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쟁여두고 해 바꿔 사용, 또 논란된 검찰 특수활동비
현금 쟁여두고 해 바꿔 사용, 또 논란된 검찰 특수활동비
부산 내 3개 검찰청에서 명백한 국가재정법 위반 사례 확인
  • 조하준 기자
  • 승인 2023.11.10 16: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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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부산MBC 보도로 부산의 3개 검찰 기관에서 한 해 쓰고 남은 특수활동비를 국가에 반납하지 않고 모아뒀다가 새 예산을 받기 전에 현금으로 꺼내 쓴 사실이 밝혀졌다.(출처 : 부산MBC 뉴스 영상 갈무리/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지난 9월 한동훈 법무부장관이 지침에 따라 폐기되어 없다고 했던 2017년 1월부터 8월까지 특수활동비 자료가 부산에서 발견된 사실을 알렸던 부산MBC가 지난 9일 검찰 특수활동비와 관련해 또 하나의 중요한 보도를 했다. 바로 검찰이 쓰고 남은 특수활동비를 쟁여놨다가 쓴 사실이다.

본래 공공기관은 한 해 불용 예산을 연말에 반드시 반납하고 해가 바뀌면 다시 새 예산을 지급받아야 하는데 검찰이 쓰고 남은 특활비를 쟁여놨다가 새 예산을 받기 전에 현금으로 뽑아 썼다는 것이다. 이는 당연히 현행법 위반이다. 

부산의 검찰 기관은 연제구 거제동에 위치한 부산지방검찰청, 부산고등검찰청과 강서구 명지동에 위치한 부산지방검찰청 서부지청, 해운대구 재송동에 위치한 부산지방검찰청 동부지청을 말한다. 이 중 연제구 거제동에 위치한 부산지방검찰청 본청과 부산고등검찰청은 같은 건물을 쓰고 있다.

2018년부터 2022년까지 5년 동안 특수활동비 불용액이 0원이라고 국회에 보고했던 검찰. 과연 사실일까?
2018년부터 2022년까지 5년 동안 특수활동비 불용액이 0원이라고 국회에 보고했던 검찰. 과연 사실일까?(출처 : 부산MBC 뉴스 영상 갈무리/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부산MBC 보도에 나온 상세한 전말은 다음과 같다. 대검찰청은 매달 각 지역 검찰에 특수활동비를 정기 지급한다. 각 지역 검찰청은 매월 쓰고 남은 특수활동비를 모아뒀다가 연말에 반납해야 한다. 검찰은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전국 65개 검찰청이 반납한 특수활동비 불용액이 0원이라고 국회에 보고했다. 쓰고 나면 특활비가 한 푼도 없고 내년으로 이월된 금액도 없다는 것이다.

이에 부산MBC 측에서 검찰의 이 주장이 사실인지 여부를 검증했다. 이 기간 동안 대검찰청은 대략 1월 중순에 전국 검찰청에 특수활동비를 입금했다. 직전에 쓰고 남은 돈이 있다면 모두 반납해야 하기 때문에 이 날짜 이전에 각 지검청 계좌 잔액은 0원이어야 마땅하다.

2019년 1월 부산고검의 특수활동비 집행 내역. 이 해 특수활동비는 1월 14일에 지급되었는데 그 이전에 특수활동비를 쓴 것이 3번이나 기록되어 있다.(출처 : 부산MBC 뉴스 영상 갈무리/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그런데 부산 고검은 2019년 1월 4일, 8일과 10일에 특수활동비를 현금으로 집행했다. 확인된 액수는 4일에 20만 원, 8일에 100만 원, 10일에 100만 원이었다. 2019년 1월분 특수활동비는 14일에 지급됐는데 그 이전에 현금을 집행한 내역이 남은 것이다. 직전 연도에 쓰고 남은 특수활동비를 반납하지 않고 모아뒀다가 현금으로 꺼내 썼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부산MBC 확인 결과 부산의 3개 검찰기관에서
부산MBC 확인 결과 부산의 3개 검찰기관에서 특수활동비를 미반납하고 새 특수활동비 지급 전에 쓴 것이 총 22건이고 액수로 1,263만 8,000원이라고 한다.(출처 : 부산MBC 뉴스 영상 갈무리/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2018년부터 2020년까지 부산의 3개 검찰기관에서 이렇게 현금으로 집행한 것이 모두 22건이고 액수는 1,263만 8,000원이었다. 검찰은 최근 국정감사에서 특활비를 반납하지 않은 점은 인정했지만 법 위반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지난 10월 23일 이원석 검찰총장은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서울 은평구 갑)의 특활비 관련 질의에 “지출결의에 대해서 회계부서에서는 다 나온 것이기 때문에 그것이 이제 ‘집행됐다’ 이렇게 하고, 이미 지출된 것으로 정리를 해서 연초에 사용하는 겁니다.”고 답했다.

그러나 이원석 검찰총장의 설명과 달리 국가재정법에는 분명히 회계 연도 독립의 원칙 뿐 아니라 남은 예산은 다음 회계 연도 1월 20일까지 반드시 국고에 반납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결국 이원석 검찰총장은 법 조문을 아전인수(我田引水)로 해석해 자신들의 범법 행위를 비호하고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국가재정법에는 회계 연도 독립의 원칙 뿐 아니라 남은 예산은 다음 회계 연도 1월 20일까지 반드시 국고에 반납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출처 : 부산MBC 뉴스 영상 갈무리/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이에 세금도둑잡아라 대표 하승수 변호사는 “집행 내용 확인서 제도를 악용해서 일종의 ‘현금 저수지’를 만들고 그 현금을 마음대로 쓰다가 남으면 그 다음 해로 넘기게 되는 이런 구조가 있다는 걸 저희가 이번에 확인하게 됐고요.”라고 지적했다. 즉, 검찰이 집행 내용 확인서 제도를 악용해 특수활동비를 마음대로 전용(轉用)하고 있다는 뜻이다.

한동훈 법무부장관은 지난 2일 국회에 출석해 특활비 집행 지침을 다른 기관 수준으로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드러난 검찰의 초법적인 특수활동비 집행 실태는 투명한 공개가 시급하다는 사실을 충분히 보여주고 있다. 

검찰이 이렇게 대놓고 법을 어기며 특수활동비를 마음대로 전용할 수 있었던 것은 그 동안 그들이 통제를 받지 않았기 때문이라 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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