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하준의 직설]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
[조하준의 직설]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
2022년에서 정체된 채 전혀 업데이트가 안 된 엄경영의 데이터
  • 조하준 기자
  • 승인 2024.02.27 17:16
  • 댓글 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년 가까이 국민의힘의 총선 압승을 주장하는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사진 출처 : 교보문고)
1년 가까이 국민의힘의 총선 압승을 주장하는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사진 출처 : 교보문고)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요즘 언론들이 많이 다급한 모양이다. 총선을 이제 6주 정도 남겨둔 현재 언론들의 보도를 보면 다시 재작년 20대 대선과 8회 지선 때처럼 ‘기울어진 운동장’이 아니라 ‘직각으로 세워진 운동장’에 가까울 정도로 편파적인 것 같다. 대표적인 것이 더불어민주당은 공천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데 국민의힘은 조용히 공천이 이뤄지고 있다는 식의 보도다.

물론 그건 직접 현장을 가보면 알 수 있을 정도로 허구에 불과하다. 현재 국민의힘 중앙당 앞에는 연일 지역 예비후보들이 공천 결과에 반발해 삭발 투쟁 등을 하며 난리를 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언론들은 이를 보도하지 않고 있다. 또한 심할 정도로 보수 과표집이 이뤄진 여론조사를 무비판적으로 인용하며 ‘비명횡사, 친명횡재’ 같은 프레임으로 몰아가는 것도 잊지 않고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언론들은 여전히 불안한 모양이다. 그럴 때에 등판시킨 사람이 있었으니 바로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이다. 언론들은 4년 전 21대 총선 당시 엄 소장이 더불어민주당의 180석 획득을 맞춘 것을 가지고 ‘엄문어’ 같은 별명을 만들며 그의 말이 마치 공신력이라도 있는 것처럼 보도하고 있다.

미안한 말이지만 21대 총선 당시 미래통합당의 선거 전략이 워낙 엉망인 수준이었기에 정치에 좀 관심이 있다 싶은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그에 근접한 예상을 했다. 그거 한 번 맞췄다고 뭐 대단한 사람인 것마냥 추켜세우는 것 자체가 다른 의도가 있다고 볼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일단 그 전에 한 가지 짚고 넘어갈 부분이 있다. 필자의 기사를 읽은 독자들은 알겠지만 월요일과 화요일엔 주로 여론조사 분석 기사들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이번 주는 여론조사 꽃의 조사 결과 이외에는 보도하지 않았다. 그 이유는 왜일까? 단순히 여론조사 꽃에서 그나마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이 잘 나와서? 절대 그렇지 않다.

필자가 더불어민주당에 유리하게 보도한들 무슨 콩고물이 떨어지는 것도 아닌데 그런 걸 뭐하러 하나? 필자가 이번 주엔 리얼미터나 미디어토마토 등의 여론조사 보도를 생략한 이유는 보수 과표집이 너무 심해서 부정확한 결과로 의심됐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필자는 특정 계층의 과표집이 오차범위를 넘어설 경우엔 보도를 하지 않을 생각이다.

27일 발표된 미디어토마토의 2월 5주 차 정기여론조사 결과. 총선 지지 정당 조사를 살펴보면 더불어민주당이 42.6%, 국민의힘이 40%를 기록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보시다시피 보수층이 11.6%p나 과표집됐다. 그럼에도 국민의힘이 역전에 실패했다.(출처 : 미디어토마토)
27일 발표된 미디어토마토의 2월 5주 차 정기여론조사 결과. 총선 지지 정당 조사를 살펴보면 더불어민주당이 42.6%, 국민의힘이 40%를 기록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보시다시피 보수층이 11.6%p나 과표집됐다. 그럼에도 국민의힘이 역전에 실패했다.(출처 : 미디어토마토)

26일 자 리얼미터의 경우 정당 지지율 조사를 보면 보수층이 10%p 정도 과표집됐다고 했는데 27일 자 미디어토마토의 경우는 그보다 더 심해서 보수층이 무려 11.6%p나 더 과표집됐다. 그럼에도 정작 총선 지지 정당 조사를 보면 ‘더불어민주당 지지’가 42.6%, ‘국민의힘 지지’가 40%로 국민의힘이 역전을 하지 못했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겠는가?

그렇게 언론들이 양당의 공천 보도를 놓고 장난질에 가까운 보도를 했는데 공천평가를 보면 ‘국민의힘이 더 잘 한다’가 42.2%, ‘더불어민주당이 더 잘 한다’가 38.4%로 오차범위 안에 있었다. 앞서 말했듯이 이 날 발표된 미디어토마토 조사는 보수층이 무려 11.6%p나 더 과표집됐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이 점을 염두에 두고 엄경영 씨의 말을 한 번 들어 보자. 우선 지난 23일 자 오마이뉴스 기사 〈민주당 180석 맞힌 '엄문어' "이대로면 국힘 승리, 다만..."〉를 보면 그가 왜 국민의힘 승리를 점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대표적인 부분을 들어보면 이렇다.

“국민의힘이 전체 지역구에서 과반에 육박할 거다. 일단, 지난 총선 때 민주당이 이겼던 부산경남 지역구만 보면 된다. 부산 북강서갑이 낙동강 벨트의 핵심 지역구인데 이곳의 민주당 지지가 약화됐다. 부산이 전체적으로 안 좋다는 뜻인데, 부산 민심은 경남에도 영향을 미친다. 경남 같은 경우에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후광 효과가 어느 정도 완화돼 있는 상태로 보인다. 진보세가 강한 울산 북구에서 진보당으로 단일화한다고 해도 쉽지 않다. 이상헌 민주당 의원의 반발도 변수이고, 울산 동구 역시 마찬가지이다. 즉, 부산경남 지역에서 민주당이 가져갈 만한 곳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27일 신동아에 보도된 기사 〈엄경영 “국민의힘 149석, 민주당 104석” vs 유승찬 “민주당 133석, 국민의힘 118석”〉에서도 비슷한 주장을 하며 더불어민주당이 영남 전역을 통틀어 단 1석도 얻지 못할 것이라 전망했다. 필자는 이것을 보고 확신할 수 있었다. 엄경영 씨의 데이터는 2022년에서 정체된 채로 업데이트가 되지 않았다는 것을 말이다.

지난 19일 발표된 여론조사 꽃의 총선 예측 여론조사 결과. 부산 사하구 갑의 더불어민주당 최인호 후보와 국민의힘 이성권 후보 간 가상대결에서 49.4% : 21.2%로 최인호 의원이 2배 이상의 격차로 승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출처 : 여론조사 꽃)
지난 19일 발표된 여론조사 꽃의 총선 예측 여론조사 결과. 부산 사하구 갑의 더불어민주당 최인호 후보와 국민의힘 이성권 후보 간 가상대결에서 49.4% : 21.2%로 최인호 의원이 2배 이상의 격차로 승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출처 : 여론조사 꽃)

2018년 7회 지선 때 청색 태풍의 절정을 보이며 부산시장, 울산시장, 경남지사를 싹쓸이했던 더불어민주당이었지만 그 후로는 다시 내리막길을 걸었던 것은 사실이다. 그 이유에는 지지부진했던 동남권 신공항 문제를 비롯해 오거돈 전 부산시장, 송철호 전 울산시장 등이 일을 제대로 못했던 것이 컸다. 그 때문에 다시 보수화됐다.

그러나 2022년 8회 지선을 거친 후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역시도 부울경에 딱히 베풀어준 것이 없기에 이미 1년 전부터 정부, 여당 지지율은 그다지 좋지 못했다. 부울경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부정평가가 과반 이상을 기록한 것이 1년 이상 지속됐으며 정당 지지율은 엎치락뒤치락 하고 있는 상태다.

지난 26일 발표된 여론조사 꽃의 총선 예측 여론조사 결과. 경남 김해시 을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김정호 후보와 국민의힘 조해진 후보의 가상 대결 결과 39.7% : 25.1%로 김정호 의원이 14.6%p 차로 크게 우세했다.(출처 : 여론조사 꽃)
지난 26일 발표된 여론조사 꽃의 총선 예측 여론조사 결과. 경남 김해시 을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김정호 후보와 국민의힘 조해진 후보의 가상 대결 결과 39.7% : 25.1%로 김정호 의원이 14.6%p 차로 크게 우세했다.(출처 : 여론조사 꽃)

또한 지금 국민의힘이 영남 곳곳에서 공천 잡음이 수시로 나고 있다. 몇 개 사례를 들면 부산 사상구와 부산진구 갑 역시 단수공천 결정에 반발하고 있는 판이며 송숙희 전 사상구청장은 중앙당 앞에서 삭발 투쟁까지 했다.

경남 김해시 을에 전략공천된 조해진 의원은 두 번이나 문전박대를 당하며 기자간담회조차 열지 못했고 현지 조직들은 대놓고 조해진 의원을 돕지 않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경남 창원시 성산구의 배종천 예비후보는 아예 21일 국민의힘을 탈당했고 공천심사비 반환까지 요구했다. 어디 그 뿐인가? 황금 지역구로 꼽힌 경남 사천시.남해군.하동군도 보수 표 분열 조짐이 일어나고 있다.

그런데도 과연 영남 65석 전석을 국민의힘이 싹쓸이 할 수 있을까? 또한 여론조사 꽃에서 19일과 26일에 각각 부산, 경남 지역의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부산의 경우 현재 더불어민주당 현역 의원인 지역구 3곳과 경남의 경우 낙동강 벨트 및 창원시 일부 지역 5곳의 여론조사를 돌렸다. 하지만 그 중에서 국민의힘 후보가 오차범위 밖에서 우세한 지역은 단 하나도 없었고 대부분이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이 오차범위 밖에서 우세했다.

특히 경남 창원시 성산구의 경우는 야권 단일화가 무산됐다는 전제 하에서 또 배종천 예비후보의 이름이 안 들어간 상태에서도 더불어민주당 허성무 후보가 오차범위 내 경합 우세를 점하는 것으로 나왔다. 이에 대해서 엄경영 씨의 생각은 어떤지 모르겠다. 혹 여론조사 꽃이 김어준 씨가 운영하는 회사라 못 믿겠다고 할 것인가?

미안한 말이지만 작년 10월 서울 강서구청장 재보궐선거 당시 여론조사 꽃의 예측이 엄경영 씨의 예측보다 훨씬 더 정확했다. 작년 8월 엄 소장은 국민의힘 후보로 김태우 전 구청장이 나설 것이며 승산도 높다고 했지만 정작 김 전 구청장은 진교훈 구청장에게 17.15%p 차로 완패했다. 반면에 여론조사 꽃은 진교훈 구청장의 16%p 차 이상의 우세를 점쳤다. 

작년 12월 20일 YTN에 출연해 국민의힘이 170석 압승을 거둘 것이라 예측하며 전제 조건 2가지로 김건희 특검법 수용과 한동훈-이준석 투 톱 체제를 거론했던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 그러나 이 중에 실제로 이뤄진 건 단 하나도 없다.(출처 : 네이버 기사 갈무리/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작년 12월 20일 YTN에 출연해 국민의힘이 170석 압승을 거둘 것이라 예측하며 전제 조건 2가지로 김건희 특검법 수용과 한동훈-이준석 투 톱 체제를 거론했던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 그러나 이 중에 실제로 이뤄진 건 단 하나도 없다.(출처 : 네이버 기사 갈무리/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엄경영 소장은 국민의힘이 총선에서 170석을 얻고 더불어민주당은 120석 획득에 그칠 것이란 주장은 1년 가까이 이어왔다. 그런데 작년 12월에 그가 국민의힘 170석 획득에 전제 조건으로 단 것이 2가지였는데 김건희 특검법 수용 및 한동훈-이준석 투 톱 체제였다.

그런데 그가 제시했던 전제 조건 2가지 중 이뤄진 것은 단 하나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슨 근거로 국민의힘의 승리를 주장하는 것인지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 

종합해 보면 현재 엄경영 씨의 데이터는 2022년에서 정체된 채 전혀 업데이트가 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현재 나오고 있는 지역구별 분석 데이터와 그의 예상을 들어보면 들어맞는 것이 거의 없다시피 하다. 현대 정치에서 2년이란 시간은 대단히 긴 시간으로 그 사이에 판세는 여러 번 바뀔 수 있다. 백 번 양보해서 2022년 분위기가 쭉 이어졌다면 엄 소장의 예측이 맞을지도 모르겠지만 지금은 아니다.

하지만 이런 그의 말을 일방적으로 보도하는 언론이 참으로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어쩌다 21대 총선 결과 한 번 맞췄다고 ‘엄문어’니 별명을 붙여가며 그의 분석 내용이 현재 데이터와 맞는지 대조조차 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보도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언론이 이렇게 그의 일방적인 주장을 무비판적으로 보내면 정치 저관여층 역시 흔들리게 된다. 필자같은 무명 기자의 말보다는 엄 소장이 미디어에 자주 노출된 인물이고 또 ‘여론조사 분석 전문가’라는 타이틀까지 달고 있으니 더 호소력이 강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2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2024-03-19 16:11:49
응 ㅈㄲ. 63:36 만들어준 수법 아니면 국힘당이 초압승이여

오탁현 2024-03-17 17:17:20
좋은 기사
훌륭한 분석
언론이 이정도는 돼야지

  • 굿모닝충청(일반주간신문)
  • 대전광역시 서구 신갈마로 75-6 3층
  • 대표전화 : 042-389-0080
  • 팩스 : 042-389-008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송광석
  • 법인명 : 굿모닝충청
  • 제호 : 굿모닝충청
  • 등록번호 : 대전 다 01283
  • 등록일 : 2012-07-01
  • 발행일 : 2012-07-01
  • 발행인 : 송광석
  • 편집인 : 김갑수
  • 창간일 : 2012년 7월 1일
  • 굿모닝충청(인터넷신문)
  • 대전광역시 서구 신갈마로 75-6 3층
  • 대표전화 : 042-389-0087
  • 팩스 : 042-389-008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송광석
  • 법인명 : 굿모닝충청
  • 제호 : 굿모닝충청
  • 등록번호 : 대전 아00326
  • 등록일 : 2019-02-26
  • 발행인 : 송광석
  • 편집인 : 김갑수
  • 굿모닝충청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굿모닝충청.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mcc@goodmorningcc.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