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시 드리우는 '이부망천'의 그림자
또 다시 드리우는 '이부망천'의 그림자
- 부산을 '촌동네'로 비하한 한국관광공사 부사장
- 스스로 '낙하산 인사' 출신이라 자폭도 해
  • 조하준 기자
  • 승인 2023.10.21 11:3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과거 부산을 '촌동네'로 비하한 사실이 알려진 이재환 한국관광공사 부사장.(출처 : 부산MBC 뉴스 영상 갈무리/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과거 부산을 '촌동네'로 비하한 사실이 알려진 이재환 한국관광공사 부사장.(출처 : 부산MBC 뉴스 영상 갈무리/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2018년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당시 자유한국당 정태옥 의원이 “서울에서 살다가 이혼하면 부천으로 가고 거기서 망하면 인천으로 간다.”는 소위 ‘이부망천’이란 지역 비하 발언을 한 바 있었다. 그런데 최근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의 인수위원회 출신이었던 이재환 한국관광공사 부사장이 부산을 ‘촌동네’로 비하한 것이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20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김윤덕 의원(전북 전주시 갑)이 이 부사장에게 “모 회의에서 ′뭐야, 왜 거기서 한 거야? 동네 행사해? 그것도 부산 촌동네′, 이런 말씀 하신 적 있으세요?”라고 질의를 했다. 문제의 발언이 시작된 곳은 지난 8월 말 한국관광공사 임원회의실인데 ‘한국방문의 해’ 기념 행사를 부산에서 추진한 것을 두고 이 부사장이 부산을 ‘촌동네’라고 표현하며 막말을 쏟아낸 것에 대한 지적이다.

이재환 한국관광공사 부사장의 문제의 부산 비하 발언.(출처 :
이재환 한국관광공사 부사장이 했던 문제의 부산 비하 발언.(출처 : 부산MBC 뉴스 영상 갈무리/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이에 이 부사장은 “제 기억으로는 그런 말씀을 한 적이 없습니다. 진위가 전체가 왜곡된 것 같습니다.”고 부인하기 바빴다. 그러나 녹취록이 공개되자 이 부사장의 발언은 거짓말임이 확실해졌다. 해당 녹취록에는 이 부사장이 “뭐야, 왜 거기서 한 거야, 동네 행사해? 지금 부산 깔아주는거야? 그것도 부산 촌동네, 그 시골에. 무슨 막 폭풍우 치는데 거기 내가 가봤더니, 어? 바람 때문에 설치도 안돼.”라고 말한 것이 적나라하게 담겨 있었다.

그러자 이 부사장은 자신의 목소리는 맞지만,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을 바꿨다. 아무리 최근 부산의 인구가 지속적으로 감소세에 있다고는 해도 아직 여전히 대한민국 제2의 도시라는 위치를 갖고 있는데 ‘촌동네’, ‘시골’이라고 비하한 것이다. 김윤덕 의원 또한 지역 비하에 대한 법적 책임을 져야한다며, 감사원 감사 청구 등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부사장에 대한 논란은 여기서 끝난 것이 아니었다. 이 부사장이 스스로를 ‘낙하산’이라고 자폭한 발언이 공개돼 그를 향한 논란은 더욱 커지고 있다. 공사 부사장 취임 4개월여 후 열린 '직원(차장급)과 대화' 행사에서 자신을 '낙하산'이라고 자인(自認)한 영상이 국정 감사장에서 방영된 것이다. 거기에 더해 공개 영상에는 이 부사장이 대통령실 고위 인사, 장관, 단체장 등을 거론하며 인맥 과시성 발언을 한 장면도 담겨 있어 논란을 가중시켰다.

사실 이 부사장은 작년 12월 취임한 당시부터 ‘낙하산 인사’라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그는 대통령 직속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 산업 생태계 분과 위원,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의 인수위원회 경제2분과위원회 상임 자문 위원 등을 역임했던 인물이다.

스스로 자신이 '낙하산 인사'라고 자폭한 이재환 한국관광공사 부사장.(출처 : 노컷브이 영상 갈무리/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스스로 자신이 '낙하산 인사'라고 자폭한 이재환 한국관광공사 부사장.(출처 : 노컷브이 영상 갈무리/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더불어민주당 임종성 의원(경기 광주시 을)이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이재환 부사장이 직원들에게 "저 낙하산이잖아요, 낙하산. 그분도 낙하산으로 저처럼 오신 분이니까 빨리 짐을 싸실 생각을 하고 계셨을 거고"라고 언급했다. 실력보다 권력과 인맥을 통해 자리를 차지했다는 점을 인정한 셈이다.

또 이 영상에서 이 부사장은 권력 실세들과 친분도 과시하고 나섰다. 영상을 보면 "베를린 있을 때 연락이 와서 대통령 특사단으로 말레이시아를 갔으면 좋겠다 해서 제가 한국에 들어와서 며칠 있다가 정무수석님 하고 대통령 특사단으로 다녀와서 일했고, 오세훈 (서울) 시장하고도 안 지가 뭐 15년 이상 되고 해서. 그리고 제가 지난달에 이미 원희룡 선배, 원희룡 (국토부) 장관을 만나서 요청을 했고"라고 발언한 내용이 담겨 있다.

영상과 관련해 임 의원은 이 부사장에게 오 시장, 원 장관과 친분을 언급한 것이 맞는지에 대해 질의한데 이어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 수석 하고도 말레이시아를 다녀왔다고 하던데 맞나"라고 물었다. 이 부사장은 "전체적인 진위가 조금 사실과 다르나 영상에 나온 것은 제가 한 말이 맞다"고 인정했다.

또 임 의원은 "이 부사장은 대선에서 당시 윤 후보 캠프와 인수위에 참여하는 등 국민의힘 정당이나 대통령실, 정부 인사들과 정치적 관계, 친소 관계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부사장의 임원 채용 과정에 이들이 개입하거나 영향을 미친 사실이 있나"라고 추궁했다. 이에 이 부사장은 "영향을 미친 사실이 없다"고 일축했고, 임 의원은 "(그럼) 어떻게 부사장이란 사람이 직원들 앞에서 내가 '낙하산' 이라는 말을 할 수 있나. 공사 직원들이 느꼈을 자괴감에 대해 생각해 봤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임 의원은 "이 부사장이 윤 대통령 캠프 인수위 출신이라는 사실을 직원들 대부분은 안다. 그런데 부사장의 '낙하산' 한 마디가 윤 대통령의 공정과 상식을 가식과 위선으로 만든 것이다. 이런 인사가 윤 정부의 일을 하고 있는 건지 안타깝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앞서) 김장실 공사 사장은 이 부사장 채용 과정이 투명하고 공정하다고 했는데 정작 사장이 채용하고 임명한 이 부사장은 공사 직원들 앞에서 '낙하산' 이라고 양심 선언을 했다. 부정 채용을 고백한 것이다. 채용 과정에 비위 행위가 있었을 가능성이 있어 수사 또는 감사를 의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이개호 의원(전남 담양군․함평군․영광군․장성군)은 "양심 선언인지 모르겠지만 ('낙하산' 자인 발언은) 유사 이래 처음인 듯 하다. 권력의 줄을 타고 임용됐다는 취지일 것" 이라고 일갈했다. 이에 이 부사장은 "당시 언론에 '낙하산' 명단이 수시로 나왔고 노조에서 '낙하산' 물러나라고 계속 얘기해서 차라리 (내가) 인정할 테니 일하게 해달라고 했던 발언"이라고 해명했다.

이 부사장의 또 다른 여러 발언 정황도 문제가 됐다. 정의당 류호정 의원(비례대표)은 "국감에 임하는 각오가 남다르다고 전해 들었다. 이 부사장이 '국감에 나를 불러줬으면 좋겠다. '제2의 한동훈'이 되어서 나에게 질문하는 의원들을 오히려 곤란하게 하겠다'라고 말했다던데, 좀 알아 보니까 한 장관이 법사위에서 했던 것처럼 민주당 의원들 곤란하게 하겠다는 취지로 말씀하신 것 같다"고 몰아세웠다.

이에 대해 이 부사장은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다만 "(전체적인) 질의가 제가 알고 있는 사실과 많이 다르다"고 즉답을 회피했다.

계속해서 윤석열 정부의 인사 참사가 논란이 되고 있다. 2030 부산엑스포 개최를 위해 대통령부터 말단까지 온 힘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한국관광공사 부사장이란 사람이 ‘부산은 촌동네’라고 비하하고 있는 이 모습을 어떻게 봐야할지 모르겠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굿모닝충청(일반주간신문)
  • 대전광역시 서구 신갈마로 75-6 3층
  • 대표전화 : 042-389-0080
  • 팩스 : 042-389-008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송광석
  • 법인명 : 굿모닝충청
  • 제호 : 굿모닝충청
  • 등록번호 : 대전 다 01283
  • 등록일 : 2012-07-01
  • 발행일 : 2012-07-01
  • 발행인 : 송광석
  • 편집인 : 김갑수
  • 창간일 : 2012년 7월 1일
  • 굿모닝충청(인터넷신문)
  • 대전광역시 서구 신갈마로 75-6 3층
  • 대표전화 : 042-389-0087
  • 팩스 : 042-389-008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송광석
  • 법인명 : 굿모닝충청
  • 제호 : 굿모닝충청
  • 등록번호 : 대전 아00326
  • 등록일 : 2019-02-26
  • 발행인 : 송광석
  • 편집인 : 김갑수
  • 굿모닝충청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굿모닝충청.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mcc@goodmorningcc.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