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하준의 직설] 박영선 총리, 양정철 비서실장 설 개입한 비선실세 누구인가?
[조하준의 직설] 박영선 총리, 양정철 비서실장 설 개입한 비선실세 누구인가?
이 모든 의혹의 정점엔 오직 '한 사람'이 있다
  • 조하준 기자
  • 승인 2024.04.20 0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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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1월 말 서울의소리의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사건 보도 당시 나온 김 여사가 내뱉은 문제의 발언.(출처 : 서울의소리)
작년 11월 말 서울의소리의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사건 보도 당시 나온 김 여사가 내뱉은 문제의 발언.(출처 : 서울의소리)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지난 17일 TV조선 발 단독 보도로 알려진 박영선 전 의원 국무총리 기용설과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 비서실장 기용설로 온 나라가 발칵 뒤집혔다시피 했다. 대통령실이 재빨리 ‘사실 무근’이라는 입장을 내놓긴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뭔가 찜찜한 구석은 감출 수가 없다. 단순한 해프닝으로 끝날 수 있는 사안이 오랫동안 지속되고 있는 것은 바로 제2의 최순실 존재 가능성 때문이다.

비선 논란이 치닫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바로 국무총리나 대통령 비서실장 같은 고위 공직에 대한 인사를 놓고 대통령실에서 엇갈린 반응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대통령실 대변인실에선 언론공지를 통해 “검토된 바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또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는 비슷한 시각에 일부 언론을 통해 “(박영선 등을) 모두 유력하게 검토하는 것은 맞다”고 했다.

이렇게 서로 메시지의 통일성이 없으니 대통령이 임명할 인사에 대한 추천, 검토 등을 담당하는 대통령실의 공식라인도 모르는 상황에서 또 다른 비선라인이 인사에 개입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는 것이다.

동아일보 또한 “공식인사업무를 맡고 있지 않은 윤석열 대통령 측근 그룹이 해당 인사를 추천하는 등 관여했고 대통령실 내 인사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관섭 비서실장이 검토 사실을 알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하며 사실상 비선실세의 존재를 간접적으로 알린 바 있다.

특히 이런 비선라인의 꼭짓점이 김건희 여사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는 상황이다. 그런 추측이 나온 것에는 몇 가지 근거가 있다. 우선 첫 번째는 서울의소리 이명수 기자가 김건희 여사와 7시간 동안 통화를 하면서 나온 녹취록이었다. 

그리고 두 번째가 서울의소리 특종 보도로 알려진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사건이었다. 대다수 언론들은 명품백 수수에만 초점을 맞췄지만 실제 중요한 핵심 포인트는 김건희 여사의 인사 개입 문제였다. 최재영 목사와 대면한 자리에서 김 여사는 공공연히 인사 청탁을 받고 있는 모습을 보였다는 증언도 나왔고 또 영상에서도 마치 자신이 대통령인 것처럼 발언하는 장면들이 여러 차례 노출됐다.

그렇기에 비선라인의 정점에 김건희 여사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전혀 근거가 없는 말은 아니라고 본다. 그리고 그런 의심들이 하나둘씩 쌓이던 와중에 터진 것이 바로 이번 박영선 총리 기용설과 양정철 비서실장 임명설이었다. 아무리 다시 생각해봐도 이 두 사람의 이름이 하마평에 오르내린 것부터가 뭔가 석연찮기도 하고 뜬금없기도 하다.

혹자는 민주당 분열 공작이라고 주장하기도 하고 또 다른 이는 하도 구인난에 시달리다 보니 그냥 못 먹는 감 찔러나 보자는 심정으로 그냥 꺼내본 이름이라 주장하기도 한다. 그만큼 석연찮으면서 뜬금없었음을 말해주는 대목이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 ‘김건희 여사’란 퍼즐 한 조각을 맞추면 나름대로 얼개가 들어맞는다.

18일 SBS 라디오 프로그램 〈김태현의 정치쇼〉와 인터뷰를 한 천하람 개혁신당 비례대표 당선인은 “(박영선 총리 등을 검토한 건) 김건희 여사 라인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왜 그렇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천 당선인은 “(조선일보 기명칼럼 등에서) 대통령실 인사가 잘 이해가 안 될 때는 김건희 여사를 봐야 한다는 이야기를 쓴 적이 있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특히 지금 이 얘기들이 인사라인이 아닌 홍보기획라인에서 나온다는 설이 돈다”며 “홍보기획라인은 아무래도 김건희 여사의 입김이 구성될 당시부터 세게 들어간 것 아니냐는 얘기들이 정설처럼 돌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김건희 여사가 제가 알기론 박영선 전 장관이나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과 나름대로의 친소관계도 있는 것으로 안다”며 “대통령께서 현재 참모진에 그다지 만족하지 않는 상황에서 김 여사와 많은 상의를 하고 계신 것 아닌가 추측한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측에선 김건희 여사를 직접 지목하진 않았지만 비선라인의 인사개입을 기정사실화 하는 분위기다.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9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윤석열 정부가 지금 총선 이후에 상당히 여전히 정신을 못 차리고 난맥상을 보이고 있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변인실에서는 사실이 아니라고 얘기하고 일부 언론에서 보면 윤석열 라인에서는 타진해본 적 있다"고 지적했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박영선·양정철 인사파동의 진원지를 대통령께서는 밝히고 사과하셔야 한다"고 압박했다. 그는 본인 페이스북에 "반성은 없고 '흘려보기', '간보기', '위장협치', '야당파괴 공작', 그래도 노력을 했다는 꼼수로 결국은 자기 사람 등용하는 사술이 계속되고 있다"며 이같이 요구했다.

특히 그는 "윤석열 정부 제2의 최순실은 누구인가를 밝혀야 한다. 지금 당장 비선실세를 밝혀 제2의 국정농단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심지어 김건희 여사 팬클럽 건희사랑 회장 강신업 변호사는 윤 대통령과 김 여사의 눈과 귀를 가리는 용산 3간신이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강 변호사는 그 중 1명의 실명도 거론하기도 했다. 그 외에도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이상민 의원이 이 사실을 언급하기도 했고 정치평론가 장성철 씨도 비슷한 주장을 하기도 했다.

이상의 정황들로 볼 때 윤석열 정부에 비선실세가 존재한다는 의심은 감추기 힘들다. 그리고 그 정점에는 해리 포터 시리즈에 나오는 볼드모트처럼 '이름을 말할 수 없는 그 사람(You know who)'이 있다. 누구나 다 짐작하고 있지만 쉽게 이름을 말할 수 없는 그 사람 말이다.

특히 동아일보 이기홍 기자가 18일 늦은 밤 칼럼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에게 김건희 여사를 내치라고 주문한 사실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들이 이런 칼럼을 쓴 이유는 무엇이겠는가?

동아일보가 국민의힘의 총선 참패 직후 그런 칼럼을 쓴 것은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숱한 사법리스크도 있지만 그것들을 다 쌈싸먹고도 남는 더 큰 논란에 대해서 어느 정도 감지했기 때문은 아니었을까? 용산 대통령실 출입기자들 사이에서도 이런 내용을 다 알면서 사법적 대응이 무서워 자기검열 중이라는 소문이 파다하다.

물론 사실이 아니길 바라지만 비선실세의 존재가 사실이라면 또 다시 탄핵이라는 초강수를 두어야 하는 불행한 역사가 반복된다. 박근혜 정부 시절의 모습을 보고도 또 비선실세가 날뛰는 정부를 국민들이 만들었다는 뜻이 되기에 대선 당시 윤석열 후보를 찍었던 사람들과 찍지 않았던 사람들 사이의 반목은 더욱 심해질 수 있다. 그러니 불행한 역사가 반복된다고 말하는 것이다.

그리고 여기서 또 한 가지 생각해볼 것은 왜 느닷없이 박영선과 양정철의 이름이 거론된 것일까? 단순히 김건희 여사와 친하다는 이유만으로는 뭔가 부족하다. 필자의 생각으로는 아마도 친문, 친명 갈라치기를 통해 민주당의 내부 분열을 꾀하며 자멸하도록 유도하고 그 틈에 국민의힘의 집권 연장을 꿈꿨던 것으로 보인다.

박영선 전 의원은 문재인 정부 시절 장관을 지낸 경력이 있고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은 이호철, 전해철 등과 함께 ‘3철’로 불리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복심이란 평가를 받았던 인물이기에 이들을 전면에 내세우면 ‘친문’을 껴안는 척하면서 ‘친명’의 반발을 유도하는 효과를 낳을 수 있다고 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런 얕은 수는 정치를 조금만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다 들키는 법이다. 박영선 전 의원은 본래부터 ‘친문’은커녕 오히려 ‘반문’에 가까운 인사였다. 2017년 19대 대선 당시 인터넷 커뮤니티 상에서 인기를 끌었던 소위 ‘언주야 시리즈’가 왜 유행했는지 다시 한 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언주 의원과 박영선 전 의원, 이종걸 전 의원은 모두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반문 인사에 가까운 사람들이었는데 문재인 전 대통령이 최종 대선 후보로 선정되자 탈당할 것으로 유력하게 거론되기도 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이언주 의원 혼자만 국민의당으로 옮겨가고 나머지 둘은 그대로 잔류하면서 이언주 의원 혼자 바보로 만든 꼴이 되어 ‘언주야 시리즈’가 유행했던 것이다.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 또한 2017년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되어 취임할 때까지 선거운동을 돕고 역할을 한 것은 사실이나, 공직임명을 받지 ‘못하고’ 그 뒤로 마치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 사람인 것처럼 비켜난 뒤로 문재인 대통령과 더 이상 직접적이고 가까운 인연은 없었다. 친문을 끌어안는 척하면서 친명을 엿 먹이는 작전을 쓰려면 그 두 사람이 친문의 대명사일 때나 가능한 이야기다.

또한 무엇보다도 더불어민주당 당선자들이 이번 총선을 통해서 학습효과가 있기에 그런 갈라치기가 통할 가능성은 더욱 낮다. 이낙연 전 총리를 비롯해 더불어민주당을 ‘이재명의 사당’이라고 맹비난하고 탈당해 개혁신당 혹은 새로운미래로 출마했거나 아예 국민의힘으로 이적해 출마한 사람들 중에 당선된 사람이 누가 있었던가?

세종시 갑의 김종민 의원 외에는 아무도 없다. 그나마 김종민 의원도 더불어민주당 이영선 전 후보의 낙마로 운 좋게 ‘줏어먹은’ 것에 가까웠고 이낙연 전 총리는 광주에서 출마했음에도 옥중 출마로 인해 선거 운동조차 제대로 못한 송영길 소나무당 대표보다도 더 낮은 득표율을 기록하는 굴욕을 당했다.

이렇게 이재명 대표를 중심으로 더불어민주당의 인적쇄신이 이뤄진 상황에선 인위적 정계개편은 힘들 수밖에 없고 쉽게 승차하기도 어렵다. 도대체 무엇 때문에 이런 책략이라 부르기도 어려운 하지하(下之下)의 꾀를 내놓은 것인지 아직도 이해하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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