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하준의 직설] 국민의힘의 잇단 총선 참패 이유는?
[조하준의 직설] 국민의힘의 잇단 총선 참패 이유는?
저조한 대통령 지지율, 선거 전략 부재
  • 조하준 기자
  • 승인 2024.04.11 16:5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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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사퇴를 선언한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사진 출처 : 연합뉴스)
11일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사퇴를 선언한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사진 출처 : 연합뉴스)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지난 22대 총선에서 국민의힘은 비례대표 위성정당 국민의미래의 의석을 더해 108석을 얻는데 그치며 간신히 개헌저지선만 사수한 대참패를 기록했다. 76년 헌정사상 야당이 단독 과반을 차지한 것은 초유의 일이다. 그럼 국민의힘은 집권 여당의 프리미엄을 등에 업고도 왜 이렇게 대참패를 기록하게 된 것인지 찬찬히 분석해볼 필요가 있다.

1년 반 넘게 이어져온 윤석열 대통령의 저조한 지지율

보통 총선을 정권의 중간평가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에서 대통령의 지지율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 추이를 살펴보면 허니문 기간에서조차 55%를 넘지 못했고 그 짧았던 허니문 기간을 제외하면 보수 과표집으로 높아봐야 40%대 초반에 그쳤고 대부분 30%대 초중반에 머물렀다. 그리고 그 기간 동안 부정평가는 늘 과반 이상인 채로 1년 반 이상을 끌어왔다.

또한 정당 지지율에서도 국민의힘은 윤석열 정부 초반 허니문 기간이 끝난 후엔 더불어민주당에 역전을 당한 채로 1년 반 이상을 끌어왔다. 이렇게 대통령의 지지율은 30%대 초중반에 머물러 있고 정당 지지율도 늘 뒤처져 있는 상황에서 총선을 이기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의힘은 작년 10월 서울 강서구청장 재보궐선거에서 이미 한 번 경고장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쇄신은 커녕 자중지란을 일으켰고 윤석열 대통령은 거부권을 남발하며 김건희 특검법마저도 거부권을 행사하는 불통 행보를 이어갔다. 이러니 여당 프리미엄이 생기기는 커녕 도리어 정권심판론을 정부, 여당 스스로가 부채질하는 꼴을 낳게된 셈이다.

한동훈의 선거 전략 부재

국민의힘을 참패로 이끈 1등 공신은 단연 한동훈 비대위원장이라 할 수 있다. 우선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선거 전략이 도대체 무엇인지 아직도 의문을 갖게 한다. 선거 지원유세 당시 그의 메시지는 전혀 통일성을 갖지 못한 채 한 쪽에선 ‘위기론’ 및 ‘읍소론’을 설파하다가 또 다른 한 쪽에선 “골든 크로스”를 운운하며 ‘희망론’을 설파했다.

선거 캠페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일관된 메시지를 내는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메시지는 너무나도 번잡하고 산만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또 ‘이조심판론’이란 메시지도 뜬금없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나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권력이 없는 야당 대표인데 그들을 심판하자는 메시지는 일부 극우 유튜브 채널을 제외하면 공감하기 힘든 메시지다.

또한 이재명, 조국 대표를 향한 ‘방탄’ 프레임도 문제다. 우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두 차례의 체포동의안 표결 당시 자당 소속 의원들에게까지 배신을 당했는데 세상에 이런 허약한 ‘방탄’이 어디 있을까?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역시 이미 2심 재판까지 실형을 선고받았고 3심만 남겨두고 있을 뿐이다. 그런 점에서 ‘이조심판론’은 설득력을 얻기 힘들다.

범죄자, 종북 마타도어는 두 말하면 입 아플 정도로 그저 정치를 혼탁하게만 하는 메시지에 불과하다. 즉,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유권자들의 표를 끌어내는 발언이 아닌 일부 극우 유튜버들에게 알량한 청량감을 선사하는 메시지들만 남발한 셈이다.

반대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일관되게 윤석열 정부 심판론이란 메시지를 강하게 어필했고 “3표가 부족하다”며 투표를 독려하는 메시지도 일관적이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또한 일관되게 윤석열 정부 심판론이란 메시지를 던졌고 ‘지민비조’라는 나름의 선거 전략도 선보였다. 그러니 이 두 당은 괄목할 성적을 낼 수 있었다.

원톱 선대위원장의 한계

이번 총선에서 국민의힘은 한동훈 비대위원장을 총괄선대위원장으로 위촉해 원톱 체제로 운영했다. 반면에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대표와 이해찬 전 대표, 김부겸 전 총리 3명이 총괄선대위원장을 맡는 쓰리톱 체제로 운영했다. 이 사람 숫자의 차이는 엄청난 결과를 초래했다.

우선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몸이 둘이 아닌 이상 모든 지역을 다 커버할 수는 없으며 정치 초짜인 그가 홀로 선거를 지휘하는 것에는 무리가 따를 수밖에 없다. 그럼 그를 대신해 중심을 잡아줄 사람이 있어야 했다. 물론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안철수, 나경원 후보 등을 임명했지만 그들 역시 자신의 지역구가 오차범위 내 접전을 펼치는 여론조사가 잇달아 나오자 지역구에 발이 묶이고 말았다.

총괄선대위원장은 정치를 모르는 초짜이고 그를 보좌할 공동선대위원장들 역시 자기 지역구에 발이 묶여 운신의 폭이 좁아졌으니 결국 이는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폭주로 이어지는 결과를 초래했다. 그나마 정치 경험이 풍부한 공동선대위원장 중 한 사람이라도 한동훈 비대위원장과 함께 움직일 수 있었다면 그가 과연 이렇게까지 폭주할 수 있었을지는 의문이다.

잇달아 벌어지는 수도권에서의 대참패

수도권은 대한민국 인구의 절반 가량이 거주하는 곳으로 이곳에 걸린 지역구 개수는 무려 122개다. 따라서 수도권은 어느 누구에게도 양보할 수 없는 승부처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보수 정당이 총선에서 수도권을 석권한 것은 2008년 18대 총선이 끝이었고 수도권 한정으로는 벌써 4연패를 기록 중이다.

그나마 2012년 19대 총선 당시 새누리당은 수도권에서 적은 격차로 지고 영남에서 의석을 벌충하면서 단독 과반을 이끌 수 있었으나 2016년 20대 총선부터는 계속해서 수도권에서 격차가 더욱 벌어져갔다. 이번 22대 총선에서도 국민의힘은 수도권 전체에서 고작 19석(서울 : 11석, 경기 : 6석, 인천 : 2석)을 획득하는데 그쳤다.

이렇게 이미 더불어민주당에 수도권에서 100석을 넘게 내준 상황이라면 아무리 영남 의석을 다 싹쓸이 한다고 해도 여전히 40석 가까이가 부족하다. 강원도 의석까지 보태도 여전히 30석 정도가 부족한 상태다. 즉, 수도권에서 계속해서 민주당에 100석을 넘게 내주고 있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으니 단독 과반을 이룰 가능성은 점점 희박해질 수밖에 없다.

이번 총선에서도 국민의힘이 그나마 서울에서는 일부 지역구를 수복하는데 성공했으나 경기도와 인천에선 여전히 죽을 쒔다. 그리고 현재 인구 추계를 살펴보면 서울은 점점 인구 유출로 늙어가고 있는 반면 경기도와 인천은 서울에서 유출된 청년 인구를 흡수하고 있다. 때문에 서울은 조금 보수세가 강해진 반면 경기도와 인천은 민주당 지지세가 강해지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수도권은 이미 사실상 호남에 준하는 민주당 우세 지역이 됐으며 보수 정당이 자력으로 단독 과반을 이루게될 가능성은 인구 구조가 다시 바뀌지 않는 한 최소한 15~20년 동안 희박하다고 본다. 국민의힘 입장에선 계속되는 수도권 패배를 어떻게 만회할 것인지 보다 철저히 연구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결국 선거 과정을 복기해보면 국민의힘은 질 만해서 진 것이지 이길 수 있었는데 진 것이 아니었음을 알 수 있다. 일부 국민의힘 지지층과 수구 언론들은 이종섭 전 호주대사와 황상무 전 시민사회수석 두 사람 때문에 졌다고 책임을 돌리는데 이는 그저 화풀이 대상을 찾아내는 것에 불과하다. 이종섭, 황상무 두 사람 논란이나 윤석열 대통령의 ‘875원 대파 발언’ 논란은 그저 촉매제 중 하나였을 뿐이다.

이미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은 오래 전부터 30% 안팎에서 정체된 상태였으며 이 30% 지지층에는 모두가 윤석열 대통령을 진심으로 흠모해서가 아닌 탄핵으로 붕괴된 박근혜 정부의 재림을 막기 위해 억지로 붙잡고 있는 지지자들도 섞여 있다. 즉, 윤석열 대통령의 콘크리트 지지층은 30%보다 더 낮을 정도로 두께가 엷다는 것을 말해준다.

이렇게 지지층이 엷어진 상태로 1년 반 이상을 끌어왔는데 선거에서 이기는 것이 더 이상할 것이다. 이종섭, 황상무 두 사람 때문에 판이 바뀐 것이 아니라 이미 그보다 훨씬 전부터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민심은 악화됐고 그것이 이번 선거로 드러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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