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호의 책으로의 여행] 소크라테스, 정의롭고 옳게 사는 한 지식인
[임영호의 책으로의 여행] 소크라테스, 정의롭고 옳게 사는 한 지식인
  • 임영호 동대전농협 조합장
  • 승인 2024.03.16 16:07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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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충청 임영호 동대전농협 조합장] “이제 가야할 시간이 되었군요. 나는 죽으러 가고 여러분은 살러 가야 합니다. 그러나 우리 중에서 어느 쪽이 더 나은 운명을 향해 가는지는 신 말고는 아무도 모릅니다.”

애플의 창립자 스티브 잡스는 생전에 “만일 소크라테스와 점심을 먹을 수 있다면 우리 회사가 가진 모든 기술을 그와 바꾸겠다”라고 말했습니다. 아는 게 병인가. 소크라테스는 항상 질문을 던지면서 뒤에 숨은 근본적인 것을 파고들었습니다.

《소크라테스의 변명》은 소크라테스가 쓴 책이 아닙니다. 소크라테스의 사상은 그의 제자 플라톤의 〈대화편〉을 통하여 세상에 나왔습니다. 억울한 죽임을 당한 스승의 사무치는 한을 풀어주기 위해서 플라톤이 쓴 글입니다. 《소크라테스의 변명》은 사형판결을 받기 직전, 죽음으로 삶의 원칙을 지킨 소크라테스의 당당함을 떠오르게 하는 당시 재판정을 스케치한 것입니다.

이 글은 역사적으로 충실하다는 견해가 많습니다. 소크라테스가 살았던 기원전 399년, 아테네는 20년 넘게 벌린 스파르타와의 전쟁으로 정치적으로 도덕적으로 몰락하고 있었습니다. 이때 플라톤에게 평생 철학의 길로 들어서게 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가장 존경하는 스승 소크라테스에 대한 아테네 시민 법정에서의 재판과 사형집행입니다.

당시 소크라테스의 나이는 70세. 고발한 세 사람은 멜레토스, 아뉘토스와 뤼콘입니다. 고발내용은 추론해보면 크게 두 가지. 소크라테스가 젊은이들을 타락시키고, 국가가 인정하는 신이 아닌 다른 신을 믿는다는 이유입니다.

소크라테스의 주된 관심은 지식이 아니라 ‘지적 겸손’이었습니다. 그는 어떤 철학적 신조를 적극적으로 주장하는 대신 지적 자만에 빠진 당대 지식인들을 깨웠습니다. “너, 자신을 알라.”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도시의 중심인 아고라 광장에 나와 사람들과 부딪치면서 진정한 앎과 참된 삶에 관해 묻고 대답했습니다. 어쩌면 배운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는 것을 찾아내는 일입니다.

당시 재판정에는 고발자 3명과 부족별 추첨으로 선정된 500명의 배심원이 모여 있었습니다. 이 변론은 크게 최초의 변론, 유죄 선고 후 변론, 사형선고 후 변론으로 이루어졌습니다.

먼저 고발에 대한 최초의 변론입니다. 그는 이런 요지로 말했다. 델포이 신전의 예언자께서 “너희들 가운데 가장 지혜로운 자는 소크라테스처럼 자신이 지혜에 관한 ‘진실로 무가치한 자’라는 것을 깨달은 자이니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하지만 나는 그런 지혜가 없기에 그 의미를 알기 위하여 나보다 더 지혜롭다고 여기는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그들은 지혜로워 보이지만 사실은 지혜로운 사람이 아니라는 인상을 받았으며, 가장 명망 높은 사람들이 사실은 가장 결함이 많고, 그들보다 못하다고 생각되는 사람들이 그들보다 오히려 분별 있는 것 같았습니다.

그들은 자기가 모르는 것을 안다고 생각하는 반면에 나는 모르면 모른다고 생각했습니다. 내가 모르는 것을 안다고 생각하지 않은 만큼 아주 작지만 내가 그 사람들보다 더 지혜로운 것 같습니다. 그들이 지혜롭지 않다고 생각되면 나는 내가 세상에서 가장 지혜로운 자라고 말씀하신 신에게 보답하기 위하여 그가 지혜롭지 않다는 것을 입증하였고 이로 인하여 많은 사람에게 미움을 샀고 모함을 받게 되었습니다.

결국, 델포이 신전의 제우스신께서 신전의 예언자를 통하여 ‘인간의 지혜란 별로 또는 전혀 가치가 없는 것’이라고 나를 통하여 우리에게 말씀하시려 한 것 같습니다. 소크라테스는 고소장에 쓰여 있는 구체적인 죄목에 대하여 변론합니다. 

먼저 우리 젊은이들을 망치는 사람은 소크라테스 단 한 사람뿐이고 다른 사람들은 모두 이롭게 한다고 주장하지만, 오히려 고소인 멜레토스 자신은 정작 젊은이에 대하여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습니다. 내가 본의 아니게 젊은이들을 타락시킨다면 피고인으로 법정에 세울 것이 아니라 개인적으로 데려다 가르치고 훈계하는 것이 정당한 조치입니다. 법은 가르침이 필요한 사람이 아닌 처벌이 필요한 사람을 법정에 세우는 제도입니다.

두 번째 내가 무신론자로서 국가가 인정한 신이 아니라 새로운 신들을 믿도록 가르침으로써 젊은이들을 타락시키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는 말장난에 불과합니다. 어떤 신들을 믿도록 젊은이들을 가르쳤다면 이는 신들의 존재를 믿는 것을 전제로 한 것이니 절대로 무신론자가 아닙니다. 자신은 누구의 선생이 되어 본 적이 없습니다.

보수를 받고 대화한 적도 없고 보수를 주지 않는다고 해서 대화를 거절하지 안했습니다. 내가 하는 일은 겨우 돌아다니며 노소를 막론하고 몸과 재산이 아니라 여러분의 영혼을 최선의 상태로, 최우선으로 생각하도록 설득하는 일이 전부였습니다. 부에서 미덕은 생겨나지 않지만, 미덕에서 부와 다른 모든 인간적인 좋은 것들이 생겨납니다. 나는 이렇게 젊은이들에게 조언했습니다.

소크라테스는 무죄방면을 애원하지 안했습니다. 이 나이에 아테네에서 이런 명성을 누리면서 그런 짓을 한다는 것은 아름답지 못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지혜나 용기 혹은 그 밖의 다른 미덕에서 탁월하다고 여겨지는 사람이 그런 짓을 하려 한다면 그것은 수치스러운 일 것입니다. 오히려 배심원을 타이르고 설득해야 합니다. 배심원은 정의를 내세워 선심을 쓰는 것이 아니라 어느 것이 옳은지 재판하기 위해서 있습니다.

1차 표결에서 유죄판결이 났습니다. 배심원 수 500명에 유죄 280표, 무죄 220표이었다고 추측됩니다. 실은 30명의 차입니다. 만약 소크라테스가 배심원들에게 읍소하고 반성의 태도로 향후의 행동과 적당한 선에서 타협했더라면 유죄를 면할 수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2차 재판은 형량을 결정하는 재판입니다. 기소한 자는 사형을 요구했습니다. 소크라테스는 2차 재판에서 한치도 물러서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강하게 자기주장을 말했습니다.

“올림피아 경기에 나가 경주에서 우승한 사람이 여러분을 행복한 것처럼 만들지만 나는 여러분 자신을 실제로 행복하게 만들었습니다. 가난한 자신에게 시청사에서 무료로 식사를 제공하 는 것이 더 합당합니다. 그냥 우리 곁을 떠나서 침묵을 지키고 조용히 살아가는 것을 제안한다면 단연코 거절합니다. 날마다 대화하는 것이야말로 인간에게 최고의 선이며 캐묻지 않은 삶은 인간에게는 살 가치가 없습니다. 또한, 이것은 나에 대한 신의 명령입니다.”

2차 변론에서 배심원들을 화나게 했는지 501명 가운데 361명의 찬성으로 사형을 선고했습니다. 하지만 누구도 그가 처형을 당할 것으로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당시에 사형선고를 받은 사람은 감옥을 탈출하여 외국으로 도피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습니다.

감옥은 그다지 감시가 심하거나 엄격하지 않았습니다. 소크라테스의 죽마고우인 크리톤은 교도관을 매수해 탈출시키려 했으나 그는 단호히 거절했습니다. 탈옥하는 것은 정의롭지 못하고, 개인에 의해 법정판결의 효력이 무력해지고 상실되고 파괴된다면 국가는 계속 존립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죽음을 피하는 것이 어려운 것이 아니라 비열함을 피하는 것이 훨씬 어렵습니다. 죽음의 발보다 비열함의 발이 더 빠르기 때문입니다.”

임영호 동대전농협조합장
임영호 동대전농협조합장

“나는 사형선고를 받고 법정을 떠나지만 내 고소인들은 진리에 의해 사악하고 불의한 자들이라는 판결을 받고 떠나게 될 것입니다.”

플라톤의 〈파이돈〉에 의하면 소크라테스는 독배를 마시고 독기가 서서히 온몸에 퍼지기 전에 친구 크리톤에게 한마디 유언을 남겼습니다. 

“오, 크리톤, 아스클레피오스에게 닭 한 마리를 빚졌네. 내 이름으로 꼭 갚아주게. 잊어버리지 말고.”

소크라테스는 자신의 신념을 위해 삶마저 버린 철학의 순교자입니다. 정의롭고 옳게 사는 한 지식인의 모습을 보면서 현재에 사는 나의 삶의 의미를 뒤돌아보게 합니다. 읽을 때마다 마음이 무거워지고, 지혜롭게 사는 방법이 어떻게 사는 것인가, 무엇이 옳은 것인가 자꾸 떠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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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쏘 2024-03-18 22:13:36
저는 그냥 소소한 삶에서 얻어지는 작은 행복에 만족하렵니다.
항상 좋은글 감사드립니다.^^

마중물 2024-03-18 11:16:30
글쎄요?
지혜롭게 산다는게 쉬운 것 같으면서도 어려운 일이죠~
방학은 다시 오지만, 인생은 단 한번이기에
계획을 세우고 지키며 지혜롭게 살고픈 맘!

좋은 글을 통하여
현재의 제 자신을 뒤돌아보니...
하루하루 먹고살기 바뻐 쫓기며 살다보니
“정의롭고 옳게 사는 한 지식인“과는 왠지??

곱배기 2024-03-18 02:18:42
지혜롭게 사는것은 참으로 어려우면서도 단순하게 생각하면 쉽다고 생각 할 수도 있겠으나 이 시점에 테스형이떠오르는것은 어리석음에서 오는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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