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여의도연구원장의 황당한 총선 분석
전직 여의도연구원장의 황당한 총선 분석
집권 여당 프리미엄 등에 업고도 참패한 건 국민의힘이 최초
  • 조하준 기자
  • 승인 2024.04.16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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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대 총선에서 지역구 의석 수가 5석 더 늘었고 득표율 격차도 좁혀졌다며 정신승리에 가까운 분석을 내놓은 전직 여의도연구원장 출신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그래프 출처 : 박수영 의원 페이스북)
22대 총선에서 지역구 의석 수가 5석 더 늘었고 득표율 격차도 좁혀졌다며 정신승리에 가까운 분석을 내놓은 전직 여의도연구원장 출신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그래프 출처 : 박수영 의원 페이스북)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15일 국민의힘의 씽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장을 지냈던 박수영 의원(부산 남구)이 정신승리에 가까운 분석을 내놓아 논란이 되고 있다. 때문에 집권 여당의 프리미엄을 등에 업고도 22대 총선에서 비례대표 포함 108석에 그치는 참패를 당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정신을 못 차렸다는 반응이 주를 이루고 있다.

15일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16일 당선자 총회가 소집되었다고 알리며 전반적인 분위기는 4년 전처럼 침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4년 전 21대 총선이 끝난 직후 미래통합당은 선거상황과 앞으로의 대책에 논의했던 상황을 전했다.

당시 박수영 의원은 당명부터 당헌 당규, 그리고 지도체제까지, 한마디로 '마누라 빼고 다 바꿔야 한다'는 취지의 발제를 한 박성민 정치평론가에게 반대 의사를 표하며 “당시 의석은 103석으로 많이 뒤졌지만, 득표율은 8.5%밖에 차이나지 않았고, 4.5%만 가져오면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전통적 보수는 총동원된 상황이라 중도에서 4.5%를 가져와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싹 바꾸기보다는 의정활동에 충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박수영 의원은 “지금도 같은 심정입니다. 참패는 했지만 4년전보다 의석은 5석이 늘었고 득표율 격차는 5.4%로 줄었습니다. 뚜벅뚜벅 전략, 또는 가랑비 전략으로 3%만 가져오면 대선에 이깁니다. 의정활동에 충실한 것이 정답입니다”고 했다.

즉, 4년 전 21대 총선보다 5석을 더 획득했고 득표율 격차는 5.4%p로 더 좁혔으니 의정활동에 충실하면 3%를 더 빼앗아올 수 있고 그럼 재집권이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박수영 의원의 주장에는 몇 가지 심각한 결함이 있다는 점에서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우선 당시 미래통합당이 103석을 획득하긴 했으나 그 때는 보수 성향 무소속 의원인 홍준표, 윤상현, 권성동, 김태호 의원 등이 있어 실질적으로는 107석이었기에 이번에 획득한 의석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특히 간발의 차로 획득했던 서울 마포갑, 도봉갑과 부산 사하갑, 경남 창원 진해 등지를 놓쳤다면 오히려 의석이 더 줄어들 뻔했다.

지역구 득표율 격차는 5.4%p에 불과했지만 비례대표 득표율 격차는
지역구 득표율 격차는 5.4%p에 불과했지만 비례대표 득표율 격차는 17.9%p 차로 불어난다. 저 방송에선 범야권에 개혁신당도 포함시킨 값이다.(출처 : JTBC 뉴스 영상 갈무리/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또한 박수영 의원이 해당 페이스북 게시글에 올린 그래프도 논란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 의석 수는 불과 5개 차이였고 득표율 격차도 3%p 정도에 불과했음에도 불구하고 의도적으로 크기를 과장해 마치 엄청나게 나아진 것처럼 왜곡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박수영 의원이 양당 득표율 차가 5.4%p라고 했지만 이는 지역구에 한정된 결과였고 비례대표로 넘어가면 이야기가 전혀 달라진다. 21대 총선 당시엔 범여권(더불어시민당 + 정의당 + 열린민주당)의 득표율은 48.44%였고 범야권(미래통합당 + 국민의당)의 득표율은 40.63%로 7.81%p 차였다.

그러나 22대 총선에선 개혁신당을 범여권으로 간주한다고 해도 범여권(국민의미래 + 개혁신당)의 득표율은 40.28%이고 범야권(더불어민주연합 + 조국혁신당)의 득표율은 50.94%로 10.66%p 차로 21대 총선보다 더 벌어졌다. 즉, 지난 21대 총선에선 지역구 득표율 격차가 비례대표 득표율 격차보다 컸다면 이번엔 반대로 비례대표 득표율 격차가 지역구 득표율 격차보다 더 커진 셈이다.

지역구는 소선거구제의 한계와 후보 개인의 인물 영향이 크게 좌우하는데 반해 비례대표는 순수하게 정당 투표란 점에서 대선과 더욱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이런 점에서 볼 때 박수영 의원의 분석은 ‘정신승리’ 혹은 ‘희망회로’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무엇보다도 역대 총선에서 여당이 야당에 단독 과반을 허용한 사례가 헌정 사상 초유의 일이다. 여당은 집권 프리미엄을 갖고 있기에 야당보다 지역구 현안 처리에 한 발 더 빠를 수밖에 없다. 문재인 정부 초기에 TK 지역의 각종 민원이 김부겸, 홍의락 두 의원에게 집중됐던 것도 그 때문이었다.

그러나 21대 총선에서 김부겸, 홍의락 두 의원이 낙선하자 대구 지역의 유력 언론사인 영남일보와 매일신문부터 TK의 현안 접수 창구가 막혔다며 TK가 갈라파고스로 전락할 수 있다는 사설을 냈을 정도였다. 그 정도로 여당 의원의 프리미엄은 상당하다.

그렇게 집권 여당의 프리미엄을 등에 업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총선에서 국민의힘은 108석을 획득하는데 그쳤다. 아무리 총선 패배로 인해 사기가 죽은 자당 지지층에게 힘과 용기를 불어넣기 위함이라고 하지만 이미 참패로 끝난 선거를 '진 게 아니다'는 식으로 비춰질수 있는 행태여서 정신을 못 차렸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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