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한 달 전부터 결산보고서 발표 총선 뒤로 연기 검토
기재부, 한 달 전부터 결산보고서 발표 총선 뒤로 연기 검토
정식 법령절차 해석도 무시하고 '임시공휴일' 핑계대며 발표 연기 골몰
  • 조하준 기자
  • 승인 2024.04.10 12:3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요 투자은행(IB) 및 연구기관 거시경제 전문가들과 간담회를 주재하고 있는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사진 출처 : 기획재정부 홈페이지)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요 투자은행(IB) 및 연구기관 거시경제 전문가들과 간담회를 주재하고 있는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사진 출처 : 기획재정부 홈페이지)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정부가 '2023회계연도 국가결산보고서' 심의, 의결을 총선 다음 날인 11일로 미뤄 논란이 되고 있다. 총선을 앞두고 국민의힘에 악영향이 갈 것이 두려워 미룬 것이 아니냐는 의심이 계속되고 있다. 그런데 10일 한겨레 단독 보도로 기획재정부가 기존에 내놓았던 ‘임시공휴일’ 핑계와 달리 이미 한 달 전부터 ‘총선 뒤 발표’를 염두에 둔 정황이 드러나 더욱 논란이 되고 있다.

한겨레의 보도에 따르면 기획재정부가 지난 3월 4일 법정시한과 관련해 법제처 쪽에 법령해석을 문의한 사실이 확인됐다. 결국 윤석열 정부가 이미 오래 전부터 총선을 고려해 국가결산 제출 시한 연기를 고민한 것으로 보이는 부분이다. 다만 기재부 쪽은 ‘지난 달 말 법제처에 문의했다’고 주장하고 있어 부처 간 입장도 엇갈리고 있다.

한겨레는 자체 취재를 통해 법제처가 지난 3월 4일 기재부 재정관리국 회계결산과 실무자로부터 “국가결산을 내야 하는 4월 10일이 공휴일인데 다음날 감사원에 제출해도 문제없는가”란 취지의 전화 문의를 받은 사실을 확인했다. 국가재정법 59조는 ‘기재부 장관은 대통령의 승인을 받은 국가결산보고서를 다음 연도 4월 10일까지 감사원에 제출해야 한다’고 규정되어 있다.

그런데 4월 10일이 선거일로 임시공휴일이니 이튿날인 11일에 제출해도 되는지를 질의한 것이다. 이에 대해 법제처 실무자가 “기간의 말일이 공휴일이면 기간은 다음날 만료된다”는 민법을 근거로 기재부 실무자에게 ‘가능하다’는 취지의 답변을 했다. 행정기본법에 행정에 관한 기간을 계산하는 특별한 규정이 없을 경우 민법을 준용하게 되어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법제처 관계자는 “기재부로부터 공식 문서로 법령해석 요청이 온 것이 아니다. 실무자가 전화로 자문해준 것”이라며 “법제처 공식 답변이라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결국 윤석열 정부가 한 달 전부터 결산보고서 제출 법정시한을 넘길 방안을 궁리하고 있었다고 볼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한겨레는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이런 고민 자체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그동안 4월 10일로 기한이 정해져 4월 첫주 국무회의에서 국가결산 의결 등이 이뤄졌다. 기재부가 한 달 전부터 4월 10일까지 합법적으로 결산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아도 되는 방안을 굳이 왜 고려했는지 의문이다”고 지적했다.

또 “관행을 안 지키기 위해 굉장히 의도적으로 애를 쓴 것으로 보인다. 선거 중립 의무가 있는 국가기관으로 부적절한 행위라는 생각이 든다”라고 덧붙였다. 실제 정부는 지난 2일 국무회의를 열었지만, 결산보고서를 제출받아 의결하지 않았다. 또한 기재부의 문의도 부실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법제업무 운영규칙에는 ‘중앙행정기관의 장이 법령해석에 의문이 있으면 법제처 등에 법령해석을 요청해야 한다’ ‘법제처가 법령해석을 할 때는 법령해석심의위 심의를 거쳐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기재부는 법제처에 정식으로 공문을 보내 공식적으로 법령해석을 요청해야 한다. 그러나 이번에는 실무자 선의 전화통화로만 의견을 구했다.

한겨레는 한 정부 부처 법제관 출신의 변호사의 전언을 인용해 “선거와도 연결되어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정치적 중립성 담보를 위해 기재부가 공문 등으로 법제처의 법령해석을 정식 요청을 하는 등의 방법을 택했어야 했다”며 “신중하지 못한 행위”라고 지적했다.

법제처 법령해석심의위 참여 경험이 있는 한 변호사 역시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총선까지 얽힌 민감한 사안의 경우, 객관적 심의가 가능한 법령해석심의위를 통해 법령을 해석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즉, 기획재정부가 어떻게든 총선 뒤로 국가결산보고서 발표 연기를 위해 편법을 동원했다는 지적이다.

그런데 기재부는 한 달 전 법제처에 문의한 사실을 부인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한겨레 측에 “국무회의가 이달 11일 열릴 수 있다고 ‘지난달 말’에 통보받은 뒤 법제처에 문의한 것으로 안다”며 ‘지난달 4일 문의를 받았다’는 법제처 답변과 달리 답했다. 법제처에 정식으로 법령해석을 요청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전화로 물어보니 너무 (해석이) 명확해 굳이 공문을 통해 물어볼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보다 앞서 정부는 ‘2023회계연도 국가결산 보고서’를 11일 열리는 국무회의에서 심의·의결 및 발표하기로 했다. 국가재정법 제정 이후 국가결산보고서 감사원 제출 법정 시한 10일을 넘기는 것은 이번이 사상 초유의 일이다. 이에 기획재정부는 10일이 총선 선거일로 임시공휴일이기에 올해의 경우 감사원 제출 법정 시한이 10일이 아닌 11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런 기획재정부의 조치에 대해 현재 총선을 의식해 ‘임시공휴일 꼼수’를 부리는 것이 아니냐는 의심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지난 1월에 작년 세수 결손액이 무려 56조 4,000억 원으로 사상 최대 규모라는 사실이 알려졌기에 국가결산보고서가 공개될 경우 그대로 세수 펑크 사실이 드러나 재정을 부실하게 운영한 사실이 드러나기에 의도적으로 숨긴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굿모닝충청(일반주간신문)
  • 대전광역시 서구 신갈마로 75-6 3층
  • 대표전화 : 042-389-0080
  • 팩스 : 042-389-008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송광석
  • 법인명 : 굿모닝충청
  • 제호 : 굿모닝충청
  • 등록번호 : 대전 다 01283
  • 등록일 : 2012-07-01
  • 발행일 : 2012-07-01
  • 발행인 : 송광석
  • 편집인 : 김갑수
  • 창간일 : 2012년 7월 1일
  • 굿모닝충청(인터넷신문)
  • 대전광역시 서구 신갈마로 75-6 3층
  • 대표전화 : 042-389-0087
  • 팩스 : 042-389-008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송광석
  • 법인명 : 굿모닝충청
  • 제호 : 굿모닝충청
  • 등록번호 : 대전 아00326
  • 등록일 : 2019-02-26
  • 발행인 : 송광석
  • 편집인 : 김갑수
  • 굿모닝충청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굿모닝충청.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mcc@goodmorningcc.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