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새활용공예가다⑪]모든 죽어가는 것들을 사랑해야지
[나는 새활용공예가다⑪]모든 죽어가는 것들을 사랑해야지
장충현 업사이클린 대표…충북 청주시 흥덕구
  • 김종혁 기자
  • 승인 2024.05.08 10: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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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살림 피켓 챌린지 참여중인 업사이클린 장충현 대표. 사진=청주새활용시민센터/굿모닝충청 김종혁 기자

[굿모닝충청 김종혁 기자] 새활용, 업사이클링에 관한 주제로 어떤 글을 쓸까 고민하던 중 갑자기 아래 시구가 생각이 나버렸다.

‘모든 죽어가는 것들을 사랑해야지’

지은이가 꿈꾸며 살아내려 했던 삶의 발끝도 닿지 못한 채 살아가는 것 같아 부끄럽지만, 화자처럼 나는 늘 괴로워하면서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고 있다. 과분하고 과한 것 같지만 글 제목으로 삼기로 했다.

<왜 괴로운가>

세상의 많은 물건들은 몇 번 사용되지도 못하고, 심지어 1번도 사용되지 못하고 소각되거나 매립된다. 충동적으로 쉽게 구매하는 것을 놓지 못하면서 미니멀이라는 합리화로 다시 쉽게 버리는 문화를 자본과 시장으로 지탱해주는 사회다.

우리는 무게를 수치화 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죽어가는 것들을 오늘도 만들어 냈고, 그에 비하면 새활용 업계는 잎새에 이는 바람만큼 미약한 움직임일 뿐이다. 하지만 이 출렁임을 느낄 수 있는 이들은 죽어가는 것들과 자연, 내 삶을 비롯해 다음 세대의 삶까지 사랑할 수 있는 넓은 마음을 가진 이들이며 새활용은 이들의 특권 행사이자 창조(The Creation) 행위다.

<왜 새활용인가>

그래서 나는 새활용 문화를 사랑한다.

로컬 새활용 공예 활동으로 지역의 빛과 소금 같은 역할을 하는 작은 공방·공예가 선생님들부터, 버려지는 트럭 방수포로 만든 가방으로 연매출 700억의 글로벌 회사가 된 프라이탁까지 선순환고리를 만드는 좋은 사례들이 가득해서 가슴 뛰게 만든다.

버려지는 국내 소방관 방화복, 웨딩드레스, 자동차 타이어, 미군 군용 텐트를 가공해서 높은 퀄리티의 지갑과 가방, 신발 등의 제품들을 만드는 브랜드들이 이미 많은 판매고를 이루었고, 주변의 대표님들은 경륜 자전거 타이어 안의 순면 튜브 업사이클링, 커피박이 70%나 함유된 비건 가죽, 깨진 도자기로 만든 화분 등 죽어가는 것들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혁신적인 아이템들을 개발하며 유의미한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그 외에도 돋보이는 사례들이 많지만 지면상 줄이겠다. 확실한 건 이들의 활동과 교육 덕분에 국민 전체의 기후위기 문제의식, 생태감수성이 조금씩은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새활용공예가양성과정 수료식에 참여한 업사이클린 장충현 대표. 사진=청주새활용시민센터/굿모닝충청 김종혁 기자

<나에게 주어진 길>

나 또한 회사를 운영하면서 내가 가진 부채의식이 조금이라도 건강하게 승화되길 바라기에 업사이클링·리사이클링이 용이하도록 제품을 기획·개발·제작하고 있고 이를 통해 클린한 사회를 만들고자 회사명도 업사이‘클린’으로 정했다.

회사의 순이익과 상관 없이 매출의 1%를 지구세로 환원하는 ‘1% For the Planet’도 가입 절차를 밟고 있고, 추후에 비콥 인증도 받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새활용공예가 양성과정에 참여해서 수료하는 동안 친환경 기업에 대한 여러 강의들을 들 수 있었다. BTS 멤버 RM이 구매하고 큰 규모의 투자도 받아 화제가 됐던 폐차 부산물 업사이클링 전문 업체 모어댄(컨티뉴)의 친환경 생태 공장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제품제작 및 개발에 많은 영감을 받았고 제품을 생산해나가는 과정에서 생태계를 파괴하지 않는 공정을 고민하기도 했다. 파타고니아처럼 엄격한 생태중심적 제품 생산 원칙을 정하고 거래처 직원들의 복지까지 생각하는 윤리적인 기업이 되고자 한다.

5년, 10년 뒤 쯤 이 글을 다시 보았을 때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소망한다. 모든 죽어가는 것들을 사랑하며 다음 세대들에게 떳떳한 어른이 되어 주시기를 부탁한다. 조금 돌아가도, 조금 더디어도 바른길을 모색하고 길을 터주시는 분들이 계셔 정말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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