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을 열며] 도서관과 주차장…그리고 백년대계
[노트북을 열며] 도서관과 주차장…그리고 백년대계
서산시, 중앙도서관 예정지에 주차장 조성…지역을 위한 우선순위 아쉬워
  • 김갑수 기자
  • 승인 2024.04.25 10: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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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3만 명을 갓 넘은 내포신도시에 충남도서관이 있다는 것은 자부심을 갖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다. (충남도 제공/ 굿모닝충청=김갑수 기자)
인구 3만 명을 갓 넘은 내포신도시에 충남도서관이 있다는 것은 자부심을 갖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다. (충남도 제공/ 굿모닝충청=김갑수 기자)

[굿모닝충청 김갑수 기자] 얼마 전 천안에 사는 지인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내포신도시에 있는 충남도서관에 왔는데 너무 좋다는 것이다. 천안에도 도서관이 여러 개 있는데 승용차로 1시간 가까이 걸려 이곳까지 온 걸 보니 충남도서관이 내포신도시의 랜드마크가 된 것은 분명해 보인다.

대학생인 딸도 방학이 되면 충남도서관에서 거의 살다시피 하는 걸 보면 고개가 끄덕여지는 대목이기도 하다. 기자 역시 좀 더 심층적인 기사를 써야 할 경우가 생기면 충남도서관을 찾곤 한다.

인구 3만 명을 갓 넘은 내포신도시에 충남도서관이 있다는 것은 자부심을 갖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다. 주변에는 홍예공원이 있어 머리를 식히기에도 안성맞춤이다. 충남도가 다른 공공건축물보다 도서관을 먼저 추진한 것은 나름 이유가 있었던 것으로 볼 수 있다.

수년 전 정신건강 선진국 취재를 위해 호주 멜버른을 가본 적이 있다. 도심 투어 중 가장 멋들어지고 고풍스러운 건물이 있어 자연스럽게 발길을 옮겼는데 그곳은 바로 빅토리아주립도서관이었다.

내포신도시 랜드마크가 된 충남도서관…호주 맬버른에는 빅토리아주립도서관이

나중에 검색해 보니 이는 1854년 개관한 호주 최초의 공립도서관이라고 한다. 외부는 그리스 신전을 연상케 했고, 내부는 증권사 또는 호그와트 마법학교에 온 것 같은 느낌을 줬다.

그 누구도 빅토리아주립도서관에 대해 설명하거나 자랑하진 않았지만, 그 존재 자체만으로도 호주라는 나라가 왜 선진국인지 실감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이처럼 세계 각국 주요 도시의 랜드마크 중 상당수는 도서관인 경우가 적지 않을 것이다. 도서관이 얼마나 유서 깊은 역사를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그 도시의 위상이 달라진다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갑자기 도서관 얘기를 꺼낸 것은 충남 서산시가 중앙호수공원 인근 1만2003㎡에 ‘예천지구 공영주차장(초록광장) 조성사업’을 추진키로 한 것 때문이다. 이곳은 민선7기 당시에는 중앙도서관을 건립하려던 곳이었다.

주차장 조성에는 270억 원이 들고, 그 위 시설까지 합치면 약 500억 원 안팎의 사업비가 소요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완섭 시장은 24일 오후 7시 현장에서 브리핑을 갖고 해당 사업의 필요성과 함께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물론 맹정호 전 시장 때도 과연 해당 입지가 도서관 부지로 적합한지에 대한 논란은 있었다. 주변에 유흥가가 많다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서산에도 외부에 내세울 만한 도서관이 필요하다는 의견에는 크게 이론이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완섭 서산시장은 24일 오후 7시 현장에서 브리핑을 갖고 해당 사업의 필요성과 함께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서산시 제공)
이완섭 서산시장은 24일 오후 7시 현장에서 브리핑을 갖고 해당 사업의 필요성과 함께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서산시 제공)

서산시, 중앙도서관 백지화 대신 주차장인 초록광장 추진…사업 우선순위 아쉬워

당초 이 시장은 “도서관을 아예 안 짓겠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지만, 초록광장이 추진되면서 도서관 사업은 사실상 백지화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 사업을 통해 중앙호수공원 주변 불법주정차와 주차공간 부족 문제는 어느 정도 해소할 순 있을 것이다. 주변 상권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가능성이 있다.

그렇다고 민선7기 때 추진해 온 사업을 무조건 따라야 한다거나 초록광장 조성이 100% 부적절하다는 얘긴 아니다. 그러나 서산의 백년대계를 생각해볼 때 사업 우선순위에 있어 그 시설이 도서관보다 앞서는 것이냐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남는다.

민선8기 들어 시가 추진 중인 신청사 건립 및 문화예술타운 조성사업과 동시 추진 가능한 것인지에 대해서도 걱정이다. 한편으론 우리 국민의 일반적인 인식 상 돈을 내고 주차장을 이용한다는 것에 대해 얼마나 동의할지는 의구심이 남는다. 관련 부서는 현재 조례 제정을 준비 중인데 장기주차 문제 때문에라도 유료화는 불가피해 보인다.

부족한 재원은 자발적인 기금을 통해 마련한다는 계획인데, 과연 도서관과 주차장 중 어느 쪽이 좀 더 공감대를 얻을 수 있을지 자문해 보게 된다.

대학 졸업을 앞두고 도서관에서 주야장천(晝夜長川) 책만 읽었던 기억이 있다. 그 누구도 “이게 낫지 않겠느냐?”고 조언해 준 사람은 없었지만, 당시 독서를 통해 어떤 길을 가야할지 마음을 정했던 기억이 또렷하다. 그리고 그때 읽은 책은 현재 기자가 가지고 있는 사고와 관점에 가장 큰 영향을 줬다.

지역은 물론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를 이끌 지도자들을 우리 서산이 배출하기 위해서라도 도서관 건립에 대해 좀 더 전향적으로 고민했으면 한다. 개인적으로는 주차장은 몰라도 도서관 건립이라면 고향을 위해 십시일반 힘을 보탤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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