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굿모닝충청 김종혁 기자] 각궁에서 죽시가 시위를 떠날 때 “지화자~” 소리가 울려 퍼진다. 오천 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전통 활쏘기 획창 소리가 40년 만에 서울 황학정에서 재현됐다.
23일 우리나라 대표적인 활터인 서울 황학정에서 ‘2023 종로 전국 활쏘기 대회’가 열렸다.
또한 이날 개회식에서 활터음악공연단의 획창 첫 공연이 열려 국궁계와 국악계 모두의 관심을 모았다.
활쏘기 획창은 조선시대 지배층의 전통문화로 자리 잡은 활쏘기 대회에서 함께한 음악이다. 획창은 지역별로 특색있는 소리를 담아냈다. 경기지역은 경기창이, 남도지역은 남도창이 획창이 불렸고 특히 충청 이남에서는 ‘호중’이라고 불렀다.
획창은 서울지역의 편사에서는 1960년대까지 행해졌다고 전해지며 현재 인천지역 편사에 남아있다. 이후 활쏘기 문화가 점수 중심의 스포츠로 변화하면서 활터에서의 획창문화는 사라져 갔다.
이러던 중 전통활쏘기를 추구하고 있는 온깍지궁사회가 청주의 충북예술고 학생들을 중심으로 결성된 ‘활음계’를 통해 예전의 획창을 기억하고 있는 이들의 소리를 듣고 전수해 익혀 최근 출범한 (사)온깍기협회를 통해 활음계로 거듭났다.

이날 획창 공연에서는 화살이 시위를 떠날 때, 화살이 과녁에 맞을 때마다 소리꾼들이 획장을 부르며 옛 할터의 전통문화를 재현했다.
또한 이날 과녁 앞에서는 5m 크기의 노란색과 희색으로 이뤄진 ‘거기’ 깃발도 재현됐다. 거기는 화살이 과녁에 맞았을 때 큰 원을 그리며 알려줘 관중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정진명 온깍지협회 회장은 “문화는 그것을 누리는 주인공이 있어야 한다. 오늘날의 활터에는 과녁 맞히기 하나만 남았기에 옛날에 있던 획창 같은 문화가 사라질 위기에 처한 것”이라며 “40년 동안 까맣게 잊혔던 획창이 소수의 노력으로 겨우 되살려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획창 공연에는 (사)온깍지협회 회원들이 활쏘기를, 서일도, 김은빈, 이소정, 엄유정 소리꾼과 정민아 심준보(장구, 북), 조한결(해금), 백종원(대금), 김한성·김학민(피리) 등이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