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연구원 붕괴 위기 ?
여의도연구원 붕괴 위기 ?
총선 기간에도 내분으로 여론조사 결과조차 제대로 공유 못해
  • 조하준 기자
  • 승인 2024.04.27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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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95년 출범했던 국민의힘의 씽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사진 출처 : 나무위키)
지난 1995년 출범했던 국민의힘의 씽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사진 출처 : 나무위키)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국민의힘의 씽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이 붕괴 위기에 처했다. 이로 인해 지난 10일 열린 22대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집권 여당의 프리미엄을 등에 업고도 108석에 그친 대참패를 기록한 원인에 여의도연구원의 붕괴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26일 저녁 매일경제는 이같은 내용이 담긴 여의도연구원 노동조합의 입장문을 입수해 2개의 단독 보도 기사를 냈다.

여의도연구원 노조는 홍영림 원장의 인사 전횡 등을 폭로하며 사퇴까지 요구하고 나섰다. 매일경제는 정치권의 전언을 인용해 여의도연구원이 누적됐던 고질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며 사실상 씽크탱크로서의 역할을 상실한 상태라고 보도했다. 그 첫 번째로 인력 축소에 따른 정책 기능 약화를 꼽았다. 특히 박근혜 씨가 지난 2017년 3월에 탄핵당한 후 여의도연구원이 빠르게 힘을 잃었고 인원도 축소됐다.

가장 심각한 부분이 여의도연구원 정책실 인원이 급격히 감소했다는 것이다. 노조에 따르면 박근혜 씨가 탄핵당한 이후에도 정책실 인원은 10여 명에 달했는데 최근 6명의 인력 중 2명이 나가면서 정책실 인원은 4명으로 줄었다. 이는 당 사무처에서 파견하는 연구지원실 인력인 5명보다도 적은 숫자다. 또한 대선 국면에서 2~3명 정도 남아 있었던 박사급 인력 역시 이젠 한 명 뿐이라고 전했다.

노조는 “정책실 연구인력 충원은 지난 수년 간 사실상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현재 연구진 중에는 경제학 전공자가 1명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에 강한 보수 정당’을 자임하는 국민의힘 씽크탱크에 경제학 전공자가 전무하다는 얘기다.

뿐만 아니라 여의도연구원 내부에서 공채 인력인 정책실과 당 사무처 파견 인력인 연구지원실 사이의 반목도 극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일경제는 여의도연구원의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의 전언을 인용해 “당에서 여연으로 파견된 일반 당무직 인력들이 여연에 특수 전문직이 들어오는 것을 경계한다”며 “여연 내에서도 당 공채 출신들이 주축이 돼서 움직이는데, 전문직들이 들어오면 ‘본류’로서의 비중 자체가 줄어들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또한 이번 총선에서 여의도연구원이 얼마나 막장으로 굴러갔는지 알 수 있게 하는 부분이 있는데 총선 기간에 정책실 인원이 주말과 선거일 당일에 출근을 못하는 기이한 현상이 벌어지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선거기간엔 하루하루를 금쪽같이 써야 하는데 이해하기 힘든 현상이 아닐 수 없다.

통상 총선을 50~60일을 앞둔 상황에서는 여의도연구원 인력 전원이 비상근무를 했다. 그간 정책실은 비상근무 기간에 선거대책위원장 일정에 맞춰 지역구에 소구할 수 있는 공약을 개발해왔다. 그러나 이번에는 이 업무를 평일에 몰아서 할 수밖에 없었다는 게 정책실 측 주장이다.

여의도연구원 노조측 관계자는 매일경제에 “이번에 노조에서 비상근무 수당 산정 방식을 연구지원실에 문의했는데, 이후 정책실까지는 비상근무를 할 필요가 없다고 지시가 내려왔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홍영림 여의도연구원장은 “사무처 파견 인력의 수당이 정책실 등 다른 인력 대비 비교적 낮아 일단은 선거를 치른 후에 검토를 하자고 했던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한 총선 국면에서 긴밀한 협업이 필요한 정책실과 전략실 간 소통도 부재했다. 연구원 관계자는 “전체 선거기획을 하면 정책실이 어떻게 받쳐줘야할지 협조를 해야 하는데, 이번에는 그러지 못했다”고 전했다. 당 지도부의 결정에 따라 여의도연구원 권한과 역할이 제한된다는 점도 문제로 제기된다.

매일경제는 과거 여의도연구원 소속이었던 한 인사의 전언을 인용해 “여연이 조사를 바탕으로 전략을 짜면 지도부가 이를 수용해야 하는데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여의도연구원 노조는 이로 인해 여연이 싱크탱크로서 중장기 과제에 집중할 수 없다는 점을 꼬집었다.

노조는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원장은 당 최고위원회의에 배석하며, 이 자리에서 당대표의 숙제를 받아오거나 본인의 정치적 어필을 위해 당장 눈앞의 현실만 다루는 초단기 현안과제에 집중한다”며 “원장이 바뀌면 다음 원장은 ‘여의도연구원은 그 동안 뭐 했느냐’며 핀잔을 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총선 패배에서 드러났듯 2030세대, 4050세대 등 세대별 집중 연구가 필요하다. 2026년 지방선거를 대비한 시대과제 연구 등도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며 “그러나 현 연구원 구조에서는 실현할 수 없다는 것이 문제”라고 비판했다. 또한 이번 총선에서는 여연이 여론조사 결과조차 각 후보들에게 공유하지 않다가 막판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후보들이 ‘깜깜이’ 선거 대응을 할 수밖에 없었다. 또다른 여연 관계자는 “원래는 시도별로 후보들한테 여론조사 결과를 곧바로 전달했는데, 이번에는 전체적인 전략이 우선이라고 생각한 지도부의 판단이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 밖에 지도부 부침으로 인해 여연 수장이 자주 교체되고 조직·업무 연속성이 약화된다는 것도 문제로 제기된다.

대선 이후 2년간 여의도연구원장은 세 번이나 바뀌었다. 김용태 전 의원, 박수영 의원, 김성원 의원을 거쳐 홍영림 원장이 현재 여연을 이끌고 있다. 박수영 의원이 원장일 당시 조직을 정비했지만 일부 조직은 원장이 바뀐 후 다시 통폐합되는 등 부침을 겪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당 지도부가 바뀌면서 지도부에서 소위 ‘내리꽂는’ 연구인력들이 생기는 것도 문제란 지적이 나온다. 전문성 없는 연구인력들이 유입되면서 연구를 외주로 맡기는 악순환이 반복된다는 설명이다.

또한 노조는 홍영림 원장이 폭언과 인사 갑질을 했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노조는 "홍 원장이 객원연구원이 속한 해당 부서의 장을 통해 네 차례에 걸쳐 재계약을 진행하겠다고 약속했지만 계약 연장을 안 해주겠다고 통보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여의도연구원 측은 예정된 계약 만료 등으로 인한 인사 조치였다고 반박했다. 홍 원장은 "폭언은 아예 허위 사실이고, 대응 조치를 생각하고 있다"며 "용역 계약직의 계약을 반드시 연장해야 한다는 법적인 의무도 없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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