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로 예정됐던 무주덕유산리조트 스키장 개장일이 25일로 이틀 연기했다.
스키장 측은 기상상황을 이유로 개장일을 연기했다고 밝혔지만, 노조의 파업에 따른 사측의 직장폐쇄 때문으로 알려졌다.
23일 무주덕유산리조트에 따르면 “평년을 웃도는 기온의 영향으로 불가피하게 이틀 연기하게 됐다”며 "이날 오전부터 야간 리프트까지 오픈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 3일부터 총파업에 들어간 노조가 파업을 풀지 않는 한 25일 개장도 현재로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무주리조트는 지난해 4월 ㈜부영이 인수한 뒤 무주덕유산리조트로 이름을 바꾸고 흑자경영을 노렸지만, 노사 갈등이 계속돼 왔다.
노조 측은 사측에 미지급 임금 지급을 요구하며 단체협상을 벌였지만, 지난달 30일 최종결렬됐고 노조는 지난 3일 전면파업에 들어갔다. 회사는 나흘 뒤인 7일 직장폐쇄로 맞서고 있고 노조는 지난 13일 전북 무주군청 앞에서 총파업 출정식을 열기도 했다.
노조에 따르면 총파업까지 이른 데는 사측이 리조트 인수과정에서 약속한 고용승계와 임금지급 등의 사항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노조 관계자는 "지난해 기업인수 과정에서 단체협약 승계를 약속했는데도, 종전 단체협약에 나와 있는 복지수당 등 임금 3억여원을 회사가 지급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사측이 '과장급 이상 노조 가입 불가'라는 단체협약 조항을 악용해 대리급 노조원 8명을 승진시키고 일반 조합원들을 회유해 40여명이 조합을 탈퇴했다"며 "최근에는 회사 쪽 성향의 직원들로 복수노조를 만드는 등 노조 파괴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노조는 지난 3일부터 9일까지 일주일동안 시한부 파업을 진행한 뒤 10일부터 복귀 의사를 밝혔지만 사측이 갑자기 직장을 폐쇄했다"며 사태의 책임이 사측에 있음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사측은 기존단체협상의 사실상 무효화를 주장하면서 복수노조의 경우 노노갈등에 따른 것이라는 입장이다.
사측 관계자는 "19개 계열사 전체가 2월에 호봉이 올라가는데, 노조는 기존 단체협상만을 내세우며 임금 체납을 주장하고 있다"면서 직장폐쇄 이유에 대해선 "시한부 파업 뒤 회사에 복귀했지만 투쟁조끼 등을 입은 채 일하는 조합원을 두고만 볼 수 없었다. 노조가 투쟁을 접고 복귀 의사를 밝히면 직장폐쇄를 철회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1990년 문을 연 무주리조트는 단 한번의 파업도 없이 노사간의 평화를 유지해왔다. 실제 이번 파업은 지난 1994년 노조가 설립된 이후 18년 만에 처음이다.