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을 열며] 충남아산FC 팬들은 왜 화났을까
[노트북을 열며] 충남아산FC 팬들은 왜 화났을까
구단 상징색 아닌 빨간색 유니폼 착용 논란…“축구는 정치도구 아냐”
  • 이종현 기자
  • 승인 2024.03.17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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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찾아왔다. 그러나 충남 아산시를 연고로 둔 프로축구팀의 상황은 그렇지 않아 보인다. (사진=굿모닝충청 이종현 기자)
봄이 찾아왔다. 그러나 충남 아산시를 연고로 둔 프로축구팀의 상황은 그렇지 않아 보인다. (사진=굿모닝충청 이종현 기자)

[굿모닝충청 이종현 기자] 봄이 찾아왔다. 그러나 충남 아산시를 연고로 둔 프로축구팀의 상황은 그렇지 않아 보인다.

필자는 축구를 사랑한다. 누군가에는 사치로 보일 유니폼을 매년 사고, 경기가 있는 날이면 축구장을 찾아 사랑하는 팀의 이름을 목놓아 외친다.

대전에서 태어나지 않은 충남도민이지만, 지인들은 “쟤는 대전하나시티즌에 미쳤잖아”라는 말을 할 정도다.

지난 9일 충남아산프로축구단(구단주 박경귀 아산시장, 이하 충남아산FC)의 경기가 열린 이순신종합운동장을 찾았다.

충남아산FC의 올 시즌 첫 홈경기였는데, 1만22명이라는 구름 관중이 몰리며 흥행에는 성공했다. 관중 수만 놓고 보면 봄이 찾아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충남아산FC는 유니폼 색깔 논란으로 지금 이 순간에도 시끄럽다.

2020년 시민구단으로 재창단한 충남아산FC는 줄곧 파란색과 노란색을 상징색으로 활용했다. 홈경기에는 파란색 유니폼만 착용했다.

컬러는 팀의 정체성과 함께 앞으로 나가야 할 방향성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날 선수들은 빨간색 유니폼을 착용했다. 명예 구단주인 김태흠 충남지사와 구단주인 박경귀 아산시장도 빨간색 유니폼을 입고 나와 인사말을 하고 시축을 했다. 공교롭게도 두 사람 모두 국민의힘 소속 단체장이다.

22대 총선을 앞두고 유니폼을 정치에 이용했다는 비난이 나오고 있다.

시와 구단은 4월 이순신 축제를 앞두고 있어 장군 갑옷을 상징하는 빨간색 유니폼을 선택했다고 해명하고 있다.

관중석에서는 야유가 쏟아졌다. 경기장 동쪽(E석) 좌석에는 ‘김태흠, 박경귀 OUT’, ‘축구는 정치도구가 아니다’ 등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내걸렸다. (사진=굿모닝충청 이종현 기자)
관중석에서는 야유가 쏟아졌다. 경기장 동쪽(E석) 좌석에는 ‘김태흠, 박경귀 OUT’, ‘축구는 정치도구가 아니다’ 등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내걸렸다. (사진=굿모닝충청 이종현 기자)

구단이 경기장 내·외부에 자체 설치한 현수막 등에도 빨간색이 등장했다.

관중석에서는 야유가 쏟아졌다. 경기장 동쪽(E석) 좌석에는 ‘김태흠, 박경귀 OUT’, ‘축구는 정치도구가 아니다’ 등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내걸렸다. 영 보기 불편했고 혼란스러웠다.

논란이 커지자 김 지사와 이준일 충남아산FC 대표이사는 “정치적 의도가 없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김 지사는 13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축구를 정치적으로 이용했다는 주장이 나오는데 불쾌하고 유감스럽다”며 “명예 구단주로 개막전에 참석해 격려사와 시축을 한 게 전부다. 유니폼이 빨간색인지 파란색인지 노란색인지 알지도 못한다”고 반박했다.

“영문도 모르는데 경기장에서 ‘김태흠 OUT’이라고 적힌 현수막이 내걸렸다. 오히려 제가 피해자”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김 지사 입장에선 억울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고 필자도 이해한다. 이번 사태의 잘못은 구단이 명백하기 때문이다. 사전에 빨간색 유니폼 제작에 앞서 팬들에게 취지를 충분히 설명하고 공감대를 형성했다면 불거지지 않았을 문제다. 그러나 그런 과정은 없었다. 팬들이 항의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김 지사와 이 대표의 해명 과정은 또 다른 논란을 만들어냈다.

“서포터즈가 전부 팬들은 아니잖아요. 내가 보니까 많지도 않고…”. 김 지사가 질의 과정에서 한 발언이다.

축구팬의 한사람인 필자 입장에선 모욕적인 발언이 아닐 수 없다. 유감이다.

구단의 대표는 시민과 소통을 비롯해 축구 철학, 고도의 행정력이 요구되는 자리다.

하지만 이 대표는 “나는 축구의 축자도 모르는 사람”이라면서 “이번 일을 계기로 한 가지 좋은 점도 있다. 전국에 충남아산FC가 알려졌다”는 등 팬들을 들끓게 하는 발언을 쏟아냈다.

그럼 왜 구단의 운영을 책임지는 대표 자리에 있는 건지 묻고 싶다. 도와 시 지원에 의존했던 경영에 있어 자생력을 갖출 비전이 있는지도 의문이다.

“일부 팬들을 설득하지 못한 것 같다. 소통하겠다. 우리의 책임이 크다”는 메시지를 내놨으면 어땠을까?

스포츠는 어떤 방법으로든 정치의 도구가 될 수 없다. 구단이 먼저 팬들에게 다가가야 한다. 소통의 자리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굿모닝충청=이종현 기자)
스포츠는 어떤 방법으로든 정치의 도구가 될 수 없다. 구단이 먼저 팬들에게 다가가야 한다. 소통의 자리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굿모닝충청=이종현 기자)

스포츠는 어떤 방법으로든 정치의 도구가 될 수 없다. 구단이 먼저 팬들에게 다가가야 한다. 소통의 자리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필자는 유니폼 색깔 논란으로 촉발된 구단과 팬들의 갈등이 풀리지 않는 이상 다시는 이순신종합운동장을 찾을 생각이 없다.

구단이 팬들과 소통을 통해 갈등 봉합에 나서길 촉구한다. 충남아산FC를 사랑하는 축구팬들에게 봄이 오길 기대한다.

국가의 주인은 국민이다. 마찬가지로 시민구단의 주인은 시민이다.

이와 별도로 구단 측에 개선을 요구하고 싶은 부분도 있다. 무료 티켓 배부는 단기적으로 관중 유치 등에 효과가 있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경영에 도움되지 않는다.

특히 시민들이 “축구 경기를 돈 내고 봐?”라는 시선이 깔리기 전 멈춰야 한다.

아무런 대가 없이 단지 팀이 좋아서 응원하는 서포터즈, 이들과 별도로 경기장 내 한쪽에는 구단이 고용(?)한 치어리더 등 응원단이 자리한다.

이들은 경기 중 응원가를 앰프로 틀어주며 관중들에게 응원을 유도한다. 그러나 앰프 소리가 너무 크다는 지적은 끊이지 않고 있다.

서포터즈들이 만든 응원가를 육성으로 따라 부르는 매력에 빠져 경기장을 찾는 관중들이 적지 않다. 과도한 앰프 사용은 오히려 축구 경기 몰입에 방해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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