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렇게 쓰레기를 줄였다-㊸ 새활용공예챌린지와 새활용공예비엔날레
[나는 이렇게 쓰레기를 줄였다-㊸ 새활용공예챌린지와 새활용공예비엔날레
오순완 청주새활용시민센터 사무국장…청주시 상당구 탑동
  • 김종혁 기자
  • 승인 2023.09.26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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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새활용시민센터의 새활용공예 교실. 사진=청주새활용시민센터/굿모닝충청

[굿모닝충청 오순완 청주새활용시민센터 사무국장] 지난주에 2023 청주공예비엔날레 관람을 다녀왔다. 아름다운 전시작품들을 감상하며 또는 관찰하며 마침내 에너지가 다해 슬슬 발바닥이 따갑고 허리가 구부러지고 두통으로 머릿속이 웅웅거릴즈음 두어 개 한줄 감상이 떠올랐는데 ‘예술가의 의지를 체험했다’ ‘예술 어렵네’ ‘아...기죽어’ 같은 것들이었다고나 할까.

사실은 그 즐비한 예술적 찬란함 곁을 거닐면서 오롯이 전시에 집중하지 못한 채 감상을 방해하는 여러 요소들에 휘둘렸다. 나에게는 예술이 왜 늘 어려울까? 공예의 실용성과 예술적 가치는 어디에서 화합하나? 우리가 추구하는 새활용은 어디쯤 위치하고 있는지? 또는 어디로 향해야 하는지? 같은 문제들이었다. 직장에서 다루고 있는 주요사업이 새활용공예와 잇닿아 있으니 어쩌면 지당한 휘둘림이었다.

나는 청주새활용시민센터의 5년차 사무국장이다. 청주새활용시민센터는 청주시의 자원순환종합시설로서 자원순환 및 새활용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사업과 활동을 벌이고 있으며 현재 사단법인 풀꿈환경재단에서 위탁운영중이다. 사무국장으로서 2019년 개관부터 현재까지 청주새활용시민센터와 함께 하는 시간에 머물며 이모저모를 다루다보니 어느덧 우리센터를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 자리하게 되었다.

나는 우리센터가 가진 ‘자원순환컬러’가 좋다. 우리센터의 자원순환컬러는 자타공인 ‘시민’과 ‘네트워킹’이다. 쓰레기줄이기를 비롯한 자원순환 실천활동과 새활용공예 활성화라는 두 갈래 주요한 사업흐름 모두 중심을 시민에서 찾고 시민으로 향한다. 우리센터의 대표적인 활동 중 하나인 쓰레기줄이기 시민실천활동으로 말하자면 그야말로 시민들이 완성해가는 그림이므로 더 말 할 것도 없다. 그렇다면 새활용공예 활성화는 어느 지점에서 시민을 만나고 있을까? 언뜻 새활용공예의 위치는 자원순환과 예술의 교차로 어디쯤이고 어쩐지 전문가의 영역에 두어야만 할 것 같은데 말이다.

우리가 정의하는 새활용공예는 이렇다. 새활용공예(Upcycle Craft)란 ‘새활용(upcycle)’과 ‘공예(craft)’를 통합한 개념으로 새활용이란 디자인·이야기·쓰임새를 더하여 물건(재료)의 가치를 제고하며, 공예란 쓸모(실용성)와 아름다움(조형미)를 갖춘 생활물품을 제작하는 것으로 자원순환의 한 방법으로 제시하는 일반적인 새활용의 의미에 공예도시 청주의 특색을 반영한 새로운 명명이라고 할 수 있다.

새활용공예가 시민을 만나는 지점은 결국 새활용에 각인된 근원적인 지향 때문이겠다. 공예가 결합되면서 예술적 방향성이 좀 더 진하게 덧대어졌지만 여전히 본류는 쓰레기 문제에 대한 대안을 찾는 것이며 자원순환의 다양한 순환시스템으로써 기능하는 일일 것이다. 여기서 시민은 예술의 감상자로 또는 새활용품의 소비자로만 머물지 않는다.

우리센터가 꿈꾸는 여러 자원순환 구현 두 가지를 소개하고 싶다. 첫 번째, 청주시민 새활용공예챌린지이다. 청주시민 모두가 생활 속 새활용공예가가 되는 것이다. 유행이 지나 방치된 옷들, 더러 고장이 났지만 고가이거나 추억이 서려 있어 버리기는 아까운 소품들, 멀쩡하지만 우리들의 정리욕구를 도발하는 왠지 뻔한 물건들... 집안 구석구석 그 다음 쓰임을 기다리는 그야말로 쓰레기 직전의 것들을 내 손으로 직접, 때로는 전문가의 손을 빌어 새활용공예품으로 재탄생시키는 모습이 아주 흔한 풍경이 되는 날을 꿈꾼다.

두 번째 ‘청주새활용공예비엔날레’ 개최이다. 이 아이디어는 우리센터가 주되게 꾸려가는 쓰레기줄이기 녹색실천네트워크 소속 시민(정대위 광림교회 담임목사)이 제공하였다. 올림픽 경기 종료 직후 패럴림픽을 개최하는 것처럼 청주공예비엔날레 직후에 새활용공예비엔날레를 이어 개최하면 그야말로 공예도시 청주의 면모에 딱 맞는 그림 아닌가. 게다가 이 두가지는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있다. 공예도시 청주의 시민들은 삶 속에서 새활용공예로써 공예를 품으며 직접 창작하고 향유하는 시민예술가이자 자원순환의 가치를 창출하는 환경활동가로 함께 빛날 수 있다.

청주새활용시민센터에 전시된 새활용공예품을 관람하는 아이들. 사진=청주새활용시민센터/굿모니충청
청주새활용시민센터에 전시된 새활용공예품을 관람하는 아이들. 사진=청주새활용시민센터/굿모니충청

센터 초창기에 새활용 사례들을 탐색하면서 영국 런던의 새활용 체험을 위한 시민자치 커뮤니티 ‘더 메이크 섬띵 아웃 오브 낫띵 : The Make something out of Nothing’  사례를 접하였다. 매주 화요일 저녁에 모여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소품을 새활용하며 시민들이 비교적 쉽고 흥미로운 방식으로 자원 재활용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자원 재활용에 대한 영국 시민들의 인식제고에 기여했다고 한다. 지금 청주에서 우리센터가 하고 있는 일이다. 매주 토요일마다 시민공공프로젝트 새활용공예 체험프로그램 ‘더새로움’이 열리고 있고 다양한 기관‧단체가 자기예산을 들여 활용하는 새활용체험 문의가 급증하고 있다.

지금은 우리센터 중심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하지만 청주시민 새활용공예챌린지를 통해 차차 구별, 동별, 아파트단지별 등 구체적인 주민모임으로 확산해나가면 청주시민 모두의 새활용이 가능해진다. 그리고 2년마다 그 성과물들을 공유하는 축제를 열면 그것이 곧 새활용공예비엔날레가 된다. 물론 새활용공예의 전문가 영역은 그 영역대로 지속적인 성장을 촉진해야 한다. 우리센터는 새활용공예 전문인력 발굴 및 양성과 함께 지속적으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전시회를 열어 결과물을 시민들과 공유한다. 업사이클 사업화를 위한 진중한 모색도 병행되고 있다. 이 역시 새활용공예비엔날레로 모아낼 수 있다.

다만, 5년차 청주새활용시민센터는 아직도 시민들에게 조금 낯설은 존재인 것 같다. 새활용이 좀 더 친근하게 우리 시민들의 삶속으로 파고들었으면 좋겠다. 새활용은 솔직히 말해 쉽지 않다. 어떤 종류의 예술이 품은 함의를 파악하기 위해 왜 그걸 몰라? 기를 쓰고 나의 두뇌가동력과 정서반응을 의심하며 고군분투해야 하는 면은 덜하지만 어렵기로 치면 새활용 또한 만만치 않다. 하면 할수록 쉽지 않다는걸 여실히 체감한다.

이 무서운 기후위기 시대에 새활용이 우리들에게 쉬워지는 날이 어서 빨리 왔으면 좋겠다. 그 과정이 곧 쓰레기 문제에 대한 대안을 찾는 과정이자 자원순환사회를 만들어나가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과정은 우리의 강점인 ‘시민과 함께’ 답을 찾아나가는 과정이기도 할 것이다. 한 도시의 유명세를 좌우하는 것들은 대체로 자극적이거나 불편하고 가슴아픈 사건‧사고에서 비롯하는 경우를 많이 보아왔다.

청주의 유명세는, ‘시민 모두가 새활용공예가로 공예비엔날레와 함께 새활용공예비엔날레를 여는 자원순환도시’ 이런 타이틀이면 좋겠다. 청주새활용시민센터는 수름재에 있다. 주변에 오래된 숲이 있는데 계절감 가득한 뷰가 근사하고, 멋진 새활용공예품이 1~2층 풍성하게 전시되어 있으며 전시물을 들여다보고 있노라면 자연스럽게 자원순환 실천이 하고 싶어진다. 게다가 맛난 커피가 무료제공이니 모임 하기에 최적이다. 청주새활용시민센터가 낯설다면 지금부터 친해지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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