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열기구로 전락한 방심위와 선방위
검열기구로 전락한 방심위와 선방위
총선 끝난 후 정부 엄호에만 폭주하는 심의기관들
  • 조하준 기자
  • 승인 2024.04.19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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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탄압에 앞장서고 있는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자료사진)
언론 탄압에 앞장서고 있는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자료사진)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사실상 심의기구를 넘어 검열기구의 모습을 보이며 언론 탄압에 나서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22대 총선이 끝난 후 방심위는 재작년 9월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순방 당시 발생한 ‘바이든-날리면’ 사태를 보도한 MBC에 과징금 3,000만 원을 부과했다. 또한 김건희 모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관련 YTN 보도에도 징계를 내렸다.

방심위는 16일 방송소위를 열고 1월 12일자 YTN ‘이브닝 뉴스’와 ‘뉴스나이트’에 과반으로 법정제재 ‘경고’를 의결했다. 윤성옥·황성욱 위원이 불참한 가운데 문재완 위원이 ‘의결보류’ 의견을 냈지만 류희림·이정옥 위원이 ‘경고’ 의견을 냈다. 징계 수위는 차후 전체회의에서 확정된다. 류희림·문재완·이정옥 위원은 모두 윤석열 대통령 추천이다.

해당 방송엔 <檢, 1년 전 “김건희·최은순 모녀, 22억 수익” 확인> 등의 리포트가 법원이 인정하지 않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검찰 종합의견서를 단정적으로 보도하고, 대통령실 입장문 등은 언급하지 않아 검찰이 의도적으로 김 여사를 조사하지 않았다는 식의 일방 주장을 전했다는 민원이 제기됐다. 물론 이 내용 역시 류희림 위원장의 청부민원 의혹이 있었던 사항이다.

당시 YTN 제작진은 서면 의견진술에서 “검찰 최종 의견서는 자체 검토 결과서가 아니라 한국거래소가 직접 분석해 제출한 것”이라며 “공신력 있는 데이터라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대통령실의 별도 해명이나 반박이 없었고 뉴스타파 보도에 대한 대응도 없었다”며 “검찰 수사가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한 다른 언론사 논조와 큰 차이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류희림·이정옥 위원은 중징계 의견을 고집했다. 윤석열 대통령 추천 인사인 이정옥 위원은 “부당 이득을 특정할 수 없다는 판결을 언급했다면 하자가 없었을 것”이라며 “검찰 의견서만을 확인해서 보도했다고 돼 있다. 이게 법조계 출입 기자로서 맞는 태도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역시 윤 대통령 추천 인사인 류희림 위원장도 “김건희 여사가 취한 이득이 22억 원으로 확인됐다는 단정적 표현을 쓰고 검찰 일방의 주장을 마치 사실인 것처럼 기사화한 것에 대해 지적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하며 중징계 결정을 고집했다.

그런데 방심위만으로도 문제인 상황에서 선거방송심의위원회까지도 언론 탄압에 앞장서고 있다. 선방위는 18일 지난 2월 윤석열 대통령의 장모 최은순 씨의 가석방이 추진되고 있다는 MBC 뉴스데스크 보도에 대해 최고수위 법정제재인 '관계자 징계'를 의결했다.

당시 선방위원들은 "악의적인 대통령 흠집내기 보도", "예비 대상자 포함과 정부 추진은 엄연히 다르다"며 MBC 보도를 비난한 것으로 전해졌다. 선방위는 또 윤 대통령의 10.29 이태원 참사 특별법 거부권 행사, 해병대 채 상병 사건 관련 공판, YTN 민영화 논란 등 선거와 직접적 관련이 없는 기사까지 포함된 MBC 보도 17건을 묶어 역시 법정 제재인 '경고'를 의결했다.

MBC 측은 "선거와 직접적 관련이 없는 보도까지 심의하는 데 동의할 수 없고, 심의 대상에 오른 보도의 공통점은 모두 대통령실 또는 여당에 불리한 기사였다는 점"이라고 반박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즉, 대통령실 혹은 국민의힘에 불리한 기사만 콕 집어서 심의 대상에 올렸다는 반박이다.

그러나 중징계 의견을 낸 국민의힘 추천 최철호 심의위원은 "사회 경제 이슈라도 정치인이나 특정 정당을 지지하는 사람과 연관된 것은 선거방송 심의대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백선기 선거방송심의위원장도 "특정한 기구의 영향을 전혀 받지 않고 있고, 특정 언론사를 비판하거나 옥죌 이유도 없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후보 시절 발언. 사실상 '윤적윤'에 가까운 발언이다.(출처 : MBC 뉴스 영상 갈무리/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후보 시절 발언. 사실상 '윤적윤'에 가까운 발언이다.(출처 : MBC 뉴스 영상 갈무리/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이로 인해 방심위와 선방위가 심의를 넘어서 검열을 하고 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두 기관의 표적이 된 언론사는 단연 MBC라 할 수 있는데 올해 들어 어제까지 방송심위, 선거방송심위를 거쳐 MBC가 부과받은 벌점은 총 59점인 젓으로 알려졌다.

이는 과거 MBC가 2~3년 동안 받은 모든 벌점의 15배나 된다. 결국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방송심의기관들이 심의를 빙자해 MBC를 탄압하고 있다고 볼 여지가 있는 부분이다. 특히 TV 방송 제재의 80%, 라디오 방송 제재의 100%는 류희림 위원장이 취임한 작년 9월 이후 부과된 건들이다.

MBC는 윤석열 대통령의 장모 최은순씨의 가석방 추진을 알린 단독 보도가 제재 대상이 됐고 '국민의 힘'이 민원을 제기한 '대파 875원' 보도 역시 곧 심의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한편, 선방위의 한 위원은 김건희 여사의 명품 백 의혹 보도에 대해 '명품 백'이 아니라 '명품 파우치'라며 MBC의 명칭부터 틀렸다고 말하기도 했다.

‘명품백’을 ‘명품 파우치’라고 한들 사건의 본질이 달라지는 것이 있는지도 의문이지만 결국 이런 소리가 나왔다는 것 자체가 해당 심의가 억지 검열에 불과하다고 볼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이런 방송사 뉴스 외에도 류희림 위원장 취임 이후 대통령을 향한 풍자와 비판도 모두 심의를 넘어 ‘검열’ 대상이 됐다.

영상을 짜깁기해 만든 이른바 '윤석열 대통령의 양심고백' 영상은 '풍자냐 가짜뉴스냐'의 논란 속에서 경찰의 압수수색이 이뤄졌다. 급기야 대통령 경호실의 과잉경호를 풍자한 SNL의 이른바 '입틀막 영상'은 유투브에서 사라지기도 했다. 쿠팡의 한 관계자는 MBC 측에 정부 압력은 없었다면서도 선거를 앞두고 부담이 돼 스스로 내린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대선 후보 당시 코미디 프로그램이 사라진 것과 관련해 "정치와 힘있는 기득권에 대한 풍자가 들어가야 국민의 박수를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정치 풍자 코미디 프로그램이 사라지는 것은 '독재' 내지 '전체주의'에 가깝다는, 소신을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와서 보면 윤 대통령의 해당 발언은 ‘윤석열의 적은 윤석열’에 가까운 행태라 볼 수밖에 없게 됐다.

현재 방심위와 선방위 두 기관 모두 윤석열 대통령 추천 인사들이 앞장서서 완장을 차고 언론 탄압에 나서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들로 인해 언론의 자유는 사실상 사라졌고 방심위는 심의 기구가 아닌 검열 기구로 전락했다는 비판을 들어도 할 말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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