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의 신] 몇 십 년 후 돌아 봤을 때 ‘후회’하지 않을…
[공부의 신] 몇 십 년 후 돌아 봤을 때 ‘후회’하지 않을…
  • 김혜리
  • 승인 2015.07.14 10:5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김혜리 대전외고졸업/서울대입학

[굿모닝충청 김혜리 서울대 인문학부 합격] 2012학년도 수능을 본 날, 허무함과 허탈함에 눈물도 나지 않았다. 모든 것이 꿈인 것만 같았고 꿈이어야만 했다.

고등학교 3년간 나름대로 열심히 공부했음에도 불구하고, 가장 중요한 수능에서 나는 만족할만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다른 과목들은 모두 잘 봤음에도 불구하고, 한 문제의 실수는 돌이킬 수 없는 결과가 되고 말았다. 원하는 학교에 합격해서 너무나도 행복해하는 친구들을 보면서 나는 우울함과 절망 속에서 헛된 시간만 보냈다. 결국 나는 내가 원하던 학교는 최종 불합격이 되고, 점수에 맞춰서 지원한 학교에 합격해 등록금까지 냈다.

부모님, 선생님을 비롯한 주위의 모든 사람이 내가 ‘재수’를 하는 것을 반대했다. 재수라는 건 쉬운 일이 아니고, 재수를 한다고 해서 결과가 지금보다 좋을 것이라는 보장도 없다고 했다. 더군다나 나처럼 여리고 마음이 약한 사람은 실패할 가능성이 너무나 높다고도 했다. 솔직히 나도 자신이 없었다. 하지만 아쉬웠다. 그렇게 갈등만 하던 나에게 아버지께서 “네가 몇 십 년 후에 돌아 봤을 때에도 ‘후회’하지 않을 선택을 해라.”고 말씀하셨다. 한 번 더 도전하지 않는다면, 이 때 용기를 내지 못했던 것에 대해서 평생 후회하게 될 것 같았다. 그렇게 된다면 나는 항상 과거에 얽매어 살게 될 것 같았다. 그래서 과감하게 재수를 선택했다.

재수를 시작하면서 내가 가장 중요하게 여긴 나의 원칙은, ‘조금의 후회도 남지 않는 1년 보내기’와 ‘내가 선택한 길이니, 내가 책임지기’였다. 결과가 어떻게 되든지 ‘조금만 더 열심히 할걸’ 따위의 후회가 남지 않는다면 그걸로 됐다고 생각했고, 모든 사람이 말렸지만 내 스스로 선택한 재수였기 때문에, 그 누구에게도 책임을 전가하지 말고 모든 걸 내가 짊어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 두 가지 원칙이 나의 재수 생활을 성공적으로 이끌어준 것 같다.

사실 고등학생 시절에도 공부를 열심히 했기에, 더 이상 열심히 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그건 내 자만이었음을 재수를 하면서 알게 되었다. 의지만 있다면 더 많은 자투리 시간을 공부에 쏟을 수 있었고, 더 깊게 집중할 수도 있었다. 실제로 나는 ‘욕먹을 정도로’ 공부했다. 감정 낭비, 시간 낭비하고 싶지 않아서 친구도 만들지 않고 혼자 말없이 공부했고, 밥 먹는 시간도 아까워서 간단하게 끼니를 때우면서 책상에 앉아 있었다. 이동하는 순간에도 항상 내 손에는 책이나 쪽지가 들려있었다. 다 아는 거라고 생각하는 개념이든 문제든 무조건 또 보고 또 풀었다. 너무 지엽적이지 않나 싶은 것들까지도 질문했다. 그리고 나 같은 경우, 고3 수능 때 수리 영역에서 계산 실수를 해서 재수를 하게 된 거라 재수하는 1년 내내 수학이 트라우마가 되었었다. 이걸 극복하기 위해 하루에 9시간씩, 9월 모의고사 이후에는 5시간씩 수학에 투자했다. 그렇게 했더니 진짜 안 될 것 같던 게 되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물론 1년 동안 힘들기도 많이 힘들었고, 울기도 많이 울었다. 다 던져버리고 싶을 때도 수없이 많았다. 하지만 그 때마다 날 버티게 해준 것은 내가 그토록 가고 싶었던 학교에 대한 목표의식 그리고 날 응원해주는 부모님, 또한 제일학원에서 공부하면서 힘든 순간마다 특유의 경상도 어투로 많은 격려를 해주신 이종문 선생님이셨다. 이들을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나는 ‘후회’없는 시간을 보내야 했고, ‘책임’을 져야 했다.

지금 돌이켜 보아도, 나는 내 재수 생활에 후회가 없다. 남은 속일 수 있어도 자기 자신은 속일 수 없다고 했던가. 나는 나 자신에게 ‘1년 동안 열심히 살았는가? 후회 없는 시간을 보냈는가?’라고 물어본다면, 자신 있게 그렇다고 대답할 수 있다. 그리고 이렇게 대답할 수 있는 내가 그 누구보다도 자랑스럽다.

2013학년도 입시에서 연세대 경영학과, 원광대 치의예과에 합격하고, 부족한 내신 성적에도 불구하고 서울대학교에 성적 장학생으로 합격했다. 하지만 나는 재수를 통해 비단 대학과 성적만을 얻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인내하는 방법, 감정을 다스리는 법, 목표를 위해 앞만 보고 전진할 수 있는 능력 등등 돈 주고도 배우지 못할 인생의 갚진 교훈들을 배울 수 있었다. 그리고 이 모든 것들은 앞으로 내가 인생을 살아갈 때에 엄청난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끝으로 힘든 재수생활이었지만 끝까지 도움을 주신 제일학원 모든 선생님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제공=제일학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굿모닝충청(일반주간신문)
  • 대전광역시 서구 신갈마로 75-6 3층
  • 대표전화 : 042-389-0080
  • 팩스 : 042-389-008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송광석
  • 법인명 : 굿모닝충청
  • 제호 : 굿모닝충청
  • 등록번호 : 대전 다 01283
  • 등록일 : 2012-07-01
  • 발행일 : 2012-07-01
  • 발행인 : 송광석
  • 편집인 : 김갑수
  • 창간일 : 2012년 7월 1일
  • 굿모닝충청(인터넷신문)
  • 대전광역시 서구 신갈마로 75-6 3층
  • 대표전화 : 042-389-0087
  • 팩스 : 042-389-008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송광석
  • 법인명 : 굿모닝충청
  • 제호 : 굿모닝충청
  • 등록번호 : 대전 아00326
  • 등록일 : 2019-02-26
  • 발행인 : 송광석
  • 편집인 : 김갑수
  • 굿모닝충청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굿모닝충청.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mcc@goodmorningcc.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