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하준의 직설] 뉴라이트 사관 갖고 있단 의혹 받는 대통령
[조하준의 직설] 뉴라이트 사관 갖고 있단 의혹 받는 대통령
3.1절 기념사에 왜 북한 얘기만 줄창 들어가 있나?
  • 조하준 기자
  • 승인 2024.03.02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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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1일 서울 중구 유관순기념관에서 열린 3·1절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사진=YTN 갈무리)
윤석열 대통령이 1일 서울 중구 유관순기념관에서 열린 3·1절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사진=YTN 갈무리)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올해 3.1절 기념사는 작년 3.1절 기념사와 마찬가지로 알맹이 없는 맹탕에 가까웠다. 3.1절 기념사 중에서 절반 이상이 북한 얘기로 과연 3.1절 기념사인지 6.25 전쟁 기념사 얘기인지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우선 윤 대통령의 기념사에서 가장 눈에 들어온 것은 “기미독립선언의 뿌리에는 당시 세계사의 큰 흐름인 ‘자유주의’가 있었습니다”란 말이었다. 정확하게 기미독립선언의 뿌리에 있었던 것은 미국 대통령 우드로 윌슨이 주장했던 ‘민족자결주의’였다. 넓은 의미로 보면 ‘자유주의’에 속하기는 하지만 굳이 ‘민족자결주의’란 말을 놔두고 ‘자유주의’란 말을 쓴 이유는 무엇인가?

필자의 이 의문은 오래가지 않아서 해소됐다. 윤석열 대통령의 “독립과 동시에 북녘 땅 반쪽을 공산전체주의에 빼앗겼고, 참혹한 전쟁까지 겪어야 했습니다”는 말을 듣고 바로 해소됐다. 윤석열 대통령이 그간 잘 알려진 ‘민족자결주의’란 말 대신 ‘자유주의’란 단어를 쓴 이유는 이번 총선을 겨냥하고 한 말로 보인다.

즉, 그는 이번 총선을 자유민주주의 vs 공산전체주의의 도식으로 몰아가고 싶은 것이다. 당연히 국민의힘의 강력한 지지 기반이라 할 수 있는 대구․경북과 70대 이상 노년층들이 더더욱 결집하게 할 목적으로 내놓은 메시지라 할 수 있다. 그렇지 않고서야 3.1절 기념사에 왜 뜬금없이 북한 타타령을 했는지 설명이 되지 않는다.

또한 거듭 말하지만 공산전체주의란 단어 자체가 윤석열 대통령이 만들어낸 신조어다. 공산주의란 공동생산, 공동분배를 주장하는 경제 이념이지 정치 이념이 아니다. 또한 전체주의는 국가와 집단의 이익을 위해 개인의 자유, 이익을 희생하는 정치 이념이다. 따라서 둘은 공존할 수 있는 개념이 아니며 같이 쓸 수 있는 개념도 아니다.

한 예로 제2차 세계대전 때 전체주의 국가였던 나치 독일이나 파시스트 이탈리아, 일본 제국은 모두 강력한 반공 국가들이었다. 나치 독일이 1933년 2월에 발생한 국회의사당 방화사건을 토대로 공산당을 무지막지하게 때려잡았던 것은 세계사 책만 들여다봐도 다 알 수 있다. 오죽 심하게 탄압했으면 한 때 그 국회의사당 방화사건이 공산당 탄압을 위해 나치 독일이 조작한 사건이라는 설도 돌았을 정도다.

그리고 그 다음 윤석열 대통령의 말에서 필자의 눈에 들어왔던 부분은 바로 이것이었다.

“3.1운동을 기점으로 국내외에서 여러 형태의 독립운동이 펼쳐졌습니다. 목숨을 걸고 치열하게 무장독립운동을 벌인 투사들이 계셨습니다. 국제정치의 흐름을 꿰뚫어 보며, 세계 각국에서 외교독립운동에 나선 선각자들도 있었습니다. 우리 스스로 역량을 갖추도록, 교육과 문화독립운동에 나선 실천가들도 계셨습니다. 제국주의 패망 이후, 우리의 독립을 보장받을 수 있었던 것은 이러한 모든 선구적 노력의 결과였습니다. 독립운동가들의 피와 땀이 모여, 조국의 독립을 이뤄내고 대한민국의 토대가 되었습니다. 저는 이 모든 독립운동의 가치가 합당한 평가를 받아야 하고, 그 역사가 대대손손 올바르게 전해져야 한다고 믿습니다.”

언뜻 봐서는 무엇이 문제인지 알 수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세계 각국에서 외교독립운동에 나선 선각자’란 단어에서 이상한 점을 발견할 수 있다. 선각자란 ‘먼저 자각한 사람’을 말한다. 외교 독립운동에 나선 사람을 굳이 ‘선각자’라고 추켜세운 이유는 무엇일까? 여기서 필자는 윤석열 정부가 벌이는 이승만 숭배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의심이 들었다.

독립운동엔 여러 노선이 있었지만 외교론자의 대표적인 인물이 바로 이승만이었다. 하지만 일제강점기는 제국주의가 만연해 있던 시절로 피지배 국가였던 한국이 외교적으로 운신할 수 있는 폭은 매우 제한적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윤석열 대통령은 외교독립운동에 나선 인물을 ‘선각자’라고 했다. 하지만 그 ‘선각자’ 이승만이 우드로 윌슨에게 위임통치 청원을 한 사실이 적발돼 임시정부 대통령직에서 탄핵당한 것을 윤 대통령은 알고나 있는지 모르겠다.

더군다나 3.1절은 모름지기 한국의 독립운동을 기념하고 지금도 과거사에 반성이 없는 일본을 규탄하는 목소리를 내야 마땅한데 윤석열 대통령은 이렇게 말했다.

“기미독립선언서는 일본을 향해, 우리의 독립이 양국 모두 잘 사는 길이며, 이해와 공감을 토대로 ‘새 세상’을 열어가자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 한일 양국은 아픈 과거를 딛고 ‘새 세상’을 향해 함께 나아가고 있습니다. 자유, 인권, 법치의 가치를 공유하며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고, 세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협력하는 파트너가 되었습니다.”

도대체 언제부터 일본이 우리의 파트너가 되었으며 무슨 공동의 이익을 추구한다는 것인가? 일본이 지금까지 단 한 번도 과거사에 대해 진심으로 반성한 적이 없는데 누구 마음대로 “아픈 과거를 딛고 ‘새 세상’을 향해 함께 나아가고 있습니다”고 말하는지 도무지 이해가 되질 않는다.

이렇게 일본에 대해선 온갖 미사여구를 달아댄 윤 대통령은 “북한은 여전히 전체주의 체제와 억압 통치를 이어가며, 최악의 퇴보와 궁핍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고 하며 “북한 정권은 오로지 핵과 미사일에 의존하며, 2천6백만 북한 주민들을 도탄과 절망의 늪에 가두고 있습니다”고 뜬금없는 북한 얘기를 했다.

3.1절이 북한 정권에 저항해서 일어난 운동이었던가? 도대체 3.1절에 북한 얘기를 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궁금하기만 하다. 애초에 3.1절에 북한이 언급될 이유는 크게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 얘기를 하는 이유는 곧 있을 총선을 앞두고 보수층들을 결집시키려는 의도에 있다고 볼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윤석열 정부의 역사인식과 외교 행태를 보면 극단적인 친일, 숭미와 극단적인 반북, 반중이라고 볼 수 있다. 이 기저에는 뉴라이트라는 집단이 있다. 윤석열 정부의 요직에 뉴라이트 출신 인사들이 포진해 있다는 것은 이미 여러 차례 알려진 바 있는데 바로 그 뉴라이트가 친일, 숭미와 반북, 반중을 강하게 띄는 집단이다. 이들이 정부의 요직에 들어차 있으니 윤석열 정부 또한 뉴라이트의 영향을 받은 것 같다.

독립운동을 기념하는 독립기념관 신임 이사에도 뉴라이트 출신의 박이택을 내리꽂은 것이 윤석열 정부다. 독립운동을 기념하는 곳에 일제의 식민통치 덕에 근대화가 되었다고 주장하는 사람을 이사로 앉혀놓고 그걸 문제 없다고 하는 것이 윤석열 정부다. 이 뉴라이트 세력들이 설치고 날뛴 동안 과연 우리의 국격은 어느 정도로 추락했으며 또 우리가 얻은 국익은 무엇인지 총선을 40일 앞둔 지금 다시 한 번 돌아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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