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하준의 직설] 이승만 국부론 밑밥 까나?
[조하준의 직설] 이승만 국부론 밑밥 까나?
이승만은 명백히 국민의 심판을 받고 쫓겨난 독재자다
  • 조하준 기자
  • 승인 2023.12.27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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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라이트 세력들이 '국부'로 떠받들려 시도하고 있는 이승만의 모습.(사진 제공 : 국가보훈부)
뉴라이트 세력들이 '국부'로 떠받들려 시도하고 있는 이승만의 모습.(사진 제공 : 국가보훈부)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윤석열 정부 요직에 뉴라이트 출신 인사들이 득시글거린다는 것은 이미 오래 전부터 알려져 있던 사실이다. 뉴라이트는 직역하면 ‘새로운 우파’ 즉, 대안우파란 뜻이지만 실상 이들은 ‘보수’라고 부르기 아까운 친일숭미반민족주의자에 지나지 않는 집단들이라 할 수 있다. 이 뉴라이트 출신들이 윤석열 정부 요직을 장악한 이후 대한민국의 외교 무대는 나날이 좁아지고 있다.

극단적인 친일, 숭미 사상에 찌든 이들은 미국과 일본을 향해서는 속된 말로 간을 빼주고 쓸개를 빼주면서 북한과 중국, 러시아 등을 상대로는 극단적인 적개심을 표출하며 사실상 한반도를 신냉전의 소용돌이로 몰아넣고 있다.

그런데 이 뉴라이트 세력들이 떠받들어 마지 않는 인물이 있다. 그는 바로 대한민국 초대 대통령이었던 이승만이다. 뉴라이트가 처음 조직되었을 때부터 이들은 이승만을 ‘국부(國父)’로 추대하려 애썼고 8월 15일 광복절을 지우고 ‘건국절’이란 이름을 쓰기 시작했다. 윤석열 정부에 들어 이승만을 재평가하려는 시도는 계속해서 일어나는 중이다.

그리고 마침내 일이 터지고 말았다. 국가보훈부가 지난 25일 "'세계 속의 독립운동'을 주제로 조국 대한민국의 독립을 세계에 호소하며 헌신한 독립운동가 38명을 '2024년도 이달의 독립운동가'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필자는 이러한 움직임이 뉴라이트 세력들의 숙원이었던 ‘이승만 국부 추대’의 밑밥을 깔기 위한 사전 작업이 아닌지 의심된다.

그러지 않고서야 1992년에 처음으로 이 달의 독립운동가 선정이 이루어진 후 31년째 단 한 번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던 이승만을 지금에 와서 이 달의 독립운동가에 올릴 수는 없을 것이다. 이것은 명백히 뉴라이트 세력들의 역사 퇴행 시도라고 볼 수밖에 없는 사안이다.

이승만은 명백히 독재자였고 공보다도 과가 더 많은 인물이다. 우선 그는 자신의 임기를 연장하기 위해 헌법을 2번이나 뜯어고쳤다. 기존 간선제로는 자신이 당선될 가망이 없다고 생각해 1952년 발췌개헌을 통해 직선제를 시행하도록 법을 뜯어고쳤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이범석의 족청계와 이들이 주축이 된 (원외) 자유당의 관제 시위가 있었다.

뿐만 아니라 이승만은 당시 육군참모총장이었던 이종찬 장군에게 명령해 2개 대대 규모의 병력을 임시수도였던 부산에 배치해서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려고 했다. 그러나 ‘참장군’이란 별명을 갖고 있던 이종찬 장군은 군이 정치에 개입해선 안 된다는 이유로 이승만의 명령을 거부했다. 물론 이승만은 이에 불만을 품고 치졸하게 뒤끝을 부렸고 결국 이종찬이 육군참모총장에서 사임하는 계기가 되고 말았다. 결국 이 발췌개헌은 이승만의 친위 쿠데타였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리고 자신의 3선을 위해 본래 당시 헌법에 명시되어 있었던 ‘4년 중임제’를 무시하고 초대 대통령은 예외로 한다는 부칙을 삽입하려고 발췌개헌이 있고 불과 2년 만인 1954년에 사사오입 개헌을 일으켰다. 그 당시 국회의원은 총 203명이었고 개헌을 위해선 재적 수의 2/3 이상이 찬성해야 했다.

따라서 136명이 찬성해야만 개헌을 할 수 있었는데 표결 결과 찬성 표가 135표에 그쳐 단 1표 차로 부결됐다. 그러나 자유당은 203명의 2/3는 135.333...이라는 무한소수라고 주장하며 소수점 이하는 사람으로 칠 수 없으므로 135만 되어도 정족수를 맞춘 것이라고 억지를 부리며 이틀 만에 다시 가결이라고 날치기 선포를 했다.

이렇게 이승만은 자신의 임기를 위해 헌법도 2번이나 뜯어고쳐 누더기로 만들었던 인물이었다. 또한 1960년에는 3.15 부정선거를 일으켜 민주주의를 훼손하기까지 했다. 아무리 대한민국 정부를 수립한 사람이고 초대 대통령이었다고 해도 명백히 그는 독재자였고 4.19 혁명으로 국민의 손에 의해 쫓겨난 인물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를 재평가하려는 것은 반동적인 역사 퇴행으로 볼 수밖에 없다.

거기다 이승만 정권 시절엔 숱한 민간인 학살 사건이 발생했다. 1948년 여수·순천 10.19 사건 당시 민간인 학살, 6.25 전쟁 중 발생한 보도연맹 학살사건, 거창 양민 학살사건 등이 그것이다. 이 학살로 인해 사망한 사람의 숫자는 정확히 어느 정도인지 아직까지도 완전히 다 파악되지 못했고 진상 규명도 요원한 상태이다.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의 주인공 이진태(장동건 분)의 약혼녀 김영신(故 이은주 분)의 모습. 전쟁통에 쌀 배급을 받기 위해 보도연맹에 가입했으나 우익 청년단장(김수로 분)에게 끌려가 처참하게 죽임을 당하고 만다.(사진 출처 : 나무위키)

이 민간인 학살은 대부분이 국군과 우익 청년단 등의 ‘빨갱이 사냥’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국내에서 두 번째로 천만 관객 영화가 된 〈태극기 휘날리며〉에서 김영신(故 이은주 분)이 전쟁 통에 쌀 배급을 받기 위해 보도연맹에 가입했다가 우익 청년단장(김수로 분)에게 끌려가 처참하게 죽임을 당한 장면이 바로 그 당시 벌어진 일을 그린 것이다.

그 밖에도 故 권정생 씨의 소설인 『몽실언니』에도 까치바위골 앵두나무집 할아버지가 빨치산 활동을 하는 아들에게 닭을 잡아주고 떡을 준 것이 적발되어 전쟁 통에 처참하게 학살당한 장면이 나오는데 역시 그 당시 아픈 역사의 한 장면이었다.

이렇게 민주주의가 뭐고 공산주의가 뭔지 아무 것도 모르는 농민들이 단지 배가 고파서 밥을 준다고 하니까 보도연맹에 가입했던 것 뿐이었고 단지 자기 자식 혹은 친구여서 그 ‘빨갱이’들에게 먹을 것을 좀 준 것 뿐이었건만 당시 국군과 우익 청년단들은 이들을 모조리 ‘빨갱이’들과 한 패로 몰아 죽였다.

국정 책임자이자 통수권자인 대통령으로서 상황을 통제할 의무가 있음에도 대통령 긴급명령으로 공포한 비상조치령과 같은 전시법령이 무고한 희생자를 만들어냈던 것을 감안하면 학살의 최종적인 책임자는 이승만이다. 이 사실만으로도 이승만은 어떠한 존경을 받을 자격이 없는 사람이다.

또 이승만은 독립운동가로 추앙하기에도 뭔가 미심쩍은 행적들이 많다. 전 독립기념관장 김삼웅 씨가 쓴 『이승만 평전』을 보면 그 사실을 알 수 있다. 우선 이승만은 1908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친일 미국 정치인 더럼 스티븐스를 사살한 장인환, 전명운 의사의 의거와 1909년 만주 하얼빈역에서 침략자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한 의거를 두고 “국가의 명예를 손상시킨 살인범이고, 일본과 같은 강국과 군사적으로 대치하는 것은 불가능한 꿈”이라고 망언을 일삼았다.

계속해서 김삼웅 전 관장의 해당 책을 보면 이승만은 1912년 11월 18일 자 《워싱턴 포스트》회견에서 "지난 3년 사이에 한국은 전통이 지배하는 느림보 나라에서 활발하고 웅성대는 산업 경제의 한 중심으로 변했다"며 일제의 식민 지배를 사실상 옹호하는 발언을 일삼았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1913년 하와이에서 강연 중 "청일전쟁 시 각국 군사들은 행위가 부정하여 그 나라 국기의 빚이 다들 흑암한 추태를 입었으나 오직 일본 군인은 행위가 단정하여 일본의 태양기는 광명한 일광을 받아 공중에서 기색이 늠름하게 휘달렸다"는 믿기지 않은 일제 찬양 발언을 했다고 한다.

그 외에도 이승만의 대일 관련 망언은 셀 수조차 없이 많다고 한다. 또한 그는 비록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초대 대통령이었으나 1922년 당시 미국 대통령 우드로 윌슨에게 위임통치 청원을 한 사실이 적발되어 탄핵당해 쫓겨나기도 했다. 임시정부가 창조파와 개조파로 나뉘어 분열하게 만든 장본인이 바로 그 이승만이었다.

이렇게 ‘이 달의 독립운동가’로 추켜세우기엔 이승만의 행적은 상당히 비판받을 점이 많으며 독립운동가적 자질이 의심을 받을 수밖에 없다. 실제 김삼웅 전 독립운동관장은 이승만을 두고 “이승만은 독립운동가가 아니라 현실감각이 무딘 외교관이나 기독교 선교사라 해야 어울린다”고 혹평했다.

다시 말하지만 이승만은 공보다 과가 훨씬 더 큰 인물이며 명백히 국민의 심판을 받아 쫓겨난 독재자에 불과한 인물이다. 이런 인물을 다시 떠받들려고 시도하는 것 자체가 반동적인 역사 퇴행에 불과한 일이라 할 수 있다. 윤석열 정부의 행태를 통해 이 뉴라이트라 불리는 세력이 ‘건전한 보수 세력’은커녕 왜 나라를 좀 먹는 병폐에 불과한 집단인지 다시 한 번 국민들이 깨닫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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