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사와 함께하는 진로탐색] “항상 창조하는 사람 그게 바로 기자죠”
[명사와 함께하는 진로탐색] “항상 창조하는 사람 그게 바로 기자죠”
[인터뷰] 김방현-중앙일보 대전총국 총국장
  • 백세령
  • 승인 2015.09.24 14: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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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충청 백세령] 정보화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이 시대 언론의 정확하고 발 빠른 정보의 제공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따라서 이번호의 진로탐색은 중앙일보 대전총국 김방현 총국장에게서 기자의 삶과 직업에 대해 알아본다.

기자란 직업의 특징은 무엇인가요
대부분의 직업은 육체노동만 하거나 정신노동만 하거나 둘 중의 하나입니다. 칼로 두부를 자르듯 명확하진 않지만 그래도 구분이 되는 편이죠. 예를 들어 공사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는 거의 육체노동으로 생계를 유지하시고 대학교수 같은 분들은 반대로 대부분 정신노동만 하시죠.

하지만 기자는 정신노동을 하기 위해 육체노동을 하는 대표적인 직업입니다. 정신노동이라 할 수 있는 기사 작성을 위해서는 반드시 육체노동이 따릅니다. 그것도 험한 일을 해야 할 때가 많아요. 누군가를 만나기 위해 엄동설한에 밤을 세울 때도 허다하고요. 기자는 시인이나 소설가처럼 글을 쓰는 직업이지만 성격은 완전히 다릅니다. 기자는 반드시 사실만을 써야 하기 때문이죠.

그리고 일간지 기자는 오늘에 사는 직업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루 하루 승부가 납니다. 오늘 한 일은 내일 아침 조간신문을 통해 극명하게 드러납니다. 비교 평가가 하루하루 된 셈이죠. 오늘 내가 아무리 좋은 기사를 썼더라도 내일 일을 잘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기자란 직업을 갖게 된 동기는
곰곰이 생각해보면 기자만큼 멋진 직업은 없는 것 같아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멋진 글로 세상의 어두운 곳을 환하게 밝힐 수 있는 직업이 기자 말고 또 있을까요. 때론 빛을 내고 싶어도 이런 저런 이유로 스스로 빛을 내지 못하는 것을 찾아 세상 밖으로 내보내는 역할을 하는 직업! 바로 기자가 할 일입니다.
하지만 제가 이런 생각까지 하고 기자가 된 것은 아닙니다. 대학에서 언론을 전공(성균관대 신문방송학)했고 그러다 보니 기자란 직업이 눈에 들어왔었죠. 그 땐 왠지 막연히 멋져 보이기만 하고, 사회에서 대접받는 직업이란 생각도 들더군요.
실제 기자생활을 해보니 잘못알고 있던 게 많다는 걸 알았어요. 육체적으로 힘든 순간이 많고, 좋을 글을 쓰기도 쉽지 않았죠. 직접 접해보지 않으면 그 세계를 알 수 없다는 말을 실감했지요.
 
기자활동을 하면서 보람 있었던 때는
순간순간 보람을 느낄 때가 많죠. 어려운 사람의 이야기를 세상에 알리고, 그래서 그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순간에는 뿌듯함을 느끼죠. 또 제도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을 개선하는 데 도움을 줬다든지, 누가 봐도 명백한 잘못이 있는 공인(公人)의 문제를 지적할 때도 보람을 느끼죠. 가깝게는 세월호 사고때가 기억에 남는 것 같아요. 전 현장인 진도 팽목항이나 안산 단원고에 가서 취재를 한 건 아니지만, 세월호 사고를 온몸으로 겪은 것이나 마찬가지였죠. 그 때는 대전이 아닌 서울 본사에서 전국 뉴스부의 데스크 역할을 하면서 세월호 사고를 지휘했었죠. 현장에 취재지시를 하고 현장에서 보내온 기사를 출고하는 게 제 역할이었죠. 사고 이후 거의 한 달을 세월호 사고로 신문 지면을 채우다 시피 했습니다. 거의 한달간 편집국 안에서 김밥이나 햄버거로 저녁식사를 때우고 새벽 1시 넘어서까지 일했습니다. 세월호 사고 기사를 출고하면서 눈물을 흘린 적도 있었고요.

기자활동을 하면서 힘드셨던 때는 언제였나요
기자는 낙종을 하는 순간이 가장 힘듭니다. 앞서 얘기했듯이 경쟁지에 기사가 뒤쳐졌을 때 개인적으로 자존심도 상하지만 회사 내에서 책임도 따릅니다. 예를 들면 시말서를 써야 한다는 지, 징계를 받는다든지 하는 것이죠. 물론 나도 기자생활을 20년 넘게 하다 보니 여러 차례 자질구레한 기사를 낙종한 적은 있습니다. 하지만 다행히 엄청나게 중요한 기사를 낙종한 기억은 없어요.
또 잘못된 보도를 할 때도 큰 문제가 생기는 데, 낙종보다도 잘못된 보도를 더 조심해야 합니다. 오보를 하면 피해자가 발생하고 그 피해는 돌이킬 수 없을 때가 있습니다. 기자는 늘 무거운 책임감이 따라다니는 직업입니다.
 
 

취재 중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자질구레한 에피소드는 많이 있죠. 그 중 최근 것만 하나 소개할게요. 몇 년 전 당시 대전시장 비판기사를 여러 차례 쓴 적이 있는데, 그 시장이 단단히 화가 나셨던 모양이에요. 대전시청 직원을 서울 중앙일보 본사에 보냈었죠. 그 직원은 제가 작성한 기사를 복사해서 갖고 가서 간부를 만나 “엉터리 기사를 썼으니 김방현 기자를 혼내줘라”고 한 적이 있었죠. 그 뿐만이 아니었어요. 누군가를 시켜 저에게 온갖 쌍스런 욕을 다하고, 협박을 하고, 참 웃지 못할 순간이 많았죠. 참고로 그분은 지금 시장은 아닙니다. ^^

기자가 되기 위해 갖춰야 할 것은
사물에 대한 호기심, 적극적인 자세, 인문학적 소양 등 3가지를 꼽고 싶네요. 좋은 기사를 발굴하려면 남들이 모르는 새로운 것을 캐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뭐든지 호기심을 갖고 사회 현상에 대해 다양한 각도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는 것이죠. 그리고 적극적인 자세는 일종의 사명감과도 연결이 됩니다. 어떤 직업이던 적극적인 자세는 중요하지만 특히 기자 세계에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소극적적인 자세로 일을 접근하면 반드시 사고가 납니다. 인문학적 소양은 사물에 대한 호기심과도 연관성이 있습니다. 인문학을 알면 관점이 다양해지죠. 관점이 다르다는 것은 다른 사람과 나의 차이점이며, 차이라고 하는 것은 곧 전략이죠. 다른 사람과 내가 관점이 같으면 나의 존재 이유가 없어지는 것이죠. 표절이나 카피가 범죄가 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인 것입니다. 인문학적 소양을 갖추려면 신문을 읽어야 합니다. 신문은 인문학의 보고입니다. 철학, 문학, 역사 등 인문학이 다 들어 있는 게 신문입니다. 게다가 값싸고 구하기도 쉬우니 이보다 더 좋은 게 어디 있겠습니까.

기자란 직업에 만족하고 계신가요
앞에서도 얘기했지만 기자가 된 걸 후회는 안 해요. 썩 만족한다고는 할 수 없지만 약간은 만족할 때도 있죠. 기자란 직업은 무언가를 끊임없이 만들어내는 직업이죠. 일종의 창조를 한다고 봐요. 인문을 아트(art)라고 하는데, 아트란 바로 창조를 말하는 것 아닙니까. 항상 창조하는 사람, 그게 바로 기자죠.

휴먼 북으로 재능기부를 하셨다고 들었는데 계기가 있나요?
우연히 갈마도서관에서 저에게 아는 분을 통해 문의가 왔어요. “재능기부를 해 줄 수 없겠냐.”는 거였죠. 그래서 “난 기부할 재능이 없는 데요”말했어요. 그래도 괜찮으니 시간을 내달라고 해서 흔쾌히 응했어요. 제가 누군가에 도움이 된다면 좋은 일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물론 아무런 대가 없는 순수 자원봉사이고요.

앞으로 계획이 있다면
계획이라고 할 것 까지는 없고요. 하고 싶은 게 있다면 책을 쓰고 싶어요. 기자 생활을 20년 넘게 했는데 적어도 책 한 권은 남겨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하지만 아직 구체적인 집필 계획은 없지만 꼭 쓸 겁니다.

기자의 꿈을 가지고 있는 청소년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목표를 세우고 그 목표를 향해 꾸준히 노력하면 이룰 수 있다고 봐요. 기자란 직업이 힘들긴 하지만 보람도 크니까 젊은 친구들이 한번쯤 해볼 만한 직업이죠. 젊었을 때는 정말 멋진 직업입니다. 특히 여성이 하기에 더 좋아요. 직장 내 성차별도 없고 사회에서 특별히 여성이어서 당하는 불이익도 없고, 여성에게 안성맞춤이죠. 기자가 되고 싶은 학생들에게 필요하다면 도움도 주고 싶어요.

평소 기자의 꿈을 가지고 있었던 나에게는 이 활동이 매우 뜻 깊은 시간이었다. 인터뷰 사전 조사, 질문지 작성 등 준비를 하고 또 그것을 바탕으로 언론인을 직접 인터뷰를 하며 많은 정보들을 배울 수 있었고 기자의 꿈을 더 크게 키울 수 있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언론이라는 하나의 공간에서 기자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되었고 앞으로 기자, 이 목표를 향해 더 적극적으로 활동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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