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초 악수'에 감읍하는 대통령실
'40초 악수'에 감읍하는 대통령실
억지로 '40'이란 숫자를 꿰어 맞추며 외교 성과 부풀리기
  • 조하준 기자
  • 승인 2023.10.25 18:25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5일 윤석열 대통령과 사우디아라비아 빈 살만 왕세자가 서로 작별할 때 '40초 악수'를 나눈 것에 대한 기성 언론들의 기사. 대통령실의 홍보 자료를 받아쓰기한 기사들만 즐비하다.(출처 : 네이버 뉴스창 갈무리/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25일 윤석열 대통령과 사우디아라비아 빈 살만 왕세자가 서로 작별할 때 '40초 악수'를 나눈 것에 대한 기성 언론들의 기사. 대통령실의 홍보 자료를 받아쓰기한 기사들만 즐비하다.(출처 : 네이버 뉴스창 갈무리/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대통령실의 윤석열 대통령과 모하메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간 정상회담을 두고 ‘오글거리는’ 성과 자랑을 하고 그걸 또 기성 언론들이 그대로 무비판적으로 받아적는 모습을 보여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대통령실은 ‘40’이란 숫자에 꽂혔는지 온갖 미사여구를 동원해 가며 윤 대통령의 외교적 성과를 부풀리기에 급급했다.

25일 대통령실은 윤석열 대통령과 모하메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작별하면서 40초간 악수한 것과 관련해 “(지난해 모하메드 왕세자 방한 당시) 40분 독대, 40조 MOU가 떠올랐다”고 밝혔다. 핵심은 윤석열 대통령과 빈 살만 왕세자가 헤어지면서 40초 동안 악수한 것 뿐이고 나머지는 모두 대통령실의 억지 연상에 불과한 내용이다.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25일(현지시간) 도하 프레스센터에서 “작년에 대통령의 관저 이사 이후에 첫 손님으로 모하메드 왕세자를 초대했다”며 “그 만남이 대통령과 가족의 진심이 머무는 곳에서 이뤄졌고, 40분 동안 이어진 이 단독 회담 후에 40조 MOU가 발표됐다”고 말했다.

이어 “사우디 왕세자가 직접 대통령이 머무는 숙소에 오고, 또 직접 차량을 운전하고, 행사장 내내 대통령 곁을 지킨 그 이유에 대해 저는 ‘신뢰’라고 결론을 내렸다”며 “혁신으로, 첨단 산업으로 나라를 전환시키는 데 대한민국이 최적의 파트너임을 직접 정상이 보여주는 신뢰의 상징”이라고 했다고 한다.

결국 핵심은 윤석열 대통령과 빈 살만 왕세자가 헤어지면서 40초 동안 악수를 한 것 뿐이고 나머지는 작년에 있었던 일을 억지로 ‘40’이란 숫자에 맞추어서 끼워넣은 것에 불과하다. 대통령실은 이걸 외교적 성과라고 브리핑을 하고 있고 기성 언론들은 그저 복사기처럼 무비판적으로 받아적기만 하는 어처구니 없는 현실이 2020년대에 벌어진 셈이다.

그리고 MOU라는 것은 양해각서로 법적 구속력이 없는 문서이다. 대체로 중동권 국가에서는 이 MOU를 수시로 남발하는 경향이 많아 주의를 요한다. MOU는 직설적으로 말하면 “생각해 본다.” 정도의 의미에 불과하다. 즉, 사우디아라비아 측에서 우리나라에 40조 원어치 투자를 생각해 본다는 뜻이지 정말로 투자를 이행한다는 뜻이 아니다.

정말 사우디아라비아 측에서 40조 원어치 투자를 할 의향이 있었다면 1년이 지난 지금 쯤 어떤 후속타가 있어야 하는데 여전히 중동발 투자에 대해선 깜깜 무소식인 상황이다. 올해 초 아랍에미리트에서 끌어왔다는 그 300억 달러 투자 역시 지금도 깜깜 무소식이다.

또 김은혜 홍보수석은 "윤 대통령이 킹 사우드대 강연에서 '선조 아라비아인들이 인류 문명을 풍요롭게 한 동서 교류를 주도했다는 사실을 잊지 말라'고 한 것은 참모들도 예상치 못했던 즉석 언급이었다"며 "미래를 짊어질 청년들에게 번영의 미래를 누가 가져다줄 수 있는지 역사를 통해, 그리고 그날 현장에서 눈으로 보는 현재를 통해 확인하라는 메시지였다"라고 강조했다.

또 김 수석은 "이번 순방으로 윤 대통령의 취임 이후 100조 원의 운동장이 중동에서 만들어졌다"며 "이는 국민과 기업이 마음껏 뛸 수 있게 하자. 그래서 더 잘 살 수 있는 미래를 앞당기자는 게 윤 대통령이 열사의 땅에 온 이유"라고 말했다고 한다. 역시 온갖 미사여구를 다 동원했지만 별로 알맹이는 없다. 그 자랑스럽게 언급한 네옴시티 건설 수주 역시 실체는 MOU였기 때문이다.

다시 한 번 상황을 정리하자면 대통령실은 빈 살만 왕세자가 윤 대통령과 ‘40초’씩이나 악수한 것을 두고 크게 감읍해서 억지로 ‘매직넘버 40’ 같은 소리를 하며 40조 MOU, 40분 독대 같은 작년의 일을 꿰어맞추며 외교 성과를 뻥튀기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역설적으로 얼마나 얻은 성과가 없으면 이런 것까지 다 끌어들이나 싶을 정도다. 하지만 그럼에도 기성 언론들 대다수는 복사기처럼 대통령실의 홍보 자료를 무비판적으로 받아쓰기만 하고 있다. 없는 성과를 억지로 부풀리는 대통령실도 문제지만 그에 대한 비판 제기가 없는 기성 언론들은 더 큰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어 보인다.

문재인 정부에서 만일 이런 상황이 벌어졌어도 언론들의 태도가 과연 지금과 같을 것인지 생각해보지 않을 수가 없다. 기성 언론들의 보도 행태를 보고 많은 시민들이 왜 “문재인 정부 때 이랬으면 그래도 이렇게 쓸 것이냐?”고 묻는 것인지 그들 스스로가 생각하고 또 생각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훙악한 부부 2024-05-05 08:31:45
부인은 주식 투자가들 등쳐먹고, 남편은 기생 언론으로 국민들 등쳐먹고. 어울리는 한쌍이야.

  • 굿모닝충청(일반주간신문)
  • 대전광역시 서구 신갈마로 75-6 3층
  • 대표전화 : 042-389-0080
  • 팩스 : 042-389-008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송광석
  • 법인명 : 굿모닝충청
  • 제호 : 굿모닝충청
  • 등록번호 : 대전 다 01283
  • 등록일 : 2012-07-01
  • 발행일 : 2012-07-01
  • 발행인 : 송광석
  • 편집인 : 김갑수
  • 창간일 : 2012년 7월 1일
  • 굿모닝충청(인터넷신문)
  • 대전광역시 서구 신갈마로 75-6 3층
  • 대표전화 : 042-389-0087
  • 팩스 : 042-389-008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송광석
  • 법인명 : 굿모닝충청
  • 제호 : 굿모닝충청
  • 등록번호 : 대전 아00326
  • 등록일 : 2019-02-26
  • 발행인 : 송광석
  • 편집인 : 김갑수
  • 굿모닝충청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굿모닝충청.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mcc@goodmorningcc.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