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文 4.3 추념사 명예훼손 아니다"...이승만사업회 패소
법원, "文 4.3 추념사 명예훼손 아니다"...이승만사업회 패소
이승만 우상화 분위기 속에서 나온 의미 있는 판결
  • 조하준 기자
  • 승인 2024.04.18 17: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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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1년 당시 문재인 전 대통령의 제주 4.3사건 추념사. 이를 두고 이승만 기념사업회와 당시 군경 유족들이 명예훼손이라 억지를 부리며 소송을 제기했다.(출처 : KBS 뉴스 영상 갈무리/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지난 2021년 당시 문재인 전 대통령의 제주 4.3사건 추념사. 이를 두고 이승만 기념사업회와 당시 군경 유족들이 명예훼손이라 억지를 부리며 소송을 제기했다.(출처 : KBS 뉴스 영상 갈무리/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이승만 건국대통령 기념사업회와 제주 4.3사건 당시 숨진 제주 함덕지서 경찰관의 유족이 문재인 전 대통령의 4.3 사건 추념사로 명예가 훼손됐다며 낸 소송이 대법원에서 최종 패소했다. 대법원은 원심판결의 결론에 문제가 없다고 보고 본안 심리를 하지 않고 바로 기각하는 심리불속행 기각으로 판결을 확정했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사업회와 유족이 문재인 전 대통령을 상대로 낸 위자료 청구 소송에서 원심의 원고 패소 판결을 지난 4일 확정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재임 기간이었던 2020년 추념사에서 제주 4.3 사건을 가리켜 “제주는 해방을 넘어 진정한 독립을 꿈꿨고 분단을 넘어 평화와 통일을 열망했다”고 표현했다.

또한 2021년 추념사에서도 문 전 대통령은 “분단에 반대했다는 이유로 당시 국가권력은 제주도민에게 '빨갱이', '폭동', '반란'의 이름을 뒤집어씌워 무자비하게 탄압하고, 죽음으로 몰고 갔다”고 표현했다. 그런데 이를 두고 사업회와 경찰관 유족들이 억지를 부리고 나섰다.

그들은 “문 전 대통령이 남로당 조직원들과 좌익 무장유격대의 무장 폭동을 미화하고 대한민국 건국의 정당성·정통성을 부정했다”고 억지를 부리며 그 해 8월에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문재인 전 대통령이 4.3 사건 진압을 지시한 독재자 이승만과 진압에 동원된 군경을 살인범으로 매도하는 등 명예를 훼손했다고 억지를 부리며 각 1,000만 원의 위자료 지급을 요구했다.

그러나 1·2심 법원은 이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1심 법원은 "피고의 발언은 군경토벌대와 공산무장유격대원 간 무력 충돌 과정에서 무고한 민간인의 피해가 다수 발생하였음에 대한 반성에서 나온 발언"이라며 "공산무장유격대에 의해 피살된 경찰관 등 희생자를 비난하는 내용으로 해석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추념사의 전체적인 취지에 비춰 이 전 대통령이나 숨진 경찰관의 사회적 평가가 침해될 가능성이 있을 정도의 구체적 표현이 있어 사회적 평가를 저하하거나, 그들에 대한 명예 감정, 추모 감정을 침해해 명예를 훼손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업회와 유족이 불복했고 상고를 했으나 대법원은 원심판결의 결론에 문제가 없다고 보고 본안 심리를 하지 않고 바로 기각하는 심리불속행 기각으로 판결을 확정했다. 그리하여 해당 소송은 문재인 전 대통령의 승소로 마무리됐다.

이번 사건은 여러모로 의미하는 바가 크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뉴라이트 출신 인사들이 정부 요직에 등용되며 4.19 혁명으로 인해 쫓겨난 독재자 이승만을 국부(國父)로 추대하려는 반동적, 퇴행적 역사 인식을 보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부터가 이승만기념관 건립에 성금을 기부하기도 했고 국가보훈부는 이승만을 ‘이 달의 독립운동가’로 선정하기도 했다.

그 뿐 아니라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은 이승만 우상화 영화인 건국전쟁 관람 독려에 나서며 이승만 국부론에 밑밥을 깔았다. 그런 상황에서 이승만 우상화에 제동을 거는 판결이 나왔기에 여러 모로 의미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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