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 앞바다서 뺑소니 친 삼성은 사과하라"
"태안 앞바다서 뺑소니 친 삼성은 사과하라"
맹정호 충남도의원, 태안기름사고 원인자 삼성에 사과 촉구
  • 한남희 기자
  • 승인 2012.11.09 17: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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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정호(서산, 민주) 충남도의원
충남도의회 맹정호 의원(서산, 민주)이 9일 열린 도의회 제258회 본회의에서 태안기름유출사고 책임자인 삼성측에 대해 대 국민 사과를 촉구하고 나섰다.

맹 의원은 이날 5분 발언에서 "5년전 120만 명이 넘는 자원봉사자가 겨울 바다에서 검은 눈물을 닦았고 주민들은 피해보상과 생존권을 부르짖으며 네 명의 주민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지만 정작 기름유출 사고 책임자는 빠지고 피해자만 남아 재판을 받는 기이한 대한민국"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유류사고 원인은 삼성중공업 소속 크레인선이 유조선을 들이받아 발생한 사고로 가해 차량은 빠지고 피해 차량에서 새어나온 기름만을 탓하고 있는 분명한 뺑소니 사건과 같은 이치로 이는 가중처벌 대상"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삼성은 올해 12월 영국에서 열리는 IAVE 세계자원봉사 회의에 골드스폰서로 참여하는데 120만 자원봉사의 눈물을 철저히 외면한 채 기업이미지만을 위해 스폰서 역할을 하는 것은 주민들의 가슴에 또다시 대못을 박는 일"이라며 "사고를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입혔다면 사과하는 것이 당연한 도리이기 때문에 잘못을 빌고 용서를 구하라"고 촉구했다.

아울러 맹 의원은 "1995년 여수 씨프린스 기름유출 사고 당시 사고 책임자인 GS칼텍스는 기름유출량이 태안보다 10분의 1밖에 되지 않았는데도 지역발전기금 1000억원을 출연했다"며 "국회 유류피해지원 특위는 반드시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을 특위에 출석시켜 공개적인 사과를 이끌어 달라"고 건의했다.

5분 발언 전문 (행정자치위원회 맹정호 의원)
 

 

5년이 흘렀습니다. 세상은 무심했고, 자연은 스스로 자신의 상처를 꿰매고 있습니다. 정부는 무관심했고, 주민들의 분노는 더욱 강렬해졌습니다. 삼성은 무책임했고, 닫힌 귀는 여전히 열릴 줄을 모르고 있습니다.

참으로 대단한 대한민국입니다. 120만 명이 넘는 자원봉사자가 겨울 바다에서 검은 눈물을 닦았습니다. 피해보상과 생존권을 부르짖으며 네 명의 주민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막내 아들의 결혼식을 남겨두고 자결한 이영권씨, 스스로 독약을 마시고 목숨을 끊은 김용진씨, 20년간 운영해온 수산물 가게를 닫으며 분노의 외침으로 분신한 지창환씨, 삼성에 피해 보상을 요구하고 끝내 자결한 성정대 태안군 유류피해 대책위원회 위원장이 바로 그 분들입니다. 우리의 이웃들은 이렇게 자신의 목숨을 역사에 내놓았습니다. 가슴 아픈 대한민국의 국민들입니다.

기름유출 사고의 책임자는 빠지고 피해자만 남아 재판을 받는 나라가 대한민국입니다. 참으로 대단한 대한민국입니다. 이 나라가 과연 국민의 나라입니까?
삼성의 나라입니까?

삼성은 사고에 대한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합니다. 서해안 유류사고는 간단하고 명확합니다. 삼성중공업 소속 크레인선이 정박해 있던 허베이스피리트호 유조선을 들이받아 발생한 사고입니다. 주차해 놓은 차를 추돌했는데 가해 차량은 빠지고 피해 차량에서 새어나온 기름만을 탓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분명한 뺑소니입니다. 뺑소니는 가중처벌입니다.

지난 10월 26일 삼성그룹 본사 앞에서 열린 ‘삼성 규탄 집회’에서 서해안유류피해민연합회 국응복 회장은 “삼성이 충남 태안을 지옥으로 만들었다. 지금의 삼성은 대한민국 국민이 만들어 준 기업인데 정작 국민에게 하는 짓을 보면 ‘당나라’ 기업인 것 같다.”며 할복을 시도하기도 했습니다. 삼성이 바다도 잡고 이젠 사람도 잡고 있습니다. 이런 후안무치한, 얼굴 두껍고 뻔뻔한 삼성은 세계적인 기업이 절대 될 수 없습니다.

삼성은 올해 12월 영국에서 열리는 IAVE 세계자원봉사 회의에 골드스폰서로 참여한다고 합니다. 참으로 기가 찰 노릇입니다. 120만 자원봉사의 눈물을 철저히 외면한 채 단지 기업이미지 창출을 위해 세계자원봉사 회의에 스폰서 역할을 한다는 것은 주민들의 가슴에 또다시 대못을 박는 일입니다. 사죄와 보상이 없이 세계자원봉사대회를 후원하는 것은 국제적인 망신거리입니다. 120만명의 자원봉사자 눈을 가릴 수는 없습니다.

지금 주민들은 커다란, 그 무엇을, 막무가내로 요구하는 것이 아닙니다. 사과하라는 것입니다.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입혔다면 사과하는 것이 당연한 도리입니다. 바다를 죽이고, 사람을 죽게 하고도 사과를 하지 않는 것은 이 무슨 경우입니까? 진심어린 사과는 바라지도 않습니다. 가식이라도 잘못을 빌고 용서를 구하길 바랍니다.

1995년 여수 씨프린스 기름유출 사고 당시 사고의 책임자였던 GS칼텍스의 경우 기름유출량이 삼성중공업 유류사고의 10분의 1밖에 되지 않았지만 지역발전기금 1000억원을 출연했습니다. 지난해 매출 274조원에 순이익만 20조원에 이르는 삼성이 지역발전기금에 인색한 것은 덩치에도 어울리지 않는 좀팽이짓에 지나지 않습니다. 주민들이 만족할만한 수준의 지역발전기금을 출연해야 합니다. 이것은 120만 국민의 명령입니다.

국회에 요구합니다. 국회 유류피해지원 특위는 반드시 삼성그룹의 이건희 회장은 특위에 출석시켜 공개적인 사과를 이끌어 내 주시기 바랍니다.

이명박 대통령님에게 요구합니다. 얼마 남지 않은 임기,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을 불러 조속한 기금의 출연과 그룹 차원의 대규모 투자를 통해 지역경제 회복에 앞장 설 것을 다짐받아 주시길 간절히 바랍니다. 그동안 국민에게 보여준
대통령의 권위와 권력, 그리고 능력을 다시 한 번 보여주시길 바랍니다. 멕시코만 기름유출 사고를 수습한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처럼 되실 수 있습니다.

찬바람이 불어오는 5년 전 그날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우리 주민들이 이 겨울에는 아랫목에 손을 녹이며 일할 수 있도록 2012년이 가기 전에 삼성의 반성과기금 출연을 간절히 요구합니다.

삼성을 자랑으로 여기는 대한민국 국민이 되게 하여 주시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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