧바로 '관행'이었다고 말을 바꿨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계속해서 해명이 꼬이는 한동훈 법무부장관을 향해 질타하는 더불어민주당 최강욱 의원.(출처 :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계속해서 해명이 꼬이는 한동훈 법무부장관을 향해 질타하는 더불어민주당 최강욱 의원.(출처 : 부산 MBC 뉴스 영상 갈무리/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국회에 출석했던 한동훈 장관은 “지침이라기보다 그 당시 상황에서 교육할 때 월별로 폐기하는 관행이 있었다라는 것입니다.”고 하며 관행이란 ‘만능 치트키’를 썼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최강욱 의원(비례대표)이 “또 월별이에요? 지난번에는 분명히 속기록에 지침이라고 했고 2개월이라고 했는데...”라고 반박하자 한 장관은 “두 번... 아니, 그러니까 그게 교육 자료였다고 합니다.”고 어물쩡 넘어갔다.

그런데 그 폐기했다던 2017년 특수활동비 자료가 부산에서 발견되었다. 부산 MBC가 입수한 2만6,000여 쪽 자료 중에 2017년 1월부터 8월 사이 부산지검과 동부, 서부지청에서 집행한 특활비 1억 3,500여만 원에 대한 집행내역이 나온 것이다. 그리고 2개 지청에선 카드 영수증이 붙은 증빙서류까지 남아 있었다.

지침이든 관행이든 폐기되어 없다는 2017년 특수활동비 자료가 부산 검찰 기관에서 대거 발견되었다.(출처 : 부산 MBC 뉴스 영상 갈무리/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검찰 관계자는 “지침이 (2017년) 9월부터 이제 나오고부터는 전체적으로 관리를 하고, 각각 다 알아서 관리를 하다가...”고 MBC 측에 설명했다. 이에 부산 MBC에서 당시 부산지검장에게 실제 자료 폐기 지침이 있었는지 물었는데 그는 기억이 안 난다고 하고 어떤 기억에 의존해서 답변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라며 대답을 회피했다.

2017년 상반기 특활비 자료는 부산 외에 광주지검과 장흥지청에도 남아 있었다. 실제 지침이나 관행이 존재했는지 여부는 알 수 없지만, 오히려 예외적으로 보관돼 있던 이 자료들은 법무부의 특활비 제도개선 방안 마련 이전과 이후를 비교해 볼 수 있는 근거가 된다.

도대체 법무부와 검찰이 말하는 것은 어디까지가 진실인 것인지 알 수가 없다. 뉴스타파가 검찰 특수활동비 검증 내역을 발표하기로 한 그 날에 검찰은 때맞춰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그것도 어느 정도 노림수가 있었던 것이 아닌지 의심이 들 수밖에 없다. 현재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은 뉴스타파를 ‘가짜 뉴스 생산지’로 매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럴 때 검찰의 압수수색까지 더해지면 다른 사람들은 몰라도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 지지층들은 정부의 말을 더욱 맹신하게 된다. 압수수색 날짜를 검찰 특수활동비 검증 결과 발표일에 때맞춰 진행한 것 또한 그 보도의 신빙성을 떨어뜨리려는 의도가 곁들여져 있었을 것이란 합리적 의심이 가능하다.

하지만 검찰이 지금까지 업무추진비와 특수활동비를 눈 먼 돈처럼 써온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잠시 권력의 힘으로 눈과 귀를 가릴 수 있을지는 몰라도 영원히 가려지진 않을 것이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개거엄 2023-09-16 14:02:14
검찰독재시대네.... 자기들 특활비 유용은 눈가리고 아웅~ 오히려 그걸 터트리려는 뉴스타파에 겁주며 깡패마냥 압수수색 들어가고..정작 압수수색해야될곳은 검찰 본인들인데

  • 굿모닝충청(일반주간신문)
  • 대전광역시 서구 신갈마로 75-6 3층
  • 대표전화 : 042-389-0080
  • 팩스 : 042-389-008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송광석
  • 법인명 : 굿모닝충청
  • 제호 : 굿모닝충청
  • 등록번호 : 대전 다 01283
  • 등록일 : 2012-07-01
  • 발행일 : 2012-07-01
  • 발행인 : 송광석
  • 편집인 : 김갑수
  • 창간일 : 2012년 7월 1일
  • 굿모닝충청(인터넷신문)
  • 대전광역시 서구 신갈마로 75-6 3층
  • 대표전화 : 042-389-0087
  • 팩스 : 042-389-008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송광석
  • 법인명 : 굿모닝충청
  • 제호 : 굿모닝충청
  • 등록번호 : 대전 아00326
  • 등록일 : 2019-02-26
  • 발행인 : 송광석
  • 편집인 : 김갑수
  • 굿모닝충청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굿모닝충청.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mcc@goodmorningcc.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