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을 열며] 20대 총선에서도 ‘충청권은 없다’
[노트북을 열며] 20대 총선에서도 ‘충청권은 없다’
  • 이호영 기자
  • 승인 2015.10.14 13: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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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호영 정치팀장

[굿모닝충청 이호영 기자] 독립기구로 출범한 국회의원선거구획정위원회도 두 손 두 발 다 들었다. 선거구획정위 김대년 위원장이 결국 20대 총선을 불과 6개월 남긴 13일 법정시한까지 획정안을 국회에 제출하지 못하게 됐다고 발표했다.

당초 획정위는 여야 의원들로 구성된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가 획정 기준을 내놓지 못하자 자체적으로 안을 만들겠다며 지난달 지역구 수를 244석에서 249석으로 정했지만 여야가 지역구와 비례대표 비율을 놓고 팽팽히 맞서는 것은 물론, 농어촌 의원들의 지역구 사수 투쟁과 지역 간 힘겨루기 등 파문이 커지면서 결국 합의도출에 실패한 것이다. 위원들이 여야 추천 각 4명씩으로 구성돼 정치색을 완전히 배제하지 못한 점도 한 원인으로 지목된다.

문제는 정치권이 지역구 배분을 둘러싸고 영호남 힘겨루기에 들어가면서 그동안 최소 1석이라도 건지길 기대했던 충청권에 암운이 드리우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특히 최근 정치권에서 지역구 246석 안이 유력하게 부상하자 경북 2석·경남 1석 등 영남에서 3석, 광주 1석·전남 2석·전북 2석 등 호남에서 5석의 감소가 예상되면서 영호남 패권주의가 재현될 기미마저 보이고 있다.

획정위가 사실상 정치권에 공을 넘기면서 여야 합의로 지역구 배분이 이루어질 소지가 커, 상대적으로 정치력이 약한 충청권이 또다시 희생양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인 새정치연합 박범계 의원은 지난 7일 정치부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유성의 선거구 증설은 여러 차례 시뮬레이션을 통해 유력시 되고는 있지만 못 박아 단정할 수는 없다. 먹구름은 아니지만 ‘뭉게구름’ 정도의 표현에서 안심할 수는 없다”고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불과 한 달 전 “어떤 시뮬레이션에서도 유성구가 빠진다는 얘기는 없었다”고 강한 자신감을 보여 왔던 것에 비하면 상당한 후퇴다.

뿐만 아니라 충남지역 선거구 조정에 대해서는 “안타깝게도 천안이 하나 늘고 공주·청양 등을 한 석 줄이는 방안이 논의돼 증설기대는 아쉬운 부분이 있다”고 사실상 선거구 확대는 불가능함을 암시하기도 했다.

특히 박 의원이 이날 인구수에서 전국 분구대상 서열 6위인 유성에 대해 “단순 산출개념에서 300석 기준에 246석의 지역구를 놓고 보면 (다른 지역에서) 6석이 하한선에 못 미쳐서 줄어들어야하는데 그 경계에 있다”고 한 점은 영호남 지역구 축소가 시뮬레이션처럼 8석이 아니라 3석 이하일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현재 강원과 충북에서도 각 1석씩 감소요인이 있기 때문이다.

충청권이 어영부영하는 사이 영호남 수 싸움에 밀려 선거구 증설은커녕 오히려 한 석 잃을 판이다.

인구가 늘었다고, 이제는 우리도 대접해줘야 한다고 젊잖게 성명에 이름이나 올리고 있을 때가 아니다. 어째 중앙 분위기가 이상하게 돌아간다고 발만 동동 구르고 있을 때가 아니다. 서로 당이 다르다고 편을 가르고, 내 지역구 문제가 아니라고 뒷짐만 지고 있을 때는 더더욱 아니다.

내년 4월 충청의 유권자들이 더욱더 냉혹하게 심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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