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천년의 세월을 담다 262] 노거수의 가치…부여군 은산면 홍산리 느티나무
[나무, 천년의 세월을 담다 262] 노거수의 가치…부여군 은산면 홍산리 느티나무
  • 채원상 기자
  • 승인 2023.11.24 08: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굿모닝충청 글 윤현주 작가, 사진 채원상 기자] 부여군 은산면 홍산1리 마을회관 앞에는 500여 년을 훌쩍 넘긴 느티나무가 있다.

멀리서도 한눈에 노거수임을 짐작할 수 있는 20m 수고의 느티나무는 한 아름이 넘는 둥치와 탄탄히 뻗어 올린 가지가 기품을 자아낸다.

가까이 다가서 보니 세월을 덧입은 느티나무는 노거수만이 가질 수 있는 위용을 한껏 펼쳐내고 있었다.

깊게 주름진 거친 수피 위에 살포시 내려앉은 이끼는 생명력을 뿜어냈다.

문득 ‘나무의 늙음은 낡음이나 쇠퇴가 아니라 완성이다’라는 김훈 작가의 글귀가 떠올랐다.

노거수만이 품을 수 있는 포용력과 낙낙함이 나무 가득 스며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이러한 노거수가 사라지고 있는 현실이 안타까웠다.

우리나라 지역 곳곳에는 수많은 노거수가 자라고 있다. ‘산림보호법’에 따라 학술적 가치가 높거나 보존 가치가 있는 나무는 보호수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지만 사실 이는 노거수 중 극히 일부일 뿐이다.

수형이 아름답고, 이야기를 품고 있는 노거수라 할지라도 보호수로 지정되지 않은 나무들은 방치되거나 개발에 떠밀려 사라지고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그래서 부산시 동구에서는 얼마 전 ‘아름다운 나무 보호 및 관리’ 조례를 제정해 노거수에 대한 보호정책을 마련해 가고 있다고 한다.

‘아름다운 나무 보호 및 관리’ 조례는 보호수로는 지정되지 않았지만, 의미가 깊은 나무를 보존하기 위한 것으로 조례가 제정됨에 따라 기초자치단체에서 역사와 생태적 가치를 조사해 ‘아름다운 나무’로 지정, 관리할 수 있게 되었다.

지역 주민이 요청할 경우 전문가의 의견을 통해 아름다운 나무로 지정할 수 있고, 지정된 나무가 포함된 땅의 주인이 매각을 희망할 경우에는 구가 우선 매입해 녹지로 조성할 수도 있다.

혹자는 노거수 한 그루를 지키는 것이 뭐가 그리 대단한 일이냐며 나무는 나무일 뿐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지역을 브랜딩하기 위해 스토리를 찾아내려는 노력이 붐처럼 일고 있고, 도심 속 자연의 필요성이 대두되며 일부러 도심공원을 조성하는 이 시대에는 노거수를 단순히 나무라 단정할 수 없다.

주거지와 함께 성장해 온 노거수는 마을의 자산이며 오래도록 회자 될 이야기로 남을 수 있는 가치를 품고 있다.

그래서였을까? 세 갈래 길 중앙에 우뚝 선 이 느티나무에 대해 아는 사람은 찾을 수 없었지만 허탈함은 없었다.

오래도록 일상을 함께해 온 이 나무가 마을을 지켜준다는 주민들의 굳건한 믿음과 쉽게 볼 수 없는 귀한 나무라는 이야기에 적어도 이 나무는 사람에 의해 베어지지 않겠구나, 싶은 맘에 슬며시 웃음이 새어 나왔을 뿐이다.

부여군 은산면 홍산리 319 느티나무 516년 (2023년)

[나무, 천년의 세월을 담다]는 충청남도 지원을 받아 제작했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굿모닝충청(일반주간신문)
  • 대전광역시 서구 신갈마로 75-6 3층
  • 대표전화 : 042-389-0080
  • 팩스 : 042-389-008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송광석
  • 법인명 : 굿모닝충청
  • 제호 : 굿모닝충청
  • 등록번호 : 대전 다 01283
  • 등록일 : 2012-07-01
  • 발행일 : 2012-07-01
  • 발행인 : 송광석
  • 편집인 : 김갑수
  • 창간일 : 2012년 7월 1일
  • 굿모닝충청(인터넷신문)
  • 대전광역시 서구 신갈마로 75-6 3층
  • 대표전화 : 042-389-0087
  • 팩스 : 042-389-008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송광석
  • 법인명 : 굿모닝충청
  • 제호 : 굿모닝충청
  • 등록번호 : 대전 아00326
  • 등록일 : 2019-02-26
  • 발행인 : 송광석
  • 편집인 : 김갑수
  • 굿모닝충청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굿모닝충청.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mcc@goodmorningcc.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