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교보다 진심을 담아 세상을 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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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희 감독의 영화 뒤집어 보기-작지만 큰 영화들 ②
  • 박철희
  • 승인 2012.07.11 15: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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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영화들이 다 작품성을 인정받지는 않지만, 고작 수천 만 원(상대적 제작비용의 차이)을 투입해 제작한 독립영화들이 전하는 메시지는 수십, 수백 억 원을 투입한 소위 대적들의 그것에 비해 결코 작지 않다. 지난번 ‘혜화, 동’과 ‘파수꾼’, ‘애니멀 타운’에 이어 또 다른 3편을 살펴보자.
 
 

‘무산일기’ 감독 박정범
탈북자 전승철은 전단지를 돌리며 생계를 이어나가고 있다. 같은 교회에 다니는 숙영을 좋아하지만, 비루한 자신의 처지를 알기에 쉽게 다가가지 못하고… 승철과 같이 사는 탈북자경철은 탈북자들의 돈을 몰래 북한 가족에게 보내주는 브로커 일을 하다가 삼촌에게 사기를 당하게 되고….
125로 시작되는 주민등록번호는 탈북자들의 번호라 한다. 남한에서 살아남으려 애쓰지만 그들끼리도 서로 속여 가며 아프게 살아간다. 전승철이라는 탈북자를 통해 그들의 삶과 남쪽사회의 칙칙한 어둠을 도 닦듯 화면에 담아낸다. 탈북자보다 더 탈북자 같은 영화의 주인공은 박정범 감독이다. 그의 친구인 탈북자 고 전승철씨를 모티브로 했다한다.

 

‘종로의 기적’ 감독 이혁상
서울 종로구 낙원동. 그곳은 게이 남성들을 위한 소중한 '낙원'이 되었다. 스태프와 배우들에게 큰 소리 한 번 치지 못하는 소심한 게이 감독 준문, 세상을 바꾸기 위해 오늘도 바삐 움직이는 열혈 인권 운동가 병권, 노래와 춤, 친구들을 통해 자기 안의 끼를 발견해나가는 쑥맥 시골 게이 영수, 사랑스러운 애인과 함께 선구적 사랑을 실천하는 로맨티스트 욜.
게이로 살아간다는 것. 특히 한국에서. 모두가 대머리로 살아간다면 머리털 난 사람이 비정상으로 취급 당할 것이다. 마찬가지다. 그들도 지극히 자연스럽고 소중한 우리의 친구들이다. 문제는 우리의 되먹지 않은 편견이다. 게이들의 솔직한 삶들을 들여다 보자.

 

‘창피해’ 감독 김수현
‘종로의 기적’이 남자 동성애라면 ‘창피해’는 여자 동성애자들 이야기다. 시작은 김수현 감독의 독특한 가치관으로부터 시작되었다. 남자인 그는 여자(여성성)가 남자(남성성)보다 우월하다고 말하곤 했다. 분명 이성애자인 그가 동성애를 다룬 영화를 그것도 여자가 여자를 사랑하는 다소 특별한 사랑이야기를 풀 수 있었던 것도 그의 여자(여성성)에 대한 무한한 신뢰 때문이다. 그 덕에 <창피해>는 여자와 여자의 사랑과 그것을 추억하는 그녀들의 방식을 동성애를 다룬 영화들 중 가장 멋지게 표현했다 할 수 있다. 적어도 국내에서는 말이다.
 “자식을 낳아 종족 보존을 해야 하는 인류의 대부분은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이기적 유전자를 계승하고 발전시킬 수밖에 없대. 하지만 다행히도 인류는 왼손잡이만큼이나 높은 비율의 동성애자들 때문에, 자기 자신과 그 종족의 보존보다는 나 이외의 것들을 존중하고 배려하려는 성향을 갖는 다라는 거지… 난 이제 이타적 유전자의 계승자라는거지”         -<창피해> 中 윤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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