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새활용공예가다③] 어쩌다! 새활용 공예가
[나는 새활용공예가다③] 어쩌다! 새활용 공예가
정영주 새활용공예가, 청주시 상당구 가덕면
  • 김종혁 기자
  • 승인 2024.01.10 09: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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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주 새활용공예가. 사진=청주새활용시민센터/굿모닝충청 김종혁 기자

[굿모닝충청 김종혁 기자] 우리 오늘 기분이 너무 좋지 않아요?

함께 부스를 운영하는 공예가 선생님들의 얼굴이 상기되어 있다. 입가에 웃음을 띠고 힘든 줄도 모르고 마치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은 것처럼 들떠 있는 모습이다. 2023년 자원순환 크리스마스 ‘새활용 공예품 大방출 多체험’ 행사의 부스운영 공예가님들의 분위기였다.

부스를 운영하는 공예가 선생님들이 다른 공예가님들의 공예품의 가치를 알아주고 그 가치에 맞는 공유쿠폰으로 공예품을 구매하면서 서로 위로하고 공감하면서 자원순환크리스마스를 즐겼다.

안 입거나 버려질 뻔한 옷, 자투리 천으로 만든 고래인형, 도토리 각두로 만든 브로치, 미니도마, 꼼지락거리며 만들었던 나의 새활용 공예품이다. 지느러미와 몸통을 만들고 구름솜으로 속을 채워 넣고 통통한 고래인형에 눈을 달면 작은 고래인형이 완성된다. 만들 때는 힘도 들지만 나름 즐기면서 하고 있는 나를 만나고 있다.

틈틈이 재단하고 재봉틀로 이어 박으며 모양을 갖추어 가는 고래인형을 자원순환크리스마스에 오시는 분들은 그 가치를 알아주신다. 준비하는 과정은 힘들지만 쿠폰으로 교환해 가시면서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서 마음 한 켠에 뿌듯함과 자부심이 생겨난다. 

어쩌다가 공예가를 하고 있는지 돌이켜보면,

방에는 재봉틀이 있고 바닥에는 조각천이 한가득 쌓여 있고 나는 가위로 재봉틀에서 박혀져 나온 조각천들의 실밥을 자르고 있다. 커다란 재봉틀에는 엄마가 연신 발로 구르며 조각천을 이어서 겨울 이불을 만드는 중이시다. 발로 구르는 재봉틀 소리가 좋고 조각천들이 커다랗게 이어지는 것을 신기해하며 엄마 옆에서 잔심부름을 해드렸다. 엄마가 재봉틀을 사용하지 않으면 발판에 몸을 넣어 앞뒤로 구르면서 장난감처럼 놀았던 기억이 떠오른다. 그때 만들어 주시던 겨울 이불이 풀을 먹여서 그런지 사그락 사그락 소리도 나도 목화솜으로 묵직하게 눌러 주는 느낌이 좋았고 그립다.

재봉틀로 한복을 만들고 옷을 만들어 주시던 어릴 적 엄마의 뒷모습과 방 한쪽에 놓여 있던 정겨운 재봉틀이 눈에 보이는 듯하다. 어릴 때 가까이했던 재봉틀의 쓰임을 알았기에 결혼하고 나서 재봉틀을 장만했다. 아마 적은 돈은 아니었던 것으로 기억하며 꼭 필요하다고 생각되어 장만한 재봉틀, 30년을 함께 하면서 많은 일을 해 주었고 바지통과 바짓단을 수선하며 함께 하고 있다. 특별한 계기가 있었던 건 아니지만 내 삶에 공예란 ‘이불’이나 ‘바지’처럼 자연스러운 것이었다.

새활용시민센터에는 재봉틀이 많이 준비되어 있고 사용법을 잘 모르면 서로 알려주면서 무엇인가 만들기도 하고, 만든 것을 필요하다고 하면 흔쾌히 나눔도 하면서 선생님들끼리 친목도 다지고 함께 하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모이는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다.

각각의 체험을 준비하면서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기도 하고 격려도 하며 꼼지락꼼지락 거리는 시간들이 참 좋다. 누군가는 “이렇게 준비하는 것이 힘들지 않냐”고 물어 오는데, 힘은 들지만 재미있고 보람도 있다. “우리가 어쩌다 새활용 공예가가 되어 있네!” 함께하는 선생님들이 하는 말이다.

정영주 새활용공예가의 작품들. 사진=청주새활용시민센터/굿모닝충청 김종혁 기자

새활용 공예는 쓰지 않거나 버려지는 물건에 디자인과 쓰임새를 더하여 더 높은 가치를 지닌 물건으로 재탄생시키는 자원순환의 새로운 방법이다. 새활용공예품의 가치를 알아주시는 분들께는 감사하다.

하지만 그 가치를 모르고 “버려지는 것으로 만드는데 왜 그렇게 비싸요?” 라고 하시면 마음에 상처를 받는다. 아무리 버려지는 자원을 이용한다고 하지만 모으고, 깨끗하게 다듬고, 정리한 후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는 일. 공장에서 대량생산하는 물건과 값을 비교한다면 새활용 공예품들은 빛을 보지 못할 것이다.

이어붙인 추억의 조각이라는 작품을 새활용 작품공모전에 출품하여 장려상을 받았다. 아는 지인분이 누군가에게 나눔을 하려 했던 은빛이 나는 점퍼였다. 저 점퍼를 이용하여 작품을 해 보라는 권유를 받고 점퍼를 캔버스 삼아 그 위에 우산천과 자투리 천, 솜을 넣고 한땀 한땀 꿰매면서 퀼트를 한 작품이다. 새활용 공예품으로 상을 받은 것이 처음이었지만 기분이 좋았다.

청주새활용시민센터에서는 새활용 공예품 공모전과 공방연합전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시민분들께 새활용을 알리기도 하고 공예품의 가치를 알리며 자원순환의 플랫폼 역할을 하는 곳이다. 물건을 만드는 기술에 관한 재주는 부족하다. 그런데 어쩌다 새활용 공예가가 되어있다.

공예가 양성과정을 함께 한 선생님들끼리 공유하면서 배우고 소재들도 고민하면서 조금씩 성장해 가고 있는 것 같다. 전문적인 공예를 배운 것은 아니지만 새활용품으로 다시 자원이 순한 되는 일을 하고 있음에 자부심을 느낀다.

함께하는 공예가님들이 성심껏 만드는 새활용품에 대한 상품적 가치를 알아주시고 새활용품에 대한 마케팅도 활발해져 버려지는 자원의 가치를 향상 시키는 일에 함께하며 더 성장해 가는 새활용공예가 이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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