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하준의 직설] 여전히 '탄핵의 강' 못 건넌 국민의힘
[조하준의 직설] 여전히 '탄핵의 강' 못 건넌 국민의힘
7년밖에 안 지난 일을 '굉장히 오래된 일'로 포장
  • 조하준 기자
  • 승인 2024.03.11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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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달서구 갑에 국민의힘 후보로 단수공천을 받은 박근혜 씨의 측근 유영하 변호사.(사진 출처 : SNS)
대구 달서구 갑에 국민의힘 후보로 단수공천을 받은 박근혜 씨의 측근 유영하 변호사.(사진 출처 : SNS)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재작년에 실시했던 20대 대선과 8회 지선 때 더불어민주당이 연패를 기록한 후 당시 민주당 내에선 ‘조국의 강’ 타령을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 대표적인 인물 중 하나가 당시 비상대책위원장이었던 박지현이었다. 물론 대다수 민주당원들은 그 말에 전혀 동의하지 않았다.

‘조국의 강’ 타령을 할 만큼 조국 전 장관이 윤석열 정치검찰로부터 탄압을 받는 동안 민주당이 적극적으로 엄호한 바 있었던가? 오히려 그 시절 국무총리였던 이낙연 현 새로운미래 대표는 지난 총선 당시 “조국에게 마음의 빚 없다”는 말을 당당하게 한 적도 있었다. 

결국 그 ‘조국의 강’ 타령은 그저 기성 언론들의 아무말 대잔치를 마치 정론(正論)인 양 인식한 채 무비판적으로 주워섬긴 민주당 내 일부 정치인들의 말에 불과한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민주당의 ‘조국의 강’ 타령을 할 때 정작 국민의힘에선 더 크고 심각한 강을 마주하고 있다. 그것은 바로 ‘박근혜의 강’ 소위 ‘탄핵의 강’이다.

1948년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헌정사 76년 동안 역대 대통령은 총 13명이 있었다. 이 중에서 임기 중에 파면을 당한 사람은 박근혜 씨 하나 뿐이다. 박 씨는 탄핵 하나로 전직 대통령으로서의 예우를 모두 박탈당했다. 필자가 박근혜 씨를 ‘박근혜 전 대통령’이라 부르지 않는 것도 그가 예우를 박탈당했기 때문이다.

박근혜 씨가 임기 중에 파면을 당한 이유는 헌법에 명시된 대의민주주의를 훼손한 채 국정에 개입할 자격이 없는 최순실이 국정에 개입해 사적 이익을 챙기는 것을 묵인, 방조했기 때문이다. 이는 어느 나라에서건 명백히 대통령이 탄핵되어야 할 사안이다.

그런데 최근 국민의힘은 박근혜 씨의 최측근이었던 유영하, 도태우 변호사를 국회의원 후보로 공천했다. 심지어 공천을 받은 지역도 각각 대구 달서구 갑과 대구 중구․남구로 소위 ‘작대기만 꽂아도 당선되는 곳’이라 불리는 황금 지역구 중 황금 지역구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두 사람을 공천한 것을 두고 “탄핵은 굉장히 오래된 이야기”라고 말했다. 박근혜 씨가 탄핵으로 임기 중 파면된 것이 10년이 됐나? 20년이 됐나? 박근혜 씨는 정확히 2017년 3월 10일에 임기 중 파면되었으니 이제 겨우 만으로 7년이 지났을 뿐이다. 그 당시 박근혜 씨를 끌어내리는데 힘을 보탰던 민중들의 상당수는 여전히 살아 있고 그 때의 기억을 간직하고 있다.

그런데 “굉장히 오래된 이야기”라니? 더군다나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박근혜 씨를 수사, 구속하는데 앞장섰던 사람이었다. 그럼에도 박근혜 씨 최측근을 공천했다는 것은 결국 누워서 침뱉기가 아닌지 한 번 묻고 싶다. 그렇게 적폐청산 수사에 앞장서며 온갖 정의로운 척은 다 해놓고 선거 때 표 필요하니 친박 공천을 하는 것은 어떻게 해석해야 하나?

지난 20대 총선 당시 대구 수성구 갑의 개표 결과. 한 때 보수 정당의 대권 잠룡으로 거론됐던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는 김부겸 전 총리에게 37.7% : 62.3%로 무려 24.6%p 차로 대패하며 이 때부터 이미 사실상 대권 가도에서 탈락했다.
지난 20대 총선 당시 대구 수성구 갑의 개표 결과. 한 때 보수 정당의 대권 잠룡으로 거론됐던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는 김부겸 전 총리에게 37.7% : 62.3%로 무려 24.6%p 차로 대패하며 이 때부터 이미 사실상 대권 가도에서 탈락했다.

또 유영하, 도태우 변호사를 공천하는 것은 대구 시민들을 우습게 보는 처사이기도 하다. 지난 20대 총선 당시 대구 수성구 갑에서 전직 경기도지사 출신 김문수 씨가 왜 김부겸 전 총리에게 패배했는지 복기해볼 필요가 있다. 당시 김문수 씨는 대구 수성구 갑에서 김부겸 전 총리에게 1~2%p 차도 아니고 무려 24.6%p 차로 대패했다. 다른 게 아니다. 젖과 꿀이 흐르는 대구에서 노골적으로 쉽게 당선되려는 뻔히 속 보이는 행동을 했기에 그런 것이다.

그나마 김문수 씨는 경기도 부천시 소사구에서 국회의원을 지냈고 경기도지사까지 지낸 정치적 능력이 충분히 검증된 인물이었음에도 불구하고 24.6%p 차로 대패했다. 하지만 유영하, 도태우 변호사는 정치적 능력이 검증된 인물도 아니다. 

또한 유영하, 도태우 변호사 모두 지역구에 살지도 않는 인물이다. 유영하 후보가 출마하는 곳은 달서구 갑인데 정작 그의 거주지는 정반대쪽에 위치한 수성구 을에 속하는 곳이다. 지역구에 거주하지도 않고 선거를 코앞에 두고 내려온 인물인데 과연 20대 총선 당시 수성구 갑에 출마했다 망신만 당한 김문수의 전철을 밟지 않는다고 어떻게 보장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

그런데다 도태우 변호사는 과거에 5.18 민주화항쟁 북한 개입설 같은 뉴라이트 세력들의 주장을 거리낌 없이 했던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된 바 있다. 설령 도태우 변호사 본인은 어찌저찌 국회의원에 당선된다고 하더라도 험지인 호남에서 고생하는 동료 후보들의 사기를 더욱 나락에 빠뜨릴 수 있다.

사실 국민의힘은 지금까지도 박근혜 씨 탄핵에 대한 사죄, 5.18 민주화항쟁 등에 대한 사죄를 제대로 한 바가 없다. 그 동안 변하겠다고 말만 하고 변하는 척만 했을 뿐 진정으로 변한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한동훈 비대위원장 역시 최근 들어 자신들의 집토끼인 노년층 유권자 결집을 위해 계속 색깔론을 설파하고 있는데 그 역시도 과거에서 전혀 탈피하지 못했다는 반증이다.

앞으로도 한국 정치가 발전하려면 진정한 보수와 혁신의 대결이 이루어져야 한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보수가 아니라 수구 정당이라고 보는것이 맞을것 같다. 도대체 국민의힘은 언제쯤이면 수구 정당이 아니라 진정한 의미에서 보수 정당이 될 수 있을까? 그들은 지금까지 당명만 바뀌었을 뿐 아무 것도 과거에서 바뀐 것이 없는것 같아 안타깝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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