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21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체포동의안 표결 결과 가 149, 부 136, 기권 6, 무표 4표로 턱걸이 통과했다. 이는 7개월 전 첫 번째 체포동의안 표결보다 찬성표는 10표 더 늘어났고 반대표는 2표 더 떨어진 결과다. 더불어민주당의 의석 수가 현재 167석이란 점을 감안하면 이탈표가 이번에도 30표 이상 나왔다고 볼 수밖에 없다.
이로 인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헌정사상 최초로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받는 야당 대표가 되고 말았다. 더불어민주당 당원들의 커뮤니티인 국민응답센터에 올라간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부결 청원이 단 하루 만에 동의율 100%를 달성했는데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당원들의 요청을 짓밟았다.
결국 또 다시 비명계의 집단 배신 행위가 벌어진 셈인데 도대체 이들은 왜 집단 배신 행위를 반복한 것인지 살펴보지 않을 수가 없다. 왜 이들은 당원들의 간절한 요청도 또 추미애 전 장관이 직접 페이스북에 쓴 장문의 호소문마저도 무시하고 이렇게 또 집단 배신을 한 것인가?
첫 번째는 당권 경쟁에서 비롯된 것이라 보는 것이 합리적으로 보인다. 비명계 의원들 대다수는 더불어민주당 우세 지역에 속해 있어 공천만 받으면 당선될 확률이 압도적으로 높다. 하지만 현재 더불어민주당 당원들의 대다수는 친명계로 구성되어 있고 이들은 이재명 대표에 대한 충성심이 높기에 경선에 돌입할 경우 대거 탈락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사실상 이제 총선이 반 년 남짓 남았고 슬슬 총선 준비 시즌에 들어가야 한다는 점을 볼 때 이번이 이재명 대표 체제를 전복시킬 마지막 기회로 여겼을 가능성이 높다.
이는 대다수 더불어민주당 당원들도 인지하고 있던 사실이었고 그 때문에 부결 행사를 당론으로 채택하라고 강력하게 요청했던 것이다. 그러나 박광온 원내지도부는 7개월 전 박홍근 원내지도부처럼 당론 채택을 하지 않고 의원들 개인의 ‘양심 투표’에 맡겼다. 결국 표 단속이 되지 않은 채 이런 결과를 초래했다.
두 번째는 더불어민주당의 고질병인 레거시 미디어 눈치보기 행태로 보인다. 체포동의안 표결이 있기 전에 조중동이야 말할 것도 없고 한겨레, 경향신문까지 나서서 기사든 사설이든 이재명 대표의 20일 페이스북 글을 트집 잡아 단식 투쟁의 의미를 흠집내고 체포동의안을 가결시키도록 종용했다.
불체포특권이 왜 생겨난 것이고 어떨 때 써야 한다는 것은 모조리 무시하고 그저 ‘대국민 약속’이란 이유로 체포동의안을 가결시키라는 투의 기사와 사설을 쓴 것이다. 조중동이야 그렇다고 치더라도 한겨레와 경향신문까지 나서는 판이었으니 또 언론 눈치를 보며 ‘방탄 국회’ 프레임 벗기에만 급급해 이런 행위를 벌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둘 중 어느 쪽이 되었든 과연 이후 더불어민주당이 선거에서 승리한다는 보장이 있을지는 의문이다. 이번 표결 결과로 인해 더불어민주당 당원들과 지지자들은 다시 한 번 배신감과 맥빠짐을 느껴야 했다. 정치 탄압을 당하고 있는 자당 대표를 구원하기는커녕 도리어 악의 구렁텅이로 몰아넣는 이 의리 없는 더불어민주당을 더 이상 당원들과 지지자들이 어떻게 믿고 의지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선거란 본디 자당 지지층을 단단이 붙잡아두어야 이기는 것이고 소위 ‘중도층’이란 것은 있으면 좋은 보너스와 같은 것이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당원들을 번번이 배신했다. 배신을 밥 먹듯이 저질러놓고 표를 달라고 한다면 그것만큼 염치 없는 짓도 없을 것이다.
7개월 전 최초의 체포동의안 표결 당시에도 ‘배신자 색출’ 움직임이 있었는데 이번에도 똑같은 일이 발생할 것 같아 우려스럽다. 그나마 7개월 전엔 아슬아슬하게라도 부결되었고 이재명 대표도 자중을 요청해서 가라앉았다지만 이번엔 아슬아슬하게 가결이 되었고 더 이상의 안전핀이 사라진 상태다. 당원들과 지지자들이 느낄 분노가 7개월 전보다 더 커지면 커지지 덜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이재명 대표는 이제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받게 될 것이다. 기각이 되면 다행이겠지만 만에 하나 인용이 될 경우 이재명 대표는 헌정사상 최초로 구속수감되는 야당 대표라는 불명예를 안게 된다. 이제 공은 국회에서 법원으로 넘어가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