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쳐 인사이드] 붕어빵은 왜 저렴해야 할까?
[컬쳐 인사이드] 붕어빵은 왜 저렴해야 할까?
  •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
  • 승인 2023.11.10 13:2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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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마다 판박이 표현 같은 보도 프레임이 반복되는 소재가 있다. 붕어빵이 대표적이다. 해마다 찬 바람이 불면 붕어빵 관련 기사가 나온다. (자료사진: 게티이미지뱅크/ 굿모닝충청=김갑수 기자)
계절마다 판박이 표현 같은 보도 프레임이 반복되는 소재가 있다. 붕어빵이 대표적이다. 해마다 찬 바람이 불면 붕어빵 관련 기사가 나온다. (자료사진: 게티이미지뱅크/ 굿모닝충청=김갑수 기자)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 계절마다 판박이 표현 같은 보도 프레임이 반복되는 소재가 있다. 붕어빵이 대표적이다. 해마다 찬 바람이 불면 붕어빵 관련 기사가 나온다. 단골로 등장하는 아웃라인은 붕어빵 가격이 비싸다는 것. 이를 통해 서민 물가를 염려하는 애정이 어린 태도를 보인다. 올해도 어김이 없다.

최근 붕어빵 한 개에 1000원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결론은 매우 비싼 붕어빵이라는 것이다. 물론 처음부터 비싸다고 본 것은 아니다. 3개에 1500원이니 개당 500원인데, 이미 붕어빵 1개에 500원이라는 보도는 작년에 이미 등장했다.

500원이라면 이미 다른 지역에는 1000원이기 때문에 이 정도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그런데 이 보도에는 반전이 있었다. 6개에 6000원이어서 반가웠는데 정작 그 크기를 보고 크게 실망했다는 것이다. 즉, 수량만 많았을 뿐 내용물이 함량 미달이라는 결론이었다.

이런 사연은 흔히 접할 수 있는 광경이고, 누구나 한 번쯤 겪었을 일이다. 그러므로 붕어빵의 크기 미달로 실망을 한 것은 안타까운 일로 공감할 수 있다. 그런데 애초에 사연의 당사자가 그곳으로 달려간 것은 붕어빵의 숫자 때문이었다. 하지만, 붕어빵은 꼭 여러 개 사 먹어야 하는 것일까?

그런 고정된 인식 때문에 붕어빵 점포도 함정에 빠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볼 일이다. 가격은 낮추고 붕어빵 숫자를 늘리면 처음에는 눈길을 끌 수 있지만, 곧 외면을 받을 여지가 커진다. 누구의 탓도 아니다. 그만큼 붕어빵은 이제 저렴할 수 없는 객관적 조건 속에 있기 때문이다.

그 가격에 비해 내용물이 함량 미달이거나 1개에 1000원인 붕어빵을 비싸게 여기는 경향은 예전의 생각 때문일 것이다. 아마도 과거의 생각에는 1000원에 퉁퉁한 5~6개의 맛있는 붕어빵을 주었으니 말이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10개도 주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이런 기억은 과거로 이제 잊어야 한다. 무엇보다 붕어빵은 저렴해야 한다는 생각이 오히려 붕어빵을 사라지게 하는 것은 물론 붕어빵을 파는 점포도 어렵게 한다.

생각해보면, 우리가 붕어빵에 대해서 열광하고, 나아가 집착하는 것은 각별한 애정 때문일 것이다. 그만큼 매우 특별한 가치를 지니는 붕어빵이라고 할 수 있다. 추운 겨울에 같이 먹을 수 있는 별미이자 서민의 배를 채워주던 국민 간식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대상은 오히려 그 가치를 생각해 특별하게 대접할 필요가 있다. 만약 붕어빵을 정말 사랑하고 좋아한다면, 그것에 대한 적절한 가격을 지불하는 것이 마땅하다. 누구나 인지할 수 있듯이 고물가 시대라 온갖 식재료가 다 올랐다. 팥은 물론이고 설탕, 밀가루는 말할 것도 없다.

더구나 붕어빵을 만드는 이들은 대기업 프랜차이즈 빵집이 아니다. 규모의 경제를 이뤄 저렴하게 빵을 파는 대기업도 가장 저렴한 단팥빵 하나가 1000원짜리는 없다. 붕어빵이 하나에 1000원이라고 해도 살찐 붕어면 족하다. 이런 붕어빵이라면 오히려 다른 단팥빵보다 훨씬 맛이 있을 수밖에 없다.

비록 만 원에 10개라도, 풍만하고 맛 좋은 붕어빵이라면 충분한 만족을 준다. 사실 이는 붕어빵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우리는 SNS에 우리가 좋아하고 사랑하는 음식을 저렴하게 먹을 수 있는 식당이나 점포 등을 올리는 경향이 있다. 저렴하고 푸짐한 음식을 접한다면 충분히 자랑거리다. 하지만 음식에는 식재료와 노동력 그리고 감가삼각비, 임대료 등이 들어간다.

저렴하다는 것은 누군가의 희생을 토대로 하는 것이다. 더구나 우리 몸에 들어가는 음식을 저렴하게 먹으려고 하는 경향이 바람직하지 않다. 특히, 농산물 가격도 마찬가지다. 좋은 농산물을 제값에 사서 먹는 것이 중요하다. 그것이 서로 상생하는 길인데, 아직도 지역 농산물은 저가에 묶어 놓으려 한다. 이렇게 우리는 아직도 박정희 시대의 프레임에 갇혀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문화정보콘텐츠학 박사-카이스트 미래 세대 행복위원회 위원.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문화정보콘텐츠학 박사-카이스트 미래 세대 행복위원회 위원.

즉, 그것은 서민 음식은 저렴해야 한다는 프레임이다. 산업화 시대에서 벗어나 웰빙과 워라밸 시대에 이제 서민 음식은 저렴함이 아니라 적절한 가격을 주고 충분히 만족하고 같이 행복한 음식이어야 한다.

이제 붕어빵도 과거 산업화 시대 프레임에서 해방되어야 한다. 프랜차이즈 빵집에서조차 좋은 단팥빵은 몇 천 원 하는 시대에 우리가 사랑하는 붕어빵은 언제나 값싸게 존재할 순 없는 것이다. 앞으로 붕어빵을 내세워 서민 물가를 걱정하는 척하는 언론 보도도 바뀌어야 한다. 그런 태도가 서민의 행복에 전혀 기여하지 못하고, 오히려 붕어빵에 대한 실망감과 외면을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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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2023-11-13 09:23:47
금리 좀 올려라.... 에휴... 물가 때문에 짜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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