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을 열며] 덕수와 영자 그리고 블랑카
[노트북을 열며] 덕수와 영자 그리고 블랑카
  • 장찬우 기자
  • 승인 2015.09.14 11: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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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찬우 충남 서북부 본부장

[굿모닝충청 장찬우 기자] “외국인 며느리가 더 많은 곳도 있어요.”

몇 년 전 아산에 사는 지인이 농촌마을 중 국제결혼 가정이 더 많은 곳이 있다며 들려 준 얘기다.

당시 나를 포함해 이 얘기를 함께 들은 주변 사람들 대다수가 무척 신기해하며 놀랐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이런 마을이 지역에 여러 곳 생겨났다. 이젠 별 다르게 신기해 할 만 한 일도 아니다.

천안도 마찬가지다. 주말에 도심 번화가에 나가 보면 무리지어 쇼핑이나 외식을 즐기는 외국인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심지어 외국인근로자들이 비교적 임대료가 싼 천안시 중앙동 공설시장 주변에 모여 살게 되면서 차이나타운이 생겨나기도 했다.

지역 주민과 시장 상인들은 반가워하고 있다. 차이나타운 업주들이 자연스럽게 필요한 식료품과 공산품 등을 사기 위해 공설시장을 이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5년 동안 천안·아산지역에 외국인 거주자가 1만명이나 늘어 3만5000여 명에 달한다고 한다.

천안은 전체 인구 59만8346명 중  4.21%가, 아산은 인구 29만3954명 중 6.47%가 외국인이다. 외국인 가구는 천안 3618가구, 아산 2411가구가 거주 중이다.

대부분 이주 노동자와 결혼 이주 여성들이다. 이들은 농촌과 중소기업에 활력을 불어 넣고 있다.

특히 다문화 사회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외국인 근로자들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꺼려하는 어렵고 위험한 일터에서 묵묵히 일하면서 지역경제가 발전하는데 기여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에 대한 우리사회의 차별은 여전한 것 같다.

최근 다문화 가정의 학생들이 학업을 중단하는 일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학업중단 이유 중 ‘친구와 선생님과의 관계 때문’이라는 답변이 전체의 23%로 가장 높은 수치를 차지하고 있다하니 안타까운 일이다.

우리나라 반대편에 있는 호주는 매년 3월 21일을 ‘하모니데이’로 지정해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서로 어울리는 행사를 열고 있다.

다문화사회 진입 초기 호주는 다른 인종과 문화를 가진 이주민을 차별하는 정책을 펴다 국제 사회의 비난을 받았다.

호주 국민과 정치 지도자들이 차별 정책은 국가 경쟁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는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지역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의 범죄율과 체납액이 늘어난다고 해서 모든 외국인 거주자들을 마치 예비 범죄자 대하듯 하는 것은 옳지 않다.

외국인 근로자나 결혼이주 여성을 동등한 사회 구성원으로 인정하고 존중해야 한다.

지자체는 외국인 근로자나 결혼이주 여성 뿐 아니라 시민들을 대상으로 다문화 관련 교육기회를 확대해야 한다.

아울러 다문화 가정 자녀에 대한 교육 지원과 외국인근로자를 위한 복지정책을 다양화해야 한다.

진정한 의미의 다문화 사회를 이루기 위해서는 다른 문화를 가진 사람이 늘수록 지역사회가 더욱 풍부해지고 많은 선택의 기회가 열린다고 생각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더 이상 우리사회의 다름의 가치를 모르는 차별로 인해 이들에게 고통을 안겨주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영화 국제시장에 나오는 덕수(황정민 분, 파독광부)와 영자(김윤진 분, 파독 간호사)를 보며 눈물 흘린 관객이 1400만을 넘어 섰다.

이제 방가(김인권 분, 영화 ‘방가방가’)와 블랑카(정철규 분, 개그 프로그램)의 눈물을 바라볼 차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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