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한의 경제 돋보기] ‘런치플레이션’과 양극화의 눈물
[신용한의 경제 돋보기] ‘런치플레이션’과 양극화의 눈물
신용한 경제·일자리전문가 前 대통령직속 청년위원장
  • 김종혁 기자
  • 승인 2024.05.07 09:3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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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경제 지표 이미지. 사진=픽사베이/굿모닝충청 김종혁 기자

[굿모닝충청 김종혁 기자] 행사도 지출도 많은 5월! ‘가정의달’로 행복감이 넘쳐나야 할 5월이 공포의 5월로 바뀌었다. 물가상승률이 2%대에 복귀했음에도 불구하고 외식물가가 고공행진하는 바람에 외식은커녕 집밥을 차리기 위한 장보기조차 부담스럽다는 ‘가난의달’ 5월이 된 것이다.

올 1분기 외식 물가가 5년 만에 20.3% 올라서 같은 기간 전체 물가상승률인 13.6%를 크게 웃돌았다. 우리가 흔히 가볍게 먹는 것으로 생각해 온 김밥이나 짜장면과 같이 자주 찾는 외식 메뉴도 이젠 부담스러운 지경이 되었다. 냉면 한 그릇 가격이 1만5천원인 식당도 흔해졌고 전국 평균 가격이 1만1천원대라는 소식은 더 이상 새롭지도 않다.

외식물가 상황이 악화되다보니 ‘런치플레이션(lunch+inflation)’도 점점 심화하고 있다. 구내식당 평균 결제금액도 8천원대를 훌쩍 넘어섰고, 1분기 평균 점심값도 1만원을 넘기다 보니 경제활동인구(15~64세)의 월 소비액 중 식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23%에 달해서 전체 소비의 4분의 1을 차지하게 되었다.

무섭게 오르는 물가에 서울과 일본 도쿄의 음식 가격이 역전된 지도 오래다. 실제 식비 등 생활물가가 높아지면서 지난해 서울의 생계비는 세계 주요 도시 중 16번째로 높아 세계 19위인 도쿄보다 높고, 우리나라 전체 먹거리 물가 상승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을 2년여 만에 다시 넘어서고 있다. 과일, 채소 중심의 고물가가 이어진 탓이다.

우리나라의 먹거리 물가가 OECD 평균을 넘어선 것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전인 2021년 11월 이후 2년 3개월 만이다. 더 큰 문제는 최근 우리나라의 먹거리 물가 상승폭이 통계가 집계된 35개 회원국 중 세 번째로 높을 정도로 다른 OECD 회원국에 비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는 점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 급격히 오르던 OECD 식품 물가 상승률은 올 2월에는 침공 직전 수준인 5%대로 떨어져 정상화되고 있지만, 유독 우리나라만 지난해 7월 바닥을 찍은 뒤 올 2월에는 급기야 OECD 평균을 추월했다.

앞으로가 더욱 걱정되는 것은 식품 물가 외에도 소비자 물가를 끌어올릴 수 있는 요인이 줄줄이 쌓여 있다는 점이다. 중동의 불안안 정세와 맞물려 국제유가 불안이 소비자 물가를 압박하고 있고, 달러 강세에 따른 고환율은 수입 원재료 값을 끌어올려 수입 가공식품 물가를 더 상승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어 생산자나 소비자 모두의 걱정을 배가시키고 있다. 최근의 고유가나 강달러 현상은 예상 범위를 초과하는 변수들인데다가 국제유가 불안과 고환율이 장기화하면 2022년에 이은 2차 인플레이션이 올수도 있다는 우려가 점점 커지는 상황이다.

하지만 반대편에서는 ‘에루샤디’(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디올)라 불리우는 4대 명품 브랜드가 우리나라에서 지난해 총 5조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하며 계속 성장중이다. 말 그대로 요지경 같은 자본주의 양극단의 민낯이다.

양극화의 단면은 가계지출과 소비지출을 보면 극명하게 알 수 있다. 지난해 4분기 소득 하위 20%(1분위) 가구의 가계지출이 1년 전보다 0.5% 감소하였고 소비지출도 1.5% 줄이면서 지갑을 완전히 닫은 사이에 반대편에 있는 소득 상위 20%(5분위)의 가계지출은 1년 전보다 8.0% 껑충 뛰었고 소비지출도 7.9%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소비지출 양극화에 따른 사회문제도 심화되고 있다. 전체 소득분위에서 작년 4분기 가계지출이 감소한 계층은 1분위가 유일했고 1분위 소비지출 항목 가운데 교육비 지출이 절반 이상 줄었다는 소식은 미래의 꿈과 계층 사다리마저 무너지는 것 같아 가슴이 먹먹해진다.

민생 현장이 초토화되다 보니 저잣거리 민초 누구나 정부 당국에서 상황점검 차원의 구호가 아닌 특단의 대책을 내놔야된다고 이구동성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하지만 커져만 가는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하반기 물가가 하향 안정화하면서 올해 물가상승률이 2.6%로 수렴할 것이라는 기존 전망을 유지하고 있을 뿐이다. 즉, 뚜렷한 대책은 내놓지 못한 채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말만 앵무새처럼 되풀이하고 있다.

특정품목 수입량 증가 등 전방위 물가안정책을 구사하고 업체들에게 물가인상 유예 요청을 하는 등의 조치를 하고는 있다지만 급격한 물가인상 요인이 총선 전부터 누적되어 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정부의 무능과 무사안일에 대한 지탄은 피할 길이 없어 보인다.

총선에서 ‘정권 심판’ 외침의 한복판에 과연 무엇이 자리잡고 있었는가. 정부 당국은 지난 총선 민의를 되새기며 머리끈을 다시 동여매야만 한다. ‘런치플레이션’에 신음하며 편의점 간편식을 찾아 한 끼를 간신히 때우는 시민들의 신음과 교육비를 절반 이상 줄이면서까지 오늘을 살아내야만 하는 냉혹한 현실 앞에 미래의 꿈은 생각조차 하지 못하는 민초들의 간절한 외침을 외면한다면, ‘정권심판’의 한복판에 섰던 ‘대파’는 ‘일파만파’ 쓰나미가 되어 양극화의 눈물을 정권의 눈물로 만들 것이다.

신용한 전 대통령직속 청년위원장
신용한 전 대통령직속 청년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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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진 2024-05-07 12:38:22
신용한 화이팅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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