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일본의 한 식당에서 한국인 관광객에게 ‘세제 섞인 물’을 주는 사건이 벌어져 또 다시 혐한 논란이 촉발되었다. 과거에도 일본 식당에서 한국인이라는 이유로 차별을 당했다는 이른바 '와사비 테러' 논란이 종종 불거졌는데 이번에도 도쿄의 한 고급 식당에서 한국인 손님에게 세제가 섞인 물을 내줘 이걸 마신 손님이 병원에 입원하는 일이 벌어졌다. 식당 측은 실수였다고 해명했지만, 피해자는 일부러 그런 것이라 주장하고 있다.
18일 밤 보도된 JTBC 단독 보도 기사에 따르면 사건이 일어난 곳은 지난 8월 31일 일본 도쿄의 번화가 긴자에 위치한 한 식당이라고 한다. 이곳을 찾은 한국인 여성 관광객 강 씨는 물을 마시다 이상한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그녀의 말에 따르면 처음엔 몰랐는데 두 번째 마셨을 때 이상한 냄새가 났고 급기야 인후통이 발생했으며 말을 할 수 없었다고 한다.
이에 그 물을 확인해 보니 직원이 가져다 준 그 ‘물’은 식기 닦을 때 쓰는 세제 탄 물이었음이 밝혀졌다. 이 때문에 강 씨는 결국 병원에 입원하게 되었고 급성 식중독 진단을 받았다. 그런데 식당 측은 이 사건을 실수라고 해명했다. 식당 측은 “직원의 착오로 벌어진 일”이라는 입장이다.
식당 측 관계자는 “스테인리스 물병에 텐쯔유(튀김 소스)를 넣어두는데, 세척할 때는 업무용 표백제를 물로 희석해서 한다. 여성 직원이 그걸 잘못 챙겨서 컵에 부은 뒤 갖다준 것”이라고 야후재팬에 해명했다.

그러나 그 자리에 함께 있었던 강 씨 남편의 말은 달랐다. 그가 직접 식당 부엌에서 확인해 보니, 마시는 물과 세척용 세제를 탄 주전자는 구분돼 있어 혼동하는 게 쉽지 않았다는 것이다. 강 씨의 남편이 “여기서 (세제 탄) 물 따라온 거 맞지?”라고 그랬더니 여종업원이 “맞다”고 그렇게 얘기했다고 한다. 심지어 통증을 참지 못한 강 씨가 구토를 하려 하자 다른 직원이 다가와 “여기서 (구토를) 하면 민폐”라며 화장실로 갈 것을 요구했다고도 한다.
해당 식당은 지역 보건소로부터 나흘간의 영업정지 처분을 받아 지난 8~12일 문을 닫았다가 13일부터 영업을 재개했다. 식당 측은 사과문을 내고 “식중독에 걸린 고객과 가족에게 큰 고통과 불편함을 끼쳐 사과드린다”며 “재발 방지를 위해 위생과 관련된 모든 작업을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강 씨는 이 식당이 한국인인 것을 알고 고의로 저지른 일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강 씨는 JTBC와의 인터뷰에서 “여기가 고급 레스토랑이에요. 의자를 다 빼주거든요. 그런데 저는 안 빼주더라고요. 저는 생김새도 그렇고, 말하는 억양을 보면 제가 한국인인 걸 알았을 겁니다.”고 주장했다.

강 씨는 해당 식당을 업무상 중과실 상해 등으로 신고했고, 현지 경찰은 음식점의 고의성 여부 등을 수사하고 있다. 일본 식당에서 한국인을 상대로 한 음식 논란은 처음이 아니다. 작년에도 긴자의 한 유명 초밥집이 한국인을 대상으로 고추냉이를 잔뜩 넣은 초밥을 제공해 공분을 사기도 했습니다.
그렇기에 이번에도 한국인 관광객을 상대로 저지른 ‘혐한’ 테러가 아닌지 의심이 들 수밖에 없다. 해당 식당은 긴자의 한 백화점 내에 위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비싼 점심 코스 가격이 1만엔(약 8만 9,000원)을 넘을 정도로 고급 음식점이며 도쿄, 오사카, 교토, 후쿠오카 등 일본 각지에 지점을 두기도 했다. 그런 점을 볼 때 실수로 ‘세제를 탄 물’을 손님에게 주는 실수를 했다는 건 쉬이 납득하기 어렵다.
일본의 인종차별 및 제노포비아 사례는 어제, 오늘 있었던 일이 아니었고 겉으로는 미소로 다가가도 외국인이 일본어가 서툴고 존비어체계를 잘 모른다는 점을 악용해 은근슬쩍 외국인을 상대로 ‘반말’로 말을 거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그렇기에 이번 사건이 더더욱 실수가 아닌 고의일 가능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