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하산' 관광공사 부사장의 끝없는 실언 논란
'낙하산' 관광공사 부사장의 끝없는 실언 논란
- '부산 촌동네' 발언 및 '낙하산' 발언에 이어 '대통령 만든 사람' 발언까지
- 결국 관광공사 감사 종료 시까지 직무 정지 돼
  • 조하준 기자
  • 승인 2023.11.01 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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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31일 MBC 단독 보도로 알려진 이재환 한국관광공사 부사장의 잇단 실언. 그는 스스로를 '대통령을 만든 사람'이라 뻐기고 다녔다.(출처 : MBC 뉴스 영상 갈무리/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10월 31일 MBC 단독 보도로 알려진 이재환 한국관광공사 부사장의 잇단 실언. 그는 스스로를 '대통령을 만든 사람'이라 뻐기고 다녔다.(출처 : MBC 뉴스 영상 갈무리/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부산을 ‘촌동네’라고 발언하고 스스로를 ‘낙하산 인사’라 자칭해 물의를 빚었던 이재환 한국관광공사 부사장이 국회 국정감사에선 자신의 발언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변명했다. 그런데 10월 31일 MBC 단독 보도로 이 부사장이 직원들 앞에서 또 다른 문제의 발언을 했던 사실이 확인됐다. 실무 직원들을 꾸짖는 자리에서 자신이 "대통령을 만든 사람"이라고 했다고 한다.

부산의 해운대 블루라인 파크에 한국관광공사는 휴가철이 시작된 지난 7월에 홍보관을 설치했다. 그런데 이재환 부사장은 8월 21일 한국방문의해 홍보 회의에서 “부산 시골에서 왜 했습니까. 아무도 없는 촌동네 이름 뭐야? (송정정거장. 외국인들이 많이 오는 핫플...) 외국인이 어떻게 많이 와. 90% 서울에 있는데. 나머지 10%가 16개 시도로 가고.”라고 했다.

한국방문의해, 세계박람회 유치를 동시에 홍보하기 위한 전략적인 입지였지만, 이재환 부사장은 오히려 '촌동네인 부산'을 지원해주는 거냐며 실무진을 질타했다. 당시 그는 “왜 거기서 하는 거야? 동네 행사해? 지금 부산 깔아주는 거야? 거기서 왜 그런 걸 막 해.”고 발언했다.

2030 부산 엑스포
돈이 없다는 핑계를 대며 부산에 관광공사 광고판을 없애라고 지시하는 이재환 한국관광공사 부사장.(출처 : MBC 뉴스 영상 갈무리/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이재환 부사장은 2030 세계박람회 부산 유치를 위한 대통령 특사단으로 몰디브도 방문했다. 그런데 정작 그는 8월 21일 회의에서 “<옥외 광고는 일단은 서울하고 부산.> 왜 자꾸 부산에다 해요. 돈이 남아돌아서 부산까지 할 여력이 있으면 되지만, 부산 이제 그만해.”고 하며 부산에 관광공사 광고판까지 없애라고 지시하는 만행을 저질렀다.

2030 부산 엑스포는 제쳐두고, 한국방문의해 홍보에만 이렇게 열을 올리는 이유가 궁금해지는데 역시 그 회의 중 나온 이재환 부사장의 발언에 답이 있었다. 그는 “이건 우리 공사의 전사적 업무로 보셔야 된다니까요. 이거 엄청 큰 거라니까. 아니, 대한민국을 리드하는 두 분이 여기 오셨잖아.”고 했다. 그 두 분은 과연 누구인가?

2030 부산 엑스포는 찬밥 취급하고 한국방문의해 홍보에만 열을 올리는 이재환 부사장의 행태는 김건희 여사 눈에 잘 들기 위함으로 의심된다.(출처 : MBC 뉴스 영상 갈무리/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바로 한국방문의해 위원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명예위원장 영부인 김건희 여사였다. 실제로 이 부사장은 그 자리에서 “이부진과 영부인 오셨잖아요. 그런데 한국방문의해에 대해서 몰라. 사람들이 몰라요.”고 했다. 즉, 김건희 여사 눈에 잘 들기 위해서 그녀가 명예위원장을 맡고 있는 한국방문의해 홍보에 열을 올리고 2030 부산엑스포는 찬밥 취급하는 것으로 보인다.

또다른 공식석상에서 이 부사장은 또 자신을 '낙하산'이라고 칭하며 임명해 주신 분께 잘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지난 5월 15일 부사장-노조 간담회에서 그는 “우리 대통령은 국민이 선택한 5년 임기제 대통령입니다. 저는 잘 아는 것처럼 낙하산으로 왔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저도 제 임기제를 임명해 주신 분을 잘 또, 그분은 또 국민이 임명해 주신 분이니까, 선출해 주신 분이니까 잘 해야 할...”이라 했다.

지난 5월 15일 한국관광공사 부사장-노조 간담회에서 스스로를 '낙하산 인사'라 지칭한 이재환 부사장.
지난 5월 15일 한국관광공사 부사장-노조 간담회에서 스스로를 '낙하산 인사'라 지칭한 이재환 부사장.(출처 : MBC 뉴스 영상 갈무리/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자신이 대통령의 ‘낙하산’이라고 자랑스럽게 떠들고 있는 셈이다. MBC 보도에 따르면 이재환 부사장은 작년 11월, 한국관광공사 본부장 공개모집 절차를 거쳐 입사했다고 한다. 그런데 입사 직후 관광산업본부장과 함께 부사장 직책까지 맡았다. 이 놀라운 초고속 승진은 어떻게 하면 가능한 것인가? 본래 부사장 자리는 본부장 중 선임자가 맡던 자리였다고 한다.

심지어 관광공사는 두 달 뒤 사규까지 고치면서 본부장 위, 부사장 자리를 새로 만들었다고 한다. MBC와 인터뷰에 응한 변정섭 한국관광공사 노조위원장은 “예전에는 없던, 사실 특혜거든요. 이분이 어떤 정치적인 백그라운드가 있어서 없던 제도가 만들어지기도 하고, 직원들이 생각했을 때는 '아, 뭔가 있구나.'”고 증언했다.

MBC 보도에 따르면 이재환 부사장은 강원도 원주시 반곡동에 있는 본사와 서울의 지사에 각각 사무실을 두고 관용차로 K7과 카니발 두 대를 굴리고 있으며 그의 위세는 사장까지 위협할 정도라는 소문이 돌 정도라고 한다. 그러나 관광공사 사규에 적시된 부사장의 역할은 사장을 보좌하는 것, 실무적인 경영권은 없다.

그럼에도 이재환 부사장은 5월 15일 부사장-노조 간담회에서 “경영에 대한 의사결정은 오롯이 제가 할 겁니다. 제가 경영에 당연히 관여하는 것이 제가 직무유기를 안 하는 것이죠.”고 했다. 그러나 정작 김장실 한국관광공사 사장은 다음 날 사장-노조 간담회에서 그런 사실이 없다고 했다.

이재환 한국관광공사 부사장은 평소 자신의 정계 인맥을 과시하고 다녔는데 권영세 전 통일부장관도 그 중 한 사람이다.
이재환 한국관광공사 부사장은 평소 자신의 정계 인맥을 과시하고 다녔는데 권영세 전 통일부장관도 그 중 한 사람이다.(출처 : MBC 뉴스 영상 갈무리/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그 외에도 이재환 부사장은 원희룡 국토부장관을 선배라고 부르고, 오세훈 서울시장을 안 지는 15년 넘었다고 자랑하듯 말하며 ‘좋은 네트워크’를 안팎으로 자랑하고 다녔다. 이들 외에도 같은 고등학교 동문인 권영세 전 통일부장관과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서울 송파구 을), 주진우 대통령실 비서관 등도 언급됐다.

급기야 그는 윤석열 대통령까지도 언급했으며 그것도 모자라 아예 자신이 대통령을 만든 사람이라고 자랑까지 했다. 지난 8월 21일 한국방문의해 홍보 회의에서 그는 “바보입니까? 제가 이 마케팅 기획, 공보 전문가예요. 아니, 그래서 대통령을 만든 사람이고, 도지사를 만든 사람 아닙니까. 시장도 만들고.”라고 했다. 자신이 윤석열이란 인물을 대통령으로 만드는데 기여했다는 주장이다.

그의 과거 발언들이 잇달아 국정감사에서 공개되자 이 부사장은 처음엔 진의가 왜곡됐다, 악마의 편집이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그러다가 2차 국정감사가 시작되자 몸이 아프다며 출석에 응하지 않았다. 국회 문체위는 이재환 부사장을 국회모욕과 위증 혐의로 고발했고, 문화체육관광부는 감사를 벌이기로 했다. 한편, 이재환 부사장이 인맥으로 언급했던 정치권 인사들은 관계가 과장됐다고 답변했다고 한다.

그리고 같은 날 서울신문 단독 보도에 따르면 이재환 한국관광공사 부사장이 직무 정지되었다고 한다. 관광공사의 한 관계자가 31일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문화체육부관광부로부터 이재환 부사장에 대한 감사 요청이 공식 접수됐다”며 “이에따라 오늘(31일)부터 부사장과 관광산업본부장 지위에서 공식 직무 정지됐다”고 밝혔다고 한다.

아마도 이재환 부사장의 발언이 역린(逆鱗)을 건드렸기 때문이 아닌가 의심이 되는 부분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안철수 의원과의 관계에서도 볼 수 있듯이 절대 자신이 남의 도움을 받아 대통령이 되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일개 한국관광공사란 공기업의 부사장에 불과한 사람이 스스로를 ‘대통령을 만든 사람’이라고 자칭했으니 그 결말이야 불 보듯 뻔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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