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천년의 세월을 담다 283] 마음에 간직한 기억, 회화(懷化)…당진시 고대면 진관리 회화나무 2본
[나무, 천년의 세월을 담다 283] 마음에 간직한 기억, 회화(懷化)…당진시 고대면 진관리 회화나무 2본
  • 채원상 기자
  • 승인 2024.04.17 11: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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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충청 글 윤현주 작가, 사진 채원상 기자] 지금은 보기 힘든 천 원짜리 구권 지폐에는 도산서원의 전경 그려져 있는데 도산서원을 둘러싸듯 무성하게 자라난 나무가 바로 회화나무다.

은행나무, 느티나무, 팽나무, 왕버들과 함께 우리나라 5대 거목 중의 하나로 꼽히는 회화나무는 매력이 그득한 나무다.

자라는 속도가 빠른 데다 다듬어 주지 않아도 아름다운 수형을 가지기에 조경수나 가로수로 제격이다.

그래서인지 옛사람들은 집안에 회화나무를 심으면 행복이 찾아온다고 믿었고 회화나무를 집 주변에 흔히 심었다.

나무의 기상이 학자를 닮았다고도 하는데 그래서인지 우리나라 유교 관련 유적지에서는 거의 예외 없이 회화나무를 만날 수 있다.

당진시 고대면 진관리 입구에는 324년 수령의 회화나무 두 그루가 자리하고 있다.

이 나무의 역사에 대한 알려진 정확한 기록은 없지만 영랑이라는 처녀가 회화나무 세 그루를 영랑사로 가지고 가다가 두 그루를 심은 것이라는 설이 전해진다.

바닷물에 떠밀려 온 나무가 자라난 게 지금의 회화나무라는 이야기도 있다.

지금이야 나무 그늘을 찾는 이들의 발길이 드물지만, 과거에는 농사일을 하다가 잠시 땀을 식히는 공간이었고, 때때로 이야기꽃이 만발하던 장소였다.

전체 나뭇잎이 무성하면 풍년이 들고 윗부분만 무성하면 흉년이 든다는 전설이 전해지기에 농사철이 시작되면 마을 사람들을 회화나무 앞에 모여 길흉을 점치기도 했었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사람들로부터 서서히 잊혀 갔고, 보호수로 지정되었음에도 사람들의 관심을 크게 받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회화(懷化)라는 이름에 걸맞게 마을 사람들의 마음에 간직된 기억의 나무다.

지금은 백발이 성성한 어르신은 어릴 적 단옷날이면 나무에 줄을 매달아 그네를 뛴 기억을 가지고 있다고 했고 누군가는 호되게 천연두를 앓았을 때, 회화나무에 절을 하며 병을 낫게 해달라 빌었던 기억을 품고 살아가고 있다.

회화나무 아래서 술래잡기를 하고, 머리카락을 흠뻑 적신 땀을 식혔던 추억의 장소이자 삶의 공간이었던 것이다.

시간이 많은 것을 변화시켰고 회화나무의 존재 가치 또한 달라졌지만 달라지지 않은 한 가지는 마을에 처음 뿌리를 내린 순간부터 지금까지 회화나무는 주민들의 삶 가까이에 있었고, 주민들의 삶을 지켜온 나무라는 사실이 아닐까 싶다.

당진시 고대면 진관리 239-1, 240 회화나무 2본 324년(2024년)

[나무, 천년의 세월을 담다]는 충청남도 지원을 받아 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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