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특수활동비 공개, 방해 나섰나?
기재부, 특수활동비 공개, 방해 나섰나?
검찰 및 대통령실 특수활동비 논란에 부랴부랴 근거조항 신설
  • 조하준 기자
  • 승인 2024.02.01 14: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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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부산MBC의 취재 결과 부산의 3개 검찰기관에서 특수활동비를 미반납하고 새 특수활동비 지급 전에 쓴 것이 총 22건이고 액수로 1,263만 8,000원이라는 사실이 알려졌다.(출처 : 부산MBC 뉴스 영상 갈무리/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작년 부산MBC의 취재 결과 부산의 3개 검찰기관에서 특수활동비를 미반납하고 새 특수활동비 지급 전에 쓴 것이 총 22건이고 액수로 1,263만 8,000원이라는 사실이 알려졌다.(출처 : 부산MBC 뉴스 영상 갈무리/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1일 서울경제의 단독 보도로 기획재정부가 예산집행 가이드라인에 특수활동비 비공개 근거를 신설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최근 뉴스타파와 하승수 대표가 이끄는 시민단체 세금도둑잡아라 등이 검찰의 특수활동비와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 검증 결과를 발표했을 때 논란이 되었는데 이에 대한 대비책이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고 있다.

서울경제는 관계부처의 전언을 인용해 지난 1월 28일에 기재부가 최근 특수활동비 비공개 근거 내용이 담긴 ‘2024년도 예산 및 기금운용계획 집행지침’을 전 부처에 배포했다고 전했다. 해당 지침은 각 부처가 예산과 기금을 집행하는 과정에서 지켜야 하는 일종의 가이드라인으로 이를 따르지 않을 경우 감사 대상이 될 수 있다. 기재부는 국가재정법에 따라 매년 초 집행 지침을 만들어 각 부처에 배포한다.

서울경제가 입수한 이번의 배포 지침을 보면 특수활동비 집행 방법 부문에 ‘각 중앙관서의 장은 기밀 유지 필요성이 있는 특수활동비 집행 정보에 대해 정보공개법 제9조 등에 따라 비공개할 수 있다’는 내용이 신설된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예산집행 지침에는 특활비 집행 내역 등을 비공개할 수 있는 근거가 따로 없었던 것과 대조적이다. 기재부는 “비공개 근거를 보다 명확히 한 것”이라 설명했다.

그런데 문제는 이번에 신설된 조항에 명시된 정보공개법 9조가 정부가 비공개할 수 있는 내부 정보를 폭넓게 규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공개될 경우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현저히 해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정보와 법인․단체 또는 개인의 경영․영업상 비밀에 관한 사항 등이 있다.

하지만 이는 이현령비현령(耳懸鈴鼻懸鈴)이란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뿐더러 결정적으로 검찰이 특수활동비 및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 공개를 거부할 때 내세운 논리였다는 점에서 문제가 상당하다. 또한 특활비의 성격을 고려하면 사실상 정부는 이번 개정으로 특활비 관련 모든 정보를 비공개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한 셈이다.

특히 기재부는 특활비를 ‘기밀 유지가 요구되는 정보 및 사건 수사와 외교·안보 등 국정 수행 활동 등에 소요되는 경비’로 규정했다. 이 때문에 정부 안팎에서는 최근 검찰과 대통령실 특수활동비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자 서둘러 비공개 근거를 제정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작년 뉴스타파와 시민단체 세금도둑잡아라가 함께 진행한 검찰의 특수활동비 및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을 보면 상당히 충격적이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 시절이었을 때와 검찰총장이었을 때 특수활동비 및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을 보면 죄다 비싼 식당에서 식대를 결제한 내용이 대부분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나마도 법원에서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검찰은 전체 영수증의 61%를 결제 장소 및 일시를 가리는 등 식별 불가 상태로 전달했다. 이는 사실상 법원의 판결을 무시하는 태도라 볼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당시 법무부장관이었던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잉크가 휘발됐다”는 어처구니 없는 답변을 해 논란을 일으켰다.

그 밖에 부산MBC발 보도로 이영렬 전 서울지검장의 이른바 '돈 봉투 만찬사건'이 터진 2017년 1월부터 8월까지의 특수활동비 사용 내역 자료가 부산 내 3개 검찰기관에서 무더기로 발견된 사실이 보도된 바 있었다. 또 부산 MBC발 보도로 검찰이 쓰고 남은 특활비를 쟁여놨다가 새 예산을 받기 전에 현금으로 뽑아 썼다는 사실도 알려졌다.

이 때문에 검찰의 특수활동비가 ‘눈 먼 돈’처럼 쓰인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는데 기획재정부는 도리어 검찰의 꼼수를 돕는데 앞장서고 있어 민의에 역행한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검찰의 올해 특활비 예산은 72억 원으로 전년 대비 10% 감액됐다. 대통령실은 1년에 약 83억 원 규모의 특활비를 쓰지만 집행 내역은 한 번도 공개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지침 신설이 현재 진행 중인 특활비 정보공개 재판에 미칠 영향에도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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