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처 인사이드] 뉴진스·아일릿 등 안무 저작권 왜 문제?
[컬처 인사이드] 뉴진스·아일릿 등 안무 저작권 왜 문제?
  •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
  • 승인 2024.05.16 20: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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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버거 광고가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광고에 나온 이른바 ‘치킨 댄스’인데 두 손으로 펼쳐 나란히 비비는 것은 닭의 날개를 연상시키며 스텝을 밟는 것도 유사하다는 것이다. 왼쪽은 뉴진스의 햄버거 광고 CM송 댄스, 오른쪽은 아일릿의 'Lucky Girl Syndrome' 안무. (사진: 유튜브 해당 영상 캡처 편집/굿모닝충청=노준희 기자)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  2004년만 해도 개그 프로그램에서 개그맨들의 이름은 없었다. 일주일마다 국민에게 즐거움을 주는 그들의 이름은 없었다. 

매주 그들은 아이디어를 짜고 실제 실연을 하지만 이름조차 알리지 못했다. 더군다나 출연료는 회당으로 한정되었다. 그들의 유행어도 저작권 적용을 받지는 못했다. 

지금은 최소한 자신이 출연한 프로에서 이름은 기재된다. 그들이 출연한 프로그램은 케이블 등에서 아직도 시청할 수 있다. 하지만 저작권료는 받지 못한다.

이제 케이팝 이야기를 해보자. 뮤직비디오는 K팝이 세계적인 팬덤을 확보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뮤직비디오는 저작권과 거리가 있었다. 무료로 언제든지 볼 수 있었다. 

최고 수준의 뮤직비디오를 만드는 제작비는 물론 수준 있는 인력도 아낌없이 지원했다. 그 뮤직비디오를 통해 세계의 젊은 청춘들은 케이팝의 매력에 빠졌다. 

더구나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반강제 격리되거나 이동이 제한되었던 이들은 비대면 콘텐츠로 상황을 버텨내거나 감내해야 했다. 

그 비대면 콘텐츠 가운데 대표적인 무료 콘텐츠가 K팝 뮤직비디오였다. 그 케이팝 뮤직비디오의 중심은 당연히 안무였다. 

칼군무로 규정된 케이팝 스타일은 많은 팬을 빠져들게 했다. 하지만 그 안무를 누가 만들었는지 알 수가 없었다. 수많은 케이팝 커버댄스 대회가 전 세계적으로 이뤄지고 있는데도 정작 그들은 그 안무를 만든 사람의 이름도 몰랐다. 

최소한 뮤직비디오에 안무가 이름을 기재했다면 이런 일은 없었을 것이다. 그만큼 소속사도 안무에 대해서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하이브와 어도어 사이의 경영 관련 분쟁이 불거졌을 때 케이팝 콘텐츠 관점에서 가장 눈길을 끈 것은 아일릿이 뉴진스를 표절했다는 점이었다. 거의 모든 스타일과 컨셉이 비슷하다는 주장이었다. 

급기야 뉴진스 안무가들이 아일릿 안무에 대해서 표절 의혹을 본격적으로 제기했다. 

햄버거 광고가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광고에 나온 이른바 ‘치킨 댄스’인데 두 손으로 펼쳐 나란히 비비는 것은 닭의 날개를 연상시키며 스텝을 밟는 것도 유사하다는 것이다. 

직관적으로 본다면 노래 내용과 관계없이 유사성을 인지할 수 있다. 이전에도 아일릿의 ‘마이월드’나 ‘마그네틱’의 안무가 뉴진스의 ‘어텐션’ ‘디토’의 안무와 유사하다는 점이 제기되었다. 

아무리 같은 소속사라도 비슷하게 유사하게 모사하는 것은 저작권 인식이 없는 것을 넘어서서 근본적인 문제를 배태한다. 

기본적으로 멀티 레이블 체제에서 스타일과 컨셉이 비슷하다면 사망선고와 같다. 다양성과 독립성, 자율성이 핵심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표절 시비는 근본적으로 안무 저작권 논의를 확산시키고 있다. 케이팝 열풍의 핵심에 안무가 있음에도 가수와 작곡가, 작사가는 저작권료를 지속해서 받고 있으나 안무가는 그렇지 못하기 때문이다. 

안무 초기에는 시안비 외에는 달리 대가를 받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스트릿우먼파이터’에서 안무의 중요성이 크게 부각이 되면서 안무 저작권이 주목받았다. 최근에는 K팝 안무가들이 뭉쳐서 ‘한국안무저작권협회’를 만들기에 이르렀다. 

해외에서는 호두까기 인형 발레 안무가 저작권 적용을 받는다. 일본에서도 발레 무용은 저작권이 보장된다. 미국에서는 클래식 무용만이 아니라 팝 음악 안무도 저작권이 보장된다. 

특히 디지털 모바일 시대에 부응하는 판례도 있다. 미국의 안무가 카일 히가나미는 “게임사 에픽 게임즈가 자신의 안무를 2초가량 베꼈다”며 소송을 냈는데 항소심에서는 ‘2초간이라도 표절’이라고 판시했다. 이러한 점은 SNS 중심의 콘텐츠 소비 상황을 반영한 것이다. 

국내에서는 방탄소년단이 이매방(1927~2015)의 ‘삼고무’를 무대에서 선보이고도 해당 춤을 기재하지 않아서 논란이 되었다. 삼고무는 이매방 선생이 독자적으로 만든 춤으로 저작권 등록이 되어 있다. 

우리 법원에서는 전형적인 요소가 있어도 창조적 변형 음악에 안무가의 사상과 감정을 표현할 때 안무의 저작권 인정을 판시했다. 이러한 점은 독자적인 안무 저작권에서는 미묘하게 견해차를 일으킬 수 있는 대목이 내재 되어 있다. 

전반적으로 아이디어 수준의 창작물은 저작권 보호를 받을 수 없다. 얼마나 독자적인지 증명해야 한다. 

변형이 이뤄져 그것을 또 다른 창작으로 보게 될 때 원래 초기 안무 시안자의 기여는 거꾸로 제대로 평가받지 못할 수 있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문화정보콘텐츠학 박사-카이스트 미래 세대 행복위원회 위원

또한, 안무의 저작권 등록을 소속사에 넘기는 일도 막을 필요가 있다. 이와 관련한 사례는 많아져야 할 것이다. 이를 통해 구체적인 기준과 적용이 축적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긴급한 것은 안무에 대한 성명 표기권 확립이다. 텔레비전 음악방송이든 유튜브 영상이나 뮤직비디오에도 반드시 안무가 이름을 기재해야 한다. 이름을 찾아주는 것이 첫 단추를 잘 끼워주는 문화적 발걸음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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