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살림 적자 87조? 실제는 138조!
나라살림 적자 87조? 실제는 138조!
외평기금 이용한 '통계 착시'와 지방교부세 삭감 '꼼수' 동원해서 적자 축소
  • 조하준 기자
  • 승인 2024.04.12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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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국가결산보고서를 심의, 의결 중인 한덕수 국무총리.(출처 : KBS)
11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국가결산보고서를 심의, 의결 중인 한덕수 국무총리.(출처 : KBS)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지난 11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심의, 의결된 국가결산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나라살림 적자 규모가 관리재정수지 기준 87조 원으로 예산 수립 당시 내놓은 계획보다 29조 원이나 증가한 것으로 밝혀졌다. 당초 기획재정부는 법정 공개 시한인 4월 10일이 ‘임시공휴일’이란 핑계로 11일로 미뤘는데 이를 두고 총선을 의식한 꼼수라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그런데 이 ‘87조 원’이란 통계도 세수 결손 규모를 반영하지 않은 "통계 착시"라는 지적이 나왔다. 11일 오후 나온 오마이뉴스 보도에 따르면 실제 적자 규모는 138조 원인데 국가 재정 통계에 잡히지 않는 외국환평형기금(외평기금)을 끌어다 쓰고, 지방교부세를 무리하게 삭감하면서 적자 규모를 실제보다 축소했다는 것이다.

이 날 오마이뉴스와 전화 인터뷰를 한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언뜻 봐서는 재정 적자가 예산안보다 29조 원 정도만 늘어난 것처럼 보이지만 원칙적으로는 적자 폭이 더 벌어졌어야 정상이며 정부가 꼼수를 부린 동시에 통계적 착시라고 지적했다.

또 작년 예산안 대비 총 수입이 51조 8,000억 원이 감소한 점을 고려하면 실질적인 재정 적자 규모는 총 수입 결손분을 더한 수치인 110조 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수입이 예상보다 덜 들어왔으므로 적자 폭이 더 커져야 정상인데 현재 규모에 그친 것은 수많은 꼼수와 통계적 착시가 들어갔기 때문이다”고 덧붙였다.

그럼 그 꼼수와 통계적 착시가 무엇인지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이상민 수석연구위원은 적자 축소에 대해 정부가 재정 통계에 잡히지 않는 기금을 끌어다 쓰며 ‘통계 착시’를 일으켰고 불용 규모를 늘린 가운데 지방교부세를 삭감하는 ‘꼼수’를 자행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그가 지적한 국가 재정 통계 밖에 있는 기금은 외평기금이었다. 이는 재정 통계에 잡히지 않는 돈인데 경제적 실질은 좋아지지 않아도 통계적으로는 재정이 좋아진 것처럼 보일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러면서 "왼쪽 주머니에 있는 외평기금을 오른쪽 주머니(국가 재정)에 넣는 것이 크게 잘못된 행정은 아니다"라면서도 "다만 왼쪽에 있는 돈을 오른쪽에 넣는다고 해서 재정건전성이 좋아지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라고 강조했다.

또한 이 수석연구위원은 정부가 암묵적 압박을 통해 국회에서 심의한 예산을 제대로 쓰지 않는 불용액을 늘린 점도 재정 적자 축소에 기여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세수가 줄면 감추경(세수 감소에 따라 계획했던 예산을 줄이는 추경)을 해서 지출을 줄이거나, 국채를 추가 발행해야 하는데, 정부는 둘 다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자연스럽게 남는 불용액을 활용하겠다”고 했는데 이럴 경우 일선 공무원들은 무언의 압박을 받게 된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 수석위원은 법적 근거 없이 지방정부에 지급해야 할 교부세를 23조원 삭감한 것도 재정 적자 규모 축소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행정안전부가 지방교부세 삭감을 공문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통보했다고 한다"며 "아무런 법적 근거 없이 교부세를 덜 주는 방식으로 세수 결손을 지방정부에 떠넘기면서 적자를 메운 것"이라고 했다. 또 이날 정부가 발표한 국가결산보고서를 보면, 국내총생산(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은 3.9%로 집계됐다. 작년 예산안(2.6%)보다 1.3%p 높은 수치다.

윤석열 정부는 관리재정수지 적자 폭을 매년 GDP의 3% 이내로 제한하는 '재정준칙'의 법제화를 추진 중인데, 정부 스스로 이 기준에 부합하지 못한 성과를 낸 것이다. 결국 국가결산보고서 공개를 총선 이후로 미룬 것이 총선을 의식해서가 아니냐는 지적에 더욱 힘을 얻게될 것으로 보인다.

종합해서 살펴보면 윤석열 정부는 ‘건전재정’을 표방했던 것과 달리 실제로는 매우 방만하게 재정을 운영했으며 적자 규모와 국가채무는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이 사실이 총선 이전에 들통날 경우 국민의힘은 그나마 얻은 108석이란 의석보다 더 낮은 의석을 획득하게 될 가능성이 더 높았을 것이다.

2023년에 기록된 역대 최대 규모의 재정 적자와 역대 최대 규모의 국가채무는 어디까지나 윤석열 정부에서 기록한 것이다. 입버릇처럼 문재인 정부 탓을 외쳤던 윤석열 정부가 이번에도 또 남탓으로 일관할 것인지 지켜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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