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앞에 부끄럽지 않게" vs "학교 현장 무너져"
"역사 앞에 부끄럽지 않게" vs "학교 현장 무너져"
충남도의회, 학생인권조례 폐지 앞두고 찬반 토론…국민의힘 vs 민주당 격돌
  • 김갑수 기자
  • 승인 2023.12.15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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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열린 충남도의회 제348회 정례회 4차 본회의에서는 학생인권조례 폐지안 표결을 앞두고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간 격돌이 벌어졌다. (왼쪽 윗줄부터 시계방향으로 안장헌 의원, 김명숙 의원, 김민수 의원, 이상근 의원, 김선태 의원, 오인환 의원, 정병인 의원, 박정식 의원/ 굿모닝충청=이종현 기자)
15일 열린 충남도의회 제348회 정례회 4차 본회의에서는 학생인권조례 폐지안을 놓고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간 격돌이 벌어졌다. (왼쪽 윗줄부터 시계방향으로 안장헌 의원, 김명숙 의원, 김민수 의원, 이상근 의원, 김선태 의원, 오인환 의원, 정병인 의원, 박정식 의원/ 굿모닝충청=이종현 기자)

[굿모닝충청 김갑수·이종현 기자] 15일 열린 충남도의회 제348회 정례회 4차 본회의에서는 학생인권조례 폐지안을 놓고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간 격돌이 벌어졌다. 표결을 앞두고 진행된 찬반 토론에는 민주당 6명, 국민의힘 2명이 나서 각자의 주장을 펼쳤다.

특히 민주당 의원들은 당사자인 학생들의 의견 수렴 등 숙고의 시간이 필요하다며 폐지가 아닌 개정으로 추진하자고 한 목소리를 냈다. 반면 국민의힘 의원들은 학생인권조례가 학교 현장을 망치고 있고, 동성애를 조장하고 있다며 폐지를 촉구했다.

먼저 안장헌 의원(민주‧아산5)은 “아산시의원 재직 시절 인권업무를 체계적으로 하기 위한 조례를 대표 발의했다가 많은 우려의 목소리를 들었다. 종교적 신념 등을 이유로 반대하시는 분들과 10번 정도 대화한 뒤 조례를 실행했다”며 “(그러나) 우려했던 일은 당연히 벌어지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똑같은 의제가 한 회기에 같이 상정돼 논의할 때 국회에는 병합 심의 제도가 있지만 도의회 회의 규칙에는 이것이 없다. 대전지방법원의 결정으로 주민발의로 제안된 안건이 1월 18일까지 중단됐다. 똑같은 내용의 조례가 접수되고 상정된 것 자체가 시스템상 큰 잘못이라 본다”며 “사무처장 등은 표결이 진행되기 전까지 이게 가능한지 검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안 의원은 국가인권위원회가 지난 5일 발표한 성명을 낭독하기도 했다.

김명숙 의원(민주‧청양)은 “도의회는 도민의 입장을 대변하는 기관이다. 주민발의가 신청됐고, 다른 주민들은 효력 정지를 요청해 현재 정지된 상태다. 도민 간 갈등이 일어나고 있을 때 도의회는 이를 조정해야 한다. 조장해선 안 된다”며 “1월 18일, 법원의 입장이 나오기 전까지는 표결을 유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또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교육개발원이 지난 10월 학생인권조례 폐지에 대해 반대하는 연구 결과를 낸 사실을 거론한 뒤 “조례의 당사자인 충남 학생들에게 어떻게 의견을 구했는지, 결론은 무엇인지에 대한 답이 없이 결정을 내리는 것은 부당하다”고 지적했다.

김민수 의원(민주‧비례)은 “학생인권조례 폐지 주장에 대한 반박은 하지 않겠다. 다만 간절한 마음으로 호소드리고자 한다. 우리 앞에 놓인 것은 학생 인권이다. 인간이면 누구나 누려야 할 기본권이다. 인권을 지키고 보호하는 일은 도의회의 기본 책무”라며 “문제가 되는 것은 학생인권 그 자체가 아니라 기본 틀을 구성하는 목록이다. 버릴 것은 과감히 버리고 보완할 것은 보완하면 된다. 기본 틀 자체를 없애는 것은 도의회의 책무인 학생인권을 보호하지 않겠다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 의원들은 당사자인 학생들의 의견 수렴 등 숙고의 시간이 필요하다며 폐지가 아닌 개정으로 추진하자고 한 목소리를 냈다. 반면 국민의힘 의원들은 학생인권조례가 학교 현장을 망치고 있고, 동성애를 조장하고 있다며 폐지를 촉구했다. (김지철 교육감을 비롯한 충남교육청 주요 간부들이 의원들의 찬반 토론을 지켜보고 있다/ 굿모닝충청=이종현 기자)
민주당 의원들은 당사자인 학생들의 의견 수렴 등 숙고의 시간이 필요하다며 폐지가 아닌 개정으로 추진하자고 한 목소리를 냈다. 반면 국민의힘 의원들은 학생인권조례가 학교 현장을 망치고 있고, 동성애를 조장하고 있다며 폐지를 촉구했다. (김지철 교육감을 비롯한 충남교육청 주요 간부들이 의원들의 찬반 토론을 지켜보고 있다/ 굿모닝충청=이종현 기자)

김 의원은 “지방의회 무용론이 확산해 폐지가 시도된다고 가정해 보자. 이 자리에 계신 여러분은 어떻게 하시겠나? 문제가 있으면 개선하고 제도적으로 보완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말하지 않겠나? 풀뿌리 민주주의 가치가 너무 소중하기 때문”이라며 “학생인권조례도 다르지 않다. 설령 오늘 폐지가 결정되더라도 논란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시류에 휩쓸리지 말고 조금이라도 문제가 되는 것은 과감히 삭제하고 보완해서 학생, 교사, 학부모 모두가 신뢰할 수 있는 조례로 개정할 것을 호소한다”고 제안했다.

이에 맞서 이상근 의원(국민‧홍성1)은 “학생인권조례는 경기도에서 처음 제정됐다. 교사의 권리는 없고 오직 학생 인권만 강조한 졸속 조례다. 학생인권조례를 제정할 때 충분한 의견수렴과 공감대 없이 특정 세력이 강하게 밀어붙였기 때문”이라며 “과도한 학생인권 의식을 부추기는 것은 물론 교권 추락, 학교와 교실 붕괴로 이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또 지역 한 중학교 학생이 휴대폰으로 교사를 촬영한 영상이 공개된 사실을 언급한 뒤 “국가인권위원회 규정이 올바른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일본 등 선진국의 경우 학생들의 휴대전화 소지를 일정부분 규제하고 있다”며 “무엇이 학생인권을 바로 세우는 것인지 숙고해 달라. 김지철 충남교육감은 학생인권조례로 인한 왜곡된 인식이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살펴봐 달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여러분의 자녀가 동성애자라면 어떻게 하겠나? 딸이 사위를 데리고 왔는데 여성이라고 하면 어떻겠나?”며 “이런 씨앗을 담고 있는 학생인권조례는 반드시 폐지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선태 의원(민주‧천안10)은 “학생인권이 버려야 할 가치가 아니라면 (폐지가 아닌) 개정을 하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학생인권조례가 위법한 조례인가? 헌법재판소도 학생인권조례가 합헌이라고 판결했다”며 “헌법과 국회법에 의해 국회가 존재하니 변변한 지방의회법 하나 없는 지방의회는 필요가 없다는 건가?”라고 반문했다.

김 의원은 “학생인권조례가 있어서 선생님들이 고통받고 있는 건가? 학생인권조례만 없애면 교육현장의 모든 문제가 해결되나? 주소가 틀렸다. 학생인권조례가 모든 악의 뿌리로 사냥당하는 일은 결코 있어선 안 된다”며 “학생인권조례를 통해 최소한 머리가 길다고 바리깡으로 밀리지 않을 권리, 누구 하나 잘못했다고 단체 기합을 받지 않을 권리가 학생들에게 있다”고 말했다.

오인환 의원(민주‧논산2)은 “2020년 학생인권조례 제정 당시 5분 발언을 통해 왜 필요한지 얘기했었다. 학생인권조례 제정 지역에서 동성애가 조장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물론 학생들의 책임에 대한 부분이 부족하다. 보완하면 된다”며 “전국 최초 학생인권조례 폐지에 도의회가 앞장설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오 의원은 “부분을 전체화 또는 일반화해서 전체의 이익을 침해해선 안 된다. 조례나 법률은 일반적이다. 마녀사냥식으로 전체로 확대해 일반화시킨다면 또 다른 핵심을 잃어버리게 된다. 오류에 빠질 수 있다”며 “도의회가 최초라는 오명을 쓰지 않았으면 한다. 한 달도 좋다. 조금만 더 심사숙고할 것을 제안한다. TF를 만들어 논의해 줄 것을 간곡하게 요청한다”고 말했다.

표결을 앞두고 진행된 찬반 토론에는 민주당 6명, 국민의힘 2명이 나서 각자의 주장을 펼쳤다.
표결을 앞두고 진행된 찬반 토론에는 민주당 6명, 국민의힘 2명이 나서 각자의 주장을 펼쳤다.

정병인 의원(민주‧천안8)은 “역사 앞에 부끄러운 학생인권조례 폐지에 반대해 달라. 정치는 갈등과 대립, 분열과 전쟁을 조장하는 게 아니다. 조정과 합의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조례에 문제가 있다면 더 발전적으로 개정해 나가면 된다. 학생인권조례 때문에 교권이 붕괴된 게 아니라는 것 잘 아실 것”이라며 “갑질에 가까운 민원은 학교 현장이 아닌 의원님들도 경험하고 있지 않나? 이것은 학교인권조례의 본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정 의원은 “역사는 오늘을 분명히 기억할 것이다. 전국 최초로 시대정신에 역행해서 학생인권조례를 폐지한 정당, 의원, 도의회는 책임져야 한다. 도민은 반드시 그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역사 앞에 부끄럽지 않도록 학생인권조례 폐지에 반대해 달라. 자녀들에게 부끄럽지 않도록 해 달라. 최소, 법원이 정지요청을 한 1월 18일까지만이라도 숙고할 수 있도록, 폐지가 아닌 합의에 의한 조례 개정이 될 수 있도록 현명하게 선택해 달라”고 말했다.

계속해서 폐지 조례안 대표 발의자인 박정식 의원(국민‧아산3)은 “제정 당시 (참석자가) 100명도 안 되는 공청회를 통해 학생들과 협의도 하지 않은 채 11대 도의회 때 다수당의 힘으로 밀어붙여서 만들어 놓고, 지금은 학생들과 협의하지 않았다고 한다. 지나가는 소가 웃을 일”이라며 “다수 학생의 학습권과 교권 침해가 심각한 상태다. 조례 대상은 유‧초‧중‧고등학생이다. 교육을 통해 올바른 가치관을 형성해야 할 중요한 시기에 잘못된 개념을 인식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이미 다른 법령에서 충분히 보장하고 있다. 무리하게 제정된 학생인권조례로 인해 과도하게 학생 인권만 중시되다 보니 교사들이 독립적이고 자주적으로 교육할 권리가 침해당하고 있다. 이미 학교 현장에서 제대로 된 교육을 할 수 없다고 호소하고 있다”며 “충남의 학생들은 쾌적한 환경에서 교육받을 수 있는 권리조차 누리지 못하고 있다. 왜 이것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는 건가? 더 늦기 전에 이제라도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표결 결과 재석 의원 44명 중 찬성 31명, 반대 13명으로 충남학생인권조례 폐지안은 가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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