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천년의 세월을 담다 255] 나무의 품격…서산시 해미면 동암리 소나무
[나무, 천년의 세월을 담다 255] 나무의 품격…서산시 해미면 동암리 소나무
  • 채원상 기자
  • 승인 2023.11.05 12:4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굿모닝충청 글 윤현주 작가, 사진 채원상 기자] 우리는 종종 ‘품격’이라는 단어를 쓴다.

사람의 성품이나 장소, 사물이 지닌 품위를 이야기할 때 품격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데 품격이 높다는 건 그만큼 가치를 높이 평가한다는 의미다.

인품이 좋은 사람을 품격이 높은 사람이라 하고, 가치가 있는 상품을 품격있는 제품이라 하는 것처럼 말이다.

사람에게 있어 품격이란 성격과 성품, 품위라면 나무의 품격은 아름다움이다.

외형적으로 드러나는 아름다움은 물론이고 생(生)을 통해 쌓은 내공 또한 나무의 품격을 결정짓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나는 가끔 보호수를 보며 그 품격에 감탄하곤 하는데 서산시 해미면 동암리 소나무 앞에서 ‘나무의 품격’을 새삼 실감할 수 있었다.

400여 년 전 경주김씨 영유공파 문중에서 조상의 묘를 조성한 후 심은 것이라 전해지는 동암리 소나무는 누군가가 정성껏 돌보던 나무였을 것으로 짐작한다.

오래전 우리 선조들은 조상의 무덤가에 나무를 심어 정성껏 가꿨다.

이 나무를 잘 가꾸는 것이 돌아가신 부모에게 못다 한 효도를 하는 것이라 여겼기에 정성을 다했다.

이렇듯 누군가의 마음을 담아 세상에 뿌리는 내린 동암리 소나무는 유난히 넓은 수관폭을 자랑한다.

여기서 말하는 수관폭이란 나무의 가지와 잎이 달린 최대 폭을 이야기하는 것인데 수관폭이 넓다는 것은 줄기가 견뎌야 하는 삶의 무게가 커진다는 의미이다.

끊임없이 흔들리며 살아야 하는 것이 나무의 운명이라 했을 때 넓은 수관폭을 가지고 있다는 건 때때로 버거운 현실이 된다.

바람에 거세지면 질수록 더 많이 휘청거렸을 테고, 쓰러지지 않기 위해서는 더욱 뿌리를 단단히 내려야 했을 테니 말이다.

그래서인지 넓게 드리운 소나무 그늘이 모진 바람과 비바람 속에서도 거뜬히 살아남는 이는 영광처럼 느껴졌다.

고난 속에서 삶을 일궈낸 이만이 가질 수 있는 품격이 수형으로 보여지는 것이다.

사람의 품격 또한 나무와 별반 다르지 않을 것 같다.

그게 무엇이든 자신에게 닥친 어려움을 기꺼이 이겨낸 사람은 그만큼의 깊이와 넓이를 가지게 되니 말이다.

흔들리는 것은 고통스러운 일이지만 고통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는 결과물이 존재한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나침판은 흔들리면서 길을 찾고 배는 파도 속에서 끊임없이 흔들려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것처럼.

서산시 해미면 동암리 산25-3 소나무 373년 (2023년)

[나무, 천년의 세월을 담다]는 충청남도 지원을 받아 제작했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굿모닝충청(일반주간신문)
  • 대전광역시 서구 신갈마로 75-6 3층
  • 대표전화 : 042-389-0080
  • 팩스 : 042-389-008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송광석
  • 법인명 : 굿모닝충청
  • 제호 : 굿모닝충청
  • 등록번호 : 대전 다 01283
  • 등록일 : 2012-07-01
  • 발행일 : 2012-07-01
  • 발행인 : 송광석
  • 편집인 : 김갑수
  • 창간일 : 2012년 7월 1일
  • 굿모닝충청(인터넷신문)
  • 대전광역시 서구 신갈마로 75-6 3층
  • 대표전화 : 042-389-0087
  • 팩스 : 042-389-008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송광석
  • 법인명 : 굿모닝충청
  • 제호 : 굿모닝충청
  • 등록번호 : 대전 아00326
  • 등록일 : 2019-02-26
  • 발행인 : 송광석
  • 편집인 : 김갑수
  • 굿모닝충청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굿모닝충청.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mcc@goodmorningcc.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