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처 인사이드] 하이브 경영 리스크의 하인리히 법칙?
[컬처 인사이드] 하이브 경영 리스크의 하인리히 법칙?
  •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
  • 승인 2024.05.02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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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 방시혁과 어도어 민희진 경영권 갈등 사태는 경영 리스크가 얼마나 위험할 수 있는지 보여주고 있다. (사진: 하이브/굿모닝충청=노준희 기자)

[김헌식 대중문화 평론가]  하이브 방시혁과 어도어 민희진 경영권 갈등 사태는 경영 리스크가 얼마나 위험할 수 있는지 보여주고 있다.

특히 글로벌경영의 행보를 나선 케이팝 산업 전체의 입지를 봤을 때 경영 리스크의 중요성을 타산지석으로 삼을 수 있어야 한다. 

이미 징조는 있었지만, 이는 아이돌 그룹의 후광 효과 때문에 가려지거나 팬덤의 눈치를 보느라 안으로 곪고 있었는지 모른다. 

하인리히 법칙(Heinrich's law)에서 말하는 것처럼 재난에 앞서 미세한 징조들이 무수히 발생하기 마련이고 하이브도 마찬가지였다. 

이를 어떻게 진단하고, 받아들여야 할지 생각해 봐야 한다. 우선 어떤 사례들이 있었는지 하이브의 대장주인 방탄소년단을 중심으로 살펴보자.

2022년 1월 그룹 방탄소년단 진이 직접 기획을 한 굿즈가 크게 눈길을 끌었다. 그 굿즈는 바로 잠옷과 베개였다. 떠오르는 트렌드 슬리포노믹스를 생각한다면 시대적 트렌드를 생각할 수 있었다. 

진이 80% 정도의 아이디어를 냈기 때문인지 잠옷과 베개에 대해서 직접 설명까지 했다. 잠옷에 주머니가 없어서 불편했는데 충분히 스마트폰을 넣을 수도 있었다. 

지민, 뷔, 슈가는 직접 파자마를 직접 입고 홍보에 동참하기도 해서 팬들의 주목을 이끌었다. 

가격이 공개되면서 분위기는 달라졌다. 파자마가 11만 9천 원, 베개가 6만 9천 원 사실상 12만 원, 7만 원이었다. 

누리꾼들은 ‘순면 잠옷이 비싸도 4만 원이면 된다’라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진조차도 당황했다. 

“잠옷 좋은 소재 써달라 했지만, 무슨 가격이…. 나도 놀랐네.”라고 글을 썼다. 

다양한 사업 진출에서 팬심을 생각하지 않는 일들이 연이어 일어났다. 멤버들의 의사와는 관계가 없거나 무시 되었다. 아티스트와 경영의 이반이었다.

앞서 2021년 12월 네이버웹툰과 하이브가 선보인 ‘슈퍼 캐스팅: BTS’가 혹평에 시달렸다. 각 멤버를 등장시킨 웹툰에 대한 평점은 대부분 2점대에 머물렀다. 

화보 사진 두 장에 각 8분할로 만들었는데 성의가 없고 완성도가 떨어졌다. 화보에 거의 말풍선 하나 달아놓은 수준이었다. 

중요한 것은 이 웹툰을 방탄소년단 멤버들이 반대했다는 점이다. 반대에도 불구하고 1년 만에 우겨서 내놓은 콘텐츠 수준이 형편없어서 팬들이 분노했던 것이다. 

하이브 웹툰 불매라는 게시글도 SNS에 올라오는 상황이 되었다. 본편을 위한 이벤트 행사였다고 하이브는 밝혔지만 그렇다면 본편인 ‘세븐 페이츠:착호’는 어떠했을까? 

사람을 해치는 인왕산 호랑이를 물리치는 방탄소년단 컨셉의 웹툰과 웹 소설은 조회 수는 높았지만, 별점은 매우 낮았다. 웹툰과 웹 소설에 ‘방탄이 없다, 방탄과 무슨 관련이 있는지 모르겠다’라는 평가가 대부분이었다. 

내용은 단순히 화보 사진을 중간에 삽입한 수준이었다. 다만, 알페스 논란은 사실이 아니었다. 이런 디지털 콘텐츠의 스핀오프나 미디어믹스(media mix)에서는 이미 게임에서도 드러난 바가 있었다. 

2019년 6월 방탄소년단을 주인공으로 한 게임 ‘BTS 월드’가 선을 보였고, 순식간에 33개국에서 다운로드 1위를 기록했다. 게임의 내용은 방탄소년단의 매니저가 되어 글로벌 스타로 육성하는 방식이었다. 

곧 그 주목은 추락했다. 실적에 대한 실망감 등으로 제작사인 넷마블의 주가도 하락했다.

‘이런 게임은 살다가 처음 본다’라며 방탄소년단의 게임이기 때문에 더 분노가 인다는 반응이 다수였다. 

방탄소년단의 사진과 노래가 너무 과분하다고 할 정도로 게임은 혹평에 시달렸고 역시 팬들의 원성이 자자했다.

디지털 콘텐츠만이 아니다. 2022년 10월 방탄소년단(BTS)을 모델로 인도네시아에서 출시된 Hy(구 한국야쿠르트)의 커피 'Hy 콜드브루’도 혹독한 평판을 받았다. 

캔 커피 표면에는 방탄소년단의 사진이 디자인되어 있기에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켰고 팬들의 소비를 이끌었다. 그 기대감과 성원은 곧 실망으로 돌아왔다. 

현지 매체는 ‘가격은 가장 비싸지만, 커피 맛은 평범했다.’(The Most Expensive Packaged Coffee in Indomaret that Tastes Ordinary)라고 했다. 

커피에 대해서 잘 알고 있는 멤버들이 만약 먼저 제품의 질을 알았다면 출시를 반대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것은 생각할 수 없었고, 방탄소년단의 이미지는 소진되고 팬들은 실망할 수밖에 없다. 그것은 제품에 대한 실망이 아니라 방탄소년단의 명성에 누가 된 점 때문이었다.

이제 공연 분야로 옮겨서 지적을 해보자. 2023년 7월, 하이브는 예매 절차에 팬클럽 추첨제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제도는 이미 일본 등지에서 실행하고 있기에 낯설지 않다는 지적도 있었다. 특히 암표를 방지하기 위해서 도입이 필요하다는 견해도 있었다. 방식은 공연 예매에 응모하고 선정이 되면 결제를 해야 한다. 

그리고 일주일 뒤에 본인 좌석을 확인할 수 있다. 여기에서 어느 좌석이 배정되었는지 모른 채 결제부터 해야 한다는 팬들의 지적이 있었다. 

그런데, 일본과 다른 점이 중요했다. 일본은 입석과 지정석 그리고 시야 방해석으로 구분하고 각각은 모두 티켓 가격이 동일하다. 

우리나라에서는 무대에 가까운 앞 좌석이나 떨어진 뒷좌석을 VIP석, R석, S석, A석 등으로 차등 구분하고 있기에 일본 방식을 기계적으로 적용하면 곤란한 점이 있다. 

더구나 하이브 방식에서는 1년에 1만2000원을 내는 팬클럽에 가입해야만 응모를 할 수 있다. 사실상 유료추첨제라는 점에서 이중적인 부담 때문에 원성이 나올 수 있었다.

최근 불거졌던 르세라핌의 코첼라 무대 논란도 사실은 멤버들의 문제가 아니라 경영 매니지먼트의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야외 공연에서 음악성을 중시하는 코첼라 페스티벌인데 이러한 점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야외 공연 경험이 많지 않은 르세라핌의 무대 매니지먼트를 하지 않은 것이므로 그들 개인에게 책임을 전가할 수만은 없다. 기획형 아이돌이라는 점에서 보았을 때 당연히 소속사에서 해주어야 할 부분이 있다고 본다. 

열정이 너무 앞서거나 격정적인 댄스음악을 우선하면 가창력에서 흠결이 드러날 수 있다는 점을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전혀 예방하지 못했다. 

르세라핌이 단순히 몇 개월 만에 세계적인 무대에 올랐다는 사실을 홍보하는 데 더 치중했을 뿐이다. 

사실 이러한 사례는 비단 하나의 레이블에만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하이브 전체에 관통하고 있는 리스크일 수 있다. 

르세라핌은 민희진 대표에 따르면 하이브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뉴진스보다 더 일찍 데뷔했다. 그렇지만 격정적인 안무를 중심으로 한 예전 스타일의 걸그룹이었다. 

이런 스타일의 걸그룹은 방송 무대나 뮤직비디오에서는 열정적이고 파워풀한 댄스로 눈길을 사로잡지만, 야외 페스티벌 공연에는 맞지 않는다. 이미 방탄소년단도 이런 퍼포먼스 무대를 하지 않는다.

1931년에 발표된 하인리히의 법칙(Heinrich's law)에 따르면 대형 사고가 발생하기 전에 수십 차례의 가벼운 사고(29번)와 수백 차례(300번)의 사소한 징후가 나타난다고 했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문화정보콘텐츠학 박사-카이스트 미래 세대 행복위원회 위원​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문화정보콘텐츠학 박사-카이스트 미래 세대 행복위원회 위원​

이른바 경영권을 둘러싼 민희진 논란은 사고인가 징후인가 아니면 대형 사고인가. 아무래도 더 큰 재난을 예고하는 경영 리스크의 그 무엇인가임이 분명하다. 

그 재난은 하이브에만 미치는 것이 아니라 케이팝 산업은 물론 케이 콘텐츠 그리고 한국 전체에 미치는 부정적이면서 파국적인 영향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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